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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터들 세상?" 이제 코트는 '거인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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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터들 세상?" 이제 코트는 '거인 전쟁'이다

    '이젠 거인들 세상이다' 오는 11일 개막하는 '2014-2015 KCC 프로농구'에서 코트를 지배할 것으로 전망되는 KCC 하승진-LG 김종규-동부 김주성-KGC 오세근.(왼쪽부터,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KBL)

     

    '겨울스포츠의 꽃' 프로농구가 막을 올린다. 극적인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기세를 몰아 '2014-2015 KCC 프로농구'가 11일 개막전으로 6개월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시즌의 키워드는 '거인 전쟁'이다. 2m가 넘는 장신들이 코트를 지배할 전망이다. '골밑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농구 격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들릴 시즌이다.

    지난 시즌 코트의 지배자는 '슈터'였다.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문태종(LG)과 문태영(모비스) 형제가 휩쓸었다. 문태종은 자타 공인, 최고의 3점 슈터고 문태영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클러치 슈터다.

    국내 선수 득점 1위도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KT)이었다. 지난 시즌 조성민은 경기 평균 15.02점으로 14.81점의 문태영을 제쳤다. 문태종(13.54점)이 4위, 김민구(KCC)가 13.39점으로 5위 등 5명 중 4명이 슈팅 가드나 스몰 포워드, 즉 슈터들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거구들이 판을 휩쓸 공산이 크다. 골밑 태풍을 예고한 자들은 하승진(KCC, 221cm)과 오세근(KGC, 200cm)이다. 예전 골밑 황제에서 다시 도전자의 위치에서 기존 터줏대감들에게 도전장을 내밀 태세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 김종규(LG, 207cm)와 백전노장 김주성(동부, 205cm) 등은 수성에 나선다.

    ▲돌아온 골밑 황제들, 골리앗과 괴수

    무엇보다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 돌아온 게 크다. 코트를 떨게 했던 골리앗의 재림이 다시 리그를 뒤흔들 수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를 거친 하승진은 국내로 오자마자 2008-09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이를 포함, 군 입대 전까지 4시즌을 뛰면서 2번의 챔프전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견인했다. 하승진의 입대 공백을 메우지 못한 명가 KCC는 최하위와 7위에 머물렀다. 그의 존재감을 알 만한 대목이다.

    221cm, 150kg 이상의 거구는 힘 좋은 '흑형'들도 감당해내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들도 나가떨어지는 하승진의 유일한 적은 부상이었다. 워낙 큰 체구를 지탱하지 못하는 무릎 등이 문제였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혹독한 훈련으로 몸무게를 10kg 이상 뺐다. 결혼과 출산 등 가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체중은 줄었으되 책임감은 커졌다. 하승진은 "그동안 농구에 굶주렸고 배고팠다. 2년 동안 주렸던 농구, 맛있게 먹어보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여기에 '라이언 킹' 오세근도 뜻밖의 호재로 돌아왔다. 당초 지난 시즌 뒤 상무에 입대했던 오세근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혜를 입어 곧바로 제대했다.

    오세근 역시 2011-2012시즌 데뷔하자마자 KGC의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키는 다소 작지만 105kg이 넘는 우람한 근육질 체격은 용병 수준이다. 첫 시즌 최고 센터 김주성을 넘어 우승을 이끈 파워 플레이가 기대된다. 오세근의 가세로 KGC는 단숨에 우승후보에 근접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김종규-김주성에 함지훈, 이승현까지 가세

    '우리도 있소' 모비스의 2연패를 이끈 센터 함지훈(오른쪽)과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오리온스 이승현.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KBL)

     

    골밑 수성을 외치는 자들도 만만치 않다. 지난 시즌 LG의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김종규와 절치부심 명가 부활을 외친 김주성이다.

    김종규는 지난 시즌 혜성처럼 등장, LG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평균 10.7점, 5.9리바운드, 0.87블록으로 수치는 높지 않았지만 고무공 탄력의 덩크로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도 결정적인 활약을 펼쳐 금메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농구 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한층 기량이 발전됐다는 평가다. 유재학 대표팀 및 모비스 감독은 "김종규가 농구에 눈을 뜨게 된 것 같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노장 김주성은 동부 재건의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데뷔 첫 시즌인 2002-03시즌을 비롯해 통산 3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김주성은 선수 생활의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동부가 최하위에 머무는 등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주성도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막판 복귀한 윤호영(198cm)이 풀 시즌을 치를 수 있게 되면서 외국인 선수까지 이른바 '동부 산성'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공교롭게도 앞서 언급한 4명의 거인들은 모두 신인왕 출신. 신구 최고 신인들의 희비가 어떻게 갈릴지도 관심사다.

    여기에 지난 시즌 모비스의 2연패를 이끈 함지훈(198cm)과 강력한 신인왕 후보 오리온스 이승현(197cm)도 거인 전쟁에 뛰어들 기세다. 신장은 2m에 못 미치지만 듬직한 체구와 빼어난 센스로 높이의 열세를 만회한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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