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진도에는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남아있다. (자료사진/윤성호 기자)
선체 인양 문제로 관심이 쏠렸던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결정이 아직은 수중수색을 계속해달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기명투표 결과 10명의 실종자 가족 가운데 5가족이 수중수색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세월호를 인양해야 한다는 의견은 4가족이었다. 실종자 대책위원회는 이에 따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11월 수색계획 수립을 요청했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무한정 수중수색을 고집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정부에 세월호 인양 검토 자료와 인양계획을 상세히 설명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이 자료를 토대로 인양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충분히 대화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마지막 수색 방안으로 세월호 인양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가족들은 여전히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6개월이 훨씬 넘도록 생업을 포기하고 팽목항에서 진도 앞바다만을 바라보며 혈육의 잔재만이라도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의 고통은 그 누구도 헤아리기 어렵다. 더구나 지난 7월 18일을 마지막으로 102일이 지난 지금까지 더 이상의 실종자 수색이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이들의 가슴은 더욱 타들어가고 있다.
실종자 수색은 현실적으로 한계 상황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체 대부분의 수색은 끝났고, 아직 들어가지 못한 곳은 내부가 무너져 내려 천장과 바닥이 붙어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더구나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고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가뜩이나 물살이 거센 현장의 수색 환경은 최악일 수밖에 없다. 민간 수중수색업체가 더 이상의 수색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번 실종자 가족들의 결정은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막바지 절박함이 담겨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다. 단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한 채 선내에 갇힌 모든 사람을 희생시킨 이번 참사는 명백히 국가의 잘못이고, 우리 모두가 반성할 일이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자는 구호가 나왔고, 국가 대개혁이 시대의 명제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 세월호는 남의 일처럼 돼버렸고, 희생자 가족들은 주위의 불편한 시선을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노골적으로 세월호 인양을 왜 빨리 하지 않느냐고 다그치기도 했다.
검찰이 얼마 전 세월호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최근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참사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만큼 세월호 참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할 실종자 가족들이 세월호 인양 문제를 공론화했다. 어렵게 말문을 꺼낸 그들을 압박하고, 강요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이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아픔을 함께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