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도
10여곳의 시정(市政)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가 신청사에 백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홍보관을 추가로 건립하고 있어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 5월 완공되는 중구 태평로 신청사에 142억 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정 홍보관인 ‘시티갤러리’를 조성하고 있다.
지하 5층~지상 13층으로 이뤄진 신청사 신관동의 지하 1·2·4층에 조성되는 시티갤러리의 면적은 7천737㎡.
서울시는 지하 1층 전체를 인트로와 문화특별시, 사람특별시, 자연특별시, 세계특별시 등 5개 존으로 나눠 서울의 역사와 현대문화, 서울시 축제, 서울의 대표 거리 등과 관련한 영상물과 패널 등을 전시하기로 했다.
또 서울을 1천50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서울역사박물관의 ‘도시모형영상관’처럼 시티갤러리에도 서울시 모형을 설치하고, 지하 2층에는 유구전시실과 4차원(4D) 영상관, 기획전시실, 한옥문화관, 카페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문제는 서울시가 기존의 시정 홍보관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홍보관을 또 짓는다는 사실.
다른홍보관
지난해 10월 문을 연 능동 아리수 홍보관은 공사비로만 50억 7천여만원이 들어갔지만, 3개월 간 방문객은 1만 7천여명 뿐이었다.
또 같은 해 3월 개관한 송파구 가락시장 현대화사업 홍보관의 경우 1억 8천여만원을 공사비로 썼지만, 지난해 방문객은 1만명에 그쳤다. 하루 평균 고작 36명이 다녀간 꼴이다.
해마다 이 홍보관들을 유지·관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공사비 39억 8천여만원이 들어간 상암동 DMC홍보관은 지난해 운영비로만 3억여원을 썼고,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홍보관은 공사비로 33억 7천여만원, 한 해 운영비로 3억 5천만원이나 썼다.
최근 예산낭비 논란이 일자 사업관으로 재개관한 마곡홍보관까지 포함하면 서울시 시정 홍보관은 모두 10여곳.
이 건물들을 짓는데 모두 225억원이 넘는 세금이 들어갔고, 한 해에만 운영비로 10억원 가까운 세금이 쓰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기존의 홍보관들을 통합 운영하거나, 신청사에 짓고 있는 홍보관의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미경 서울시의원(민주당)은 “마곡사업관과 청계천문화관 등 이름만 바꾼 채 버젓이 시정을 홍보하는 전시관들도 많다”며 “기존 홍보관들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신청사 한 곳에서 통합 운영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헌재 시민소통담당관은 “시티갤러리는 문화와 역사 등을 전시하는 복합공간이기 때문에 홍보관보다는 서울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개론서’로 볼 수 있다”며 “시티갤러리를 둘러보고 나서 궁금증이 생기면 DDP홍보관 등 보다 특화된 시설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