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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학술

    금융자본 100년 검은돈 실상 고발

    다국적 대기업 절세·탈세 등 조세피난처 전락 세계적 위기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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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8년 베스티 가문의 영국 듀허스트 정육점 체인은 230만 파운드가 넘는 소득에 대해 고작 10달러의 세금을 냈다.

    세율이 0.0004%인 셈. 베스티 가문의 애드먼드는 이렇게 말했다.

    "현실을 직시하자. 내야 할 액수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모두가 조세 회피자 아닌가?" # 제2차 세계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나가던 1945년 3월, 스위스 정부는 나치스 계좌를 동결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연합국과 맺었다.

    그러나 3주 뒤 스위스 관리들은 독일 관리들과 추가로 3톤의 금을 보관해 주기로 비밀 협정을 맺었다.

    그 금의 일부는 수용소 유대인들에게서 빼앗은 결혼반지, 금니였다.

    신간 '보물섬'은 절세에서 조세 피난처 탄생까지, 현대 금융 자본 100년 역사의 이면을 짚는다.

    지금 글로벌 경제의 핵심이 역외 비즈니스를 벌이는 무대인 조세 피난처들이란 것을 전제로 하고서다.

    이 책은 조세 피난처를 '역외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사법 체제'로 정의한다.

    개인이나 법인이 여타 국가의 규정, 법, 규제를 우회할 수 있도록 정치적으로 안정된 편의를 제공하는 국가, 섬 등이 조세 피난처라는 것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기업도 공개적으로 조세 피난처를 이용할 정도로 역외 시장을 거치는 자금 운용법이 보편화됐다고 고발한다.

    국내 자산 순위 30대 그룹도 해외 조세 피난처에 167개 법인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 피난처들의 철저한 비밀주의와 불투명성은 검은 돈을 합법적인 자금으로, 부채를 자기 자본으로 탈바꿈시킨다.

    결국 조세 피난처가 세계적인 금융 위기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2011년 7, 8월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7조 2385억 원의 외국인 순매도로 크게 요동쳤다.

    당시 자금의 절반이 조세 피난처로 유명한 룩셈부르크와 게이맨 제도의 것이었다.

    문제는 이렇게 발생하는 금융 위기의 구제 비용을 다수의 임금 노동자들이 치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미국 최고의 부자 400명이 1992년 26%이던 임금 소득을 2007년 6%까지 낮춰 신고했다고 말한다.

    전체 세수 규모가 일정한 상황에서 기업과 부자들이 세금을 적게 낸다면 나머지 사람들이 부족한 액수를 채워야만 한다.

    이 책은 신탁 회사를 이용한 다국적 기업 탈세 전략의 시초였던 영국 베스티 형제의 사례부터, 2차 세계대전 당시 금융 비밀주의 국가로 급성장한 스위스, 역외 유로마켓의 탄생, 영국의 역외 네트워크 구축, 미국의 역외 시장 진출 등에 감춰진 해악을 낱낱이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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