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에 참석한 LG 봉중근(왼쪽부터), 이진영, 양상문 감독, 넥센 염경엽 감독, 이택근, 강정호 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황진환 기자)
넥센과 LG의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린 26일 목동구장.
양 팀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질문이 나왔다. 자리에 앉기도 전 나온 질문은 바로 "몇 차전에서 끝날 것 같냐"라는 공식 질문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과 LG 양상문 감독은 나란히 손가락 4개를 펼쳐보였다. 4차전까지 간다는 의미다.
그런데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넥센 이택근과 강정호는 손가락 3개로 대답을 대신한 반면 LG 이진영과 봉중근은 양 팀 사령탑과 마찬가지로 4차전을 예상했다.
비록 웃으면서 답했지만, 양 팀 선수들 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택근이 넘긴 마이크를 잡은 강정호는 "개인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야구를 잘못해서 추워지기 전에 끝내려고 한다"고 3차전을 예상한 간단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택근 역시 "마찬가지"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처럼 '추위'라는 다소 엉뚱한 답을 했지만, LG를 상대하는 이택근과 강정호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이어 답한 LG 선수들도 여유가 있었다. 넥센이 3차전에서 끝내겠다는 이유를 추위로 돌린 반면 LG이진영과 봉중근은 4차전을 예상한 이유를 홈 팬들에게 돌렸다. 홈 팬들을 위해 한 경기를 더 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이었다.
이진영은 "목동에 관중들이 많이 안 들어온다. 잠실에서 4차전에 끝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말했고, 봉중근은 "워낙 잠실에 대한 장점이 많다. 목동은 홈런이 워낙 많이 나와 조금 긴장도 하는데 잠실에서는 넥센 타자들이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다. 4차전 잠실에서 끝내야 팬들도 유광 점퍼에 대한 자부심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넥센과 LG의 경기는 '엘넥라시코'로 유명하다. 두 팀 모두 포스트시즌과 거리가 있던 시절부터 붙여진 명칭이다. 그만큼 치열한 경기를 펼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엘넥라시코'의 의미도 양 팀에게는 달랐다.
이진영은 "넥센이 특별하지 않다. 9개 팀 중 하나"라면서 "넥센이 워낙 강팀이라 우리도 힘들게 경기를 했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은 분명 차이가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출사표처럼 '엘넥라시코'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