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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이야 토론장이야? 이인호 KBS 이사장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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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감이야 토론장이야? 이인호 KBS 이사장 '말말말'

    22일 여의도 한국방송공사(KBS) 신관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인호 이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KBS 이인호 이사장이 야당 의원들의 역사관 지적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22일 4시 경 한국방송공사(이하 KBS) 국정 감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 참고인 자격으로 등장했다.

    감사가 재개되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식민 사관 논란을 불러 일으킨 이인호 이사장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이사장님의 역사관이 옳다 그르다를 따지고자 함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공공성과 독립성이 생명인 공영 방송 KBS 이사장이 된 이상, 편향된 역사관을 가지는 것은 옳지 않고 그런 역사관으로 (외부) 강의를 하는 것도 그만둬야 한다. 양자 택일을 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인호 이사장은 "그럼 역사관이 없는 사람이 이사장을 하라는 거냐.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공유하는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후 야당 의원들에게 유사한 내용의 질타를 받아도 "제 역사관은 편향되지 않고, 잘못되지 않았다. KBS 이사장은 상근직이 아니기 때문에 제 본업인 역사학자로서 강의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인호 이사장 개인의 역사관이 KBS에 영향을 미칠 우려에 대해 "강요나 주입의 방법이 없다"면서도 "일제 강점기 36년을 통분하고, 자주 독립을 노래했는데 우리가 역사 교육을 잘못했다. 1919년 (임시 정부 수립 때) 대한민국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통용된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지난 2008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건국의 기원을 헌법에 명시된 상해 임시정부가 아닌 정부가 수립된 8월 15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조부 이명세의 친일 행적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했지만 명확한 대답을 회피했다. 이명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행한 친일파 인명사전에 등록된 인물로, 일제 강점 당시 징병제를 찬양하는 글을 발표하고, 강연을 하는 등의 친일 행각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정호준 의원의 "조부의 친일 행적을 두고 '그런 식으로 단죄하면 일제 강점기 중산층은 다 친일파'라고 한 인터뷰를 보고 놀랐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조부의 행적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중일전쟁 이후에 한국에서 직업을 가지고 산다는 것 자체가 오역(忤逆)이었다"고 답했다.

    역사학자 입장에서는 "일본과 타협하고 체제에 안주했던 분"이라고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후손으로서 사과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침통하고 부끄러운 것이 우리 삶이고,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놨다. 조부에 대한 친일을 인정하는지 직접적으로 묻는 질문에도 "광의로 얘기하면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야당 의원들의 질문을 중간에 끊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 빈축을 샀다.

    참다 못한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은 이인호 이사장에게 "국정 감사가 아니라 토론장으로 착각한 것 같다. 의원 질의 중간에 끼어들어 방해하는 것은 국정 감사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주의를 줬다.

    이인호 이사장의 KBS 편성 개입에 대한 우려도 상당했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 9월 KBS 첫 이사회에서 이인호 이사장의 '방송은 독립성, 공공성을 보장해야 되기 때문에 이사들은 프로그램에 대해서 논평도 비평도 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말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편성 개입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RELNEWS:right}

    이인호 이사장은 "잘못된 것은 지적하고 잘된 것은 칭찬해야 KBS가 공영 방송으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이사회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고 본다. 편성에 개입할 수도 없고 개입할 의지도 없다. 지금은 민주주의를 훨씬 넘어서서 옛날 전두환 시대처럼 방송을 장악할 수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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