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밤 공기가 차가운 시즌은 처음' 선동열 KIA 감독.(자료사진=KIA 타이거즈)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넥센의 경기가 열린 7일 목동구장. 경기 전 선동열 KIA 감독은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선 감독은 "꽤 추워졌다"면서 "광주는 그래도 견딜 만하던데 밤에는 더욱 기온이 내려가겠다"고 웃었다. KIA는 인천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광주에서만 5경기를 치렀다. 구단 관계자는 "기온이 2도 차이는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은 오는 17일에야 정규리그가 마무리된다.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으로 지난달 14일부터 보름 정도 리그가 중단된 까닭이다. 때문에 평소 같으면 포스트시즌에 접어들었어야 할 시기에 정규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 감독은 "이제 우리도 아시안게임 때라도 중단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운을 뗐다. 시즌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포스트시즌까지 치른다면 11월 중순에야 끝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11월 1, 2일까지 경기에 뛴 적은 있어도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선수 구성에 대한 논란도 적잖은 상황이다. 아시안게임에 일본이 사회인 선수를 내보내고, 대만도 리그 중단 없이 최강 전력을 꾸리지 못하는 가운데 한국만 프로 정예들을 투입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시안게임 때문에 시즌이 중단된 적은 2번 있었다. 이번과 12년 전 부산 대회 때다. 2002년 때는 정규리그는 마무리가 됐고, 포스트시즌이 미뤄졌다. 당시 삼성-LG의 한국시리즈는 11월 10일에야 종료가 됐다.
1998년 방콕과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는 다행히 리그가 마무리된 뒤였다. 기온이 높은 지역이라 11, 12월에 대회가 열린 까닭이다. 2018년 차기 개최지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도 열대 지방이라 11월 이후 아시안게임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KIA는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상황. 선 감독은 "이미 4위도 LG로 거의 정해진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LG는 오는 9일 KIA가 잠실에서 맞붙을 상대다.
결국 KIA는 이날 3-6으로 지면서 완전히 가을 야구를 접었다. 8위로 남은 7경기를 모두 이겨도 4위로 도약할 수 없다. 2위를 확정한 넥센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직행을 지켜봐야 했다.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하는 선 감독과 KIA로서는 넥센, LG와 만나는 서울의 밤 공기가 더욱 차갑게 느껴질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