대만의 수도 타이베이(臺北)시의 시민 2만여 명이 주택 가격 폭등과 정부의 주거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 시위를 했다.
4일 오후(현지시간) 대만의 사회주택시행추진연맹(社會住宅推動聯盟)을 포함한 전국 101개의 민간 사회단체 회원과 시민은 타이베이시 중심에 위치한 초호화 아파트 단지인 '디바오(帝寶)' 앞 도로를 점거한 뒤 현 정부의 부실한 주택보급 정책을 비난하고 주택관련 현행 법률 개정을 요구했다.
'새둥지 운동(巢運·차오윈)'의 이름으로 전개된 이날 민간단체들의 연대시위는 지난 1989년 무주택자 5만 명이 거리시위에 나선 이후 25년 만에 최대 규모이다.
시위 주최 측은 ▲주거인권의 법률화를 통한 강제이전 종결 ▲부동산 세금제도 개혁 ▲사회주택 보급률 5% 달성을 위한 주택법인 설립 ▲공유지 관련 법령 개정 ▲임대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률 제정 등 5개 사항을 정부에 요구했다.
펑양카이(彭揚凱) 새둥지 운동 대변인은 "대만은 현재 개인소득 대비 주택시세 상승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국민 주거권 보장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안인 만큼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통감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