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리페서? "강의 방기한 적 없다"
- 수년째 휴직중인 與인사부터 챙기길
- 정치적 기본권 행사는 헌법에 보장
- 野통합, 원샷 안되면 되는 부분부터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선거 때마다 폴리페서 논란이 불거지죠. 정치인과 교수를 합친 말 폴리페서. 일부 언론에서 이번에 안철수, 조국, 박세일 교수, 이런 분들을 묶어서 신폴리페서라고 일컫기도 했는데요. 아시다시피 안 교수와 조국 교수는 박원순 후보를 지지했고요. 박세일 교수는 나경원 후보를 지지했죠. 최근에는 안철수 교수가 폴리페서 논란 끝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의 원장직 보직 사퇴를 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봐야 될까요. 논란의 당사자, 조국 교수의 답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조국 교수
◇ 김현정> 선거 이후에 어떻게 지내셨어요?
◆ 조 국> 법학연구서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출간할 연구서가 하나 있어서요, 작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짧게라도 잠깐 듣고 싶은 것이, 박원순 시장 당선에 대한 소감인데요?
◆ 조 국> 지금까지 토목중심, 전시중심의 행정을 거부한 시민들의 결단이라고 보고요. 민생중심, 복지중심으로 나아가는 전환점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저는 당연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보니까 교수님도 폴리페서를 비판하신 적이 있어요?
◆ 조 국> 물론이죠.
◇ 김현정> 폴리페서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신 거죠?
◆ 조 국> 우리 사회에서 폴리페서가 통상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폴리페서의 내용에는 다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폴리페서라는 게 뭐냐 하면, 연구와 강의를 방기하고 학교 행정에 차질을 주면서 정치인이 되려고 애쓰는 교수, 이게 폴리페서입니다.
과거 2008년에 제가 서울대 내에서 출마하는 교수들의 경우에 있어서 휴직, 복직의 횟수, 시기, 이런 것을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내규를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고요. 왜냐하면 교수의 정치활동이나 출마는 법으로 보장됩니다. 그러나 무한정 휴직하거나 학기 중에 출마하거나 이런 일이 발생해서 학교 행정이나 연구 등등의 분위기를 흐리는 일이 많이 생기거든요.
최근 저의 활동을 두고 조중동이나 한나라당에서 폴리페서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저는 한나라당이나 조중동이 저를 특별히 사랑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다른 분 얘기해서 그렇습니다만, 성균관대 교수로 8년째 휴직하고 있는 박재완 장관, KDI 교수를 7년째 휴직하고 있는 이주호 장관.
◇ 김현정> 그분들 다 휴직중이세요, 지금?
◆ 조 국> 다 휴직입니다. 인천대 휴직 중인 조전혁 의원 등.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폴리페서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한나라당 내부나 조중동에서 전혀 말을 하지 않고, 지금 국회의원도 아니고 휴직도 하지 않고 있고 강의하고 연구하고 있는 왜 저보고 그러는지, 저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이 많으신가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조국 교수나 안철수 교수 같은 분은 비판받는 폴리페서가 아니라는 분명한 입장이시군요?
◆ 조 국> 제가 정의하는 폴리페서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국회의원도 아니고 휴직하고 있지도 않고.
◇ 김현정> 교수직이나 연구직을 방기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조 국> 당연하죠. 강의 다 하고 논문 쓰고 있고, 그 속에서 모든 시민의 일원으로서 시민이 가지고 있는 헌법적 기본권인 정치적 활동을 하고 있는데 폴리페서로 얘기하고, 실제 정치인이 되고 교수를 휴직하고 있고 7년, 8년째 휴직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사표 내라는 말도 하지 않고. 연구와 강의하고 있으면서 정치적 기본권을 행사하고 있으면 폴리페서니까 그만둬라, 활동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공평한 처사인지.
◇ 김현정> 오늘 반대편 분이 안 나오셔서 제가 대신 반론을 드리면요. 그렇게 정치활동을 하면서 교육과 연구에 과연 충실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겁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학생들 가르칠 생각은 안 하고 하루 종일 트위터질이라니...” 이런 말씀까지 하시더라고요.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조 국> 공당의 대표까지 저에 대해서 신경 써 주니까 감사해야 될 것 같은데. 홍 대표께서 저를 사랑하시나 본데요. 물론 교수의 본분은 연구와 교육이죠. 첫째 홍 대표님한테 여쭤보고 싶은 건, 저의 연구실적하고 앞에서 언급했던 한나라당 소속 교수 정치인의 연구실적을 한번 검토해 보면 어떨까 싶고요. 교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분들, 이미 정치인이 되신 교수님들하고 비교를 해 보시면 좋겠고.
그 다음에 제가 하루 종일 트위터를 하고 있다면 언제 논문 쓰고 언제 강의하겠습니까?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92년부터 교수였는데, 저도 제 직분을 스스로 지킬 나이가 되었고 스스로 지키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집안단속을 잘하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 김현정> 집안 단속? 한나라당 단속을 말하시는 거예요?
