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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백화점은 '북적'…재래시장은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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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첫 영업일이었지만, 대표적인 재래시장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었다.

    백화점과 재래시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또다시 한해를 시작하는 재래시장은 고물가 시대에 싸게 가계를 꾸릴 수 있는 대안이지만, 설 자리를 자꾸 잃어가고 있다.

    2일 다시 찾은 서울 남대문 시장은 초라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새해의 설렘을 기대하며 따뜻했던 상인들의 얼굴도 새해들어 차갑게 식었다. 갈수록 냉각되는 경기에 상인들의 체감경기는 더욱 가혹하기만 하다.

    아침 일찍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던 남대문 시장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곳곳에 문을 닫은 가게가 즐비했다. 또 오후 5시가 넘어서자 문을 닫는 상인들의 모습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얼핏보면 외국인들과 스쳐지나가는 사람들로 남대문의 경기가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외국인들은 단순 볼거리로 남대문 시장에 잠시 머무는 정도다. 스쳐지나가는 발걸음도 인근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인파라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상인들은 자체적으로 외국인 손님을 붙잡기 위해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 공부도 해보고, 더 좋은 품질의 제품도 갖춰놨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설명할 기회를 얻는다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남대문상인 A씨는 "경기가 너무 안 좋습니다. 겨울철에 장갑을 파는데 한겨울에 장갑이 안 팔리고 있습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라며 토로했다.

    예전 남대문의 밤 모습은 재래시장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가격 흥정으로 생기가 넘치고 시끌벅적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도 이젠 찾아보기 힘들다. 급기야 남대문 상인들은 자신들이 지켜오던 삶의 터전인 재래시장을 떠나고 있다.

    남대문상인 B씨는 "빈가게들이 상당히 많아졌다"며 "앞에 문을 닫는 가게들이 모두 빈 가게들"이라고 말했다.

    반면, 바로 옆에 있는 대형백화점과 인근 대형마트에는 낮부터 손님들로 북적였다. 낮시간임에도 주차장엔 자리가 없어 주차를 하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백화점에선 층마다 새해 선물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새해 첫날, 재래시장과 백화점의 모습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사라져가는 재래시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북가좌동에 사는 신순희 씨(40)는 "추억이 있고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재래시장을 자주 애용하고 있는데 이런 재래시장이 사라지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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