◆ 조 국> 물론이죠. 사실은 당파를 떠나서 보수적인 보수지향을 가지고 계시는 교수님들도 정치참여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자체는 헌법적 기본권입니다. 사실 사회참여, 정치참여는 지식인의 도덕적 의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서구 지식인의 예는 물론이고 조선의 선비들 모습에서 드러납니다. 그런데 많은 정치인이나 조중동에서 저를 보고 “사회참여하지 말라. 대학 안에서만 있어라” 하는 것은 사실 정치를 정치인의 전유물로 보고 외부의 비판, 혁신, 요구, 이런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도 얘기합니다.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느냐, 물론 연구도 열심히 하고 강의도 열심히 하더라도 은연중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파적 색깔을 드러낼 거다, 마치 목회자들이 교회에서 성도들 대상으로 정치적인 멘트를 하면 법적으로는 안 걸리지만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니겠느냐” 이렇게 얘기를 하세요?
◆ 조 국> 저는 첫째 저의 학생들에게 저의 정치적 입장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아실 거고, 학생들도 독립된 인격체고 성인이기 때문에 저의 입장과 다를 수가 있죠. 답안지를 쓰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제가 가르치는 법학은 사회과학이고 규범학입니다. 이건 가치중립적 학문이 아니라 가치지향적 학문입니다.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되는지를 가르치게 되어 있습니다. 교수님에 따라 다른 가치를 가지고 계시죠. 그럼 학생들은 여러 수업을 듣고 자기가 판단합니다. 대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어린애로 보는 사람입니다.
◇ 김현정> 너무 수준을 우습게 본다, 이런 말씀이세요?
◆ 조 국> 대학생들을 우습게 본다는 거죠. 학생들은 다양한 교수의 입장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소화할 능력이 있어요. 그런데 어떤 교수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얘기하게 되면 학생들이 거기에 따라서 온통 다 바뀐다? 생각 자체가 현실에 맞지 않은 얘기고요. 대학 자체는 수많은 다른 가치와 충돌하고 경쟁하고 교수끼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이 다른 분들이 다 강의를 개설하지 않습니까? 보수, 진보, 좌우가 다 있습니다. 그럼 학생들은 각각 수업을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는 거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진보 쪽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라고 얘기하고, 보수 쪽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이렇게까지 비판을 받는다면, 차라리 좀 제한된 방식, 예를 들어 인터뷰나 강연 정도로, 거리유세까지는 말고 말입니다. 그 정도로 제한하는 건 어떠세요?
◆ 조 국> 그 주장 자체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황당합니까?
◆ 조 국> 그러니까 정치활동이나 사회참여를 신문 글만 써라? 그런 게 매우 반헌법적 주장이거든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정치적 기본권이 있습니다. 모든 시민에게 보장하는데, 그런데 과거 독재정권 시기에 많은 교수님들이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심지어 집회 및 시위를 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왜 신문에 글만 쓰지 시국선언을 왜 하느냐,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황당한 얘기가 된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안철수 원장도 이런 부담, 여러 가지 압력 때문에 원장직을 보직사퇴 했는데, 이 부분도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보시나요?
◆ 조 국> 그건 안철수 교수님의 개인의 판단이기 때문에 제가 그분의 판단에 대해서 어떻게 얘기할지는 모르고요, 얘기할 자격이 없다고 보고, 그건 경기도의회와 관련이 있죠. 안철수 원장이 연구소 소장으로 있는 경우 재정적 지원을 경기도의회가 하고 있었는데, 경기도의회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지. 그렇기 때문에 그분께서 서울대 보직은 그만 두신 게 아니죠. 경기도와 관련된 부분에서. 그러면 “내가 그 자리는 던지겠다” 하신 것 아닙니까? 그런 문제라고 봅니다.
◇ 김현정> 조국 교수님 오늘 답변이 굉장히 다른 때보다 한 톤 높아지셨어요. (웃음)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쌓인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 조 국> (웃음) 저를 너무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일개 교수인데 왜 공당의 대표와 거대언론사가 저에 대해서 그렇게 신경 쓰시는지.
◇ 김현정> 원치 않는 사랑입니까?
◆ 조 국> 저는 원치 않고요. 전에 제 수업을 들어와 봤는지, 제 논문실적을 체크해 봤는지 모르고 그냥 폴리페서라는 딱지를 붙이다 보니까, 사랑이 너무 과하면 좋지 않고 스토킹 같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혹시 다음 총선에 나오시나요?
◆ 조 국> 제가 지금까지 수도 없이 사적, 공적으로 얘기를 했고요. 나가지 않습니다. 입장 바꿔서 나가겠습니까? 제 말은 책임지고요. 나가지 않는다는 전제를 하고. 야권 전체의 통합, 그 다음에 진보집권을 얘기하고 있는데. 말 싹 바꿔서 제가 스스로를 공천하겠다, 스스로 출마하겠다고 하는 그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30초 남았는데요, 이 질문 답변되실 때까지만 주십시오. 야권통합 방향, 어떻게 보세요?
◆ 조 국> 어렵죠. 서울시장 선거보다 훨씬 어렵다고 봅니다. 각 당파가 지역구 의원들이 다 계시기 때문에, 저는 지역구의 승리보다 전체의 승리를 위해서 각 정당이 고민해 보셔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 방향은 전체통합해서 12월부터 전당대회도 같이 치르고 이렇게 가는 방향?
◆ 조 국> 그건 제가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조언할 수가 없을 것 같고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책과 노선이 가까운 쪽부터 먼저 통합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한 번에 원샷통합이 안 된다고 하면, 가까운 데부터 빨리 통합하시고 연대하시고 통합하시고, 이렇게 하셔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