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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바르셀로나·썬키스트·서울우유의 공통점은?

경제 일반

    FC바르셀로나·썬키스트·서울우유의 공통점은?

    [협동조합에 길을 묻다 ①] 위기의 자본주의, 협동조합에 길을 묻다

    올해는 세계 협동조합의 해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부터 다섯명 이상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에 들어간다.

    협동조합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CBS 노컷뉴스'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세계 곳곳에서 성공을 거둔 협동조합을 직접 취재했다. 그리고 이들의 성공사례가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에는 어떤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 위기의 자본주의

    오늘날 자본주의에 대한 위기감이 지구촌을 둘러싸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이어 미국과 유럽의 재정 위기, 금융 자본의 탐욕에 반발해 일어난 월가(Wall Street) 시위, 치솟는 실업률 등은 우리에게 자본주의의 수명은 정말 다했는가를 끊임없이 자문케 한다.

    한국 역시 고장 난 자본주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규제를 풀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늘린다는 경제학 이론은 재벌과 자본의 탐욕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규제가 풀리자 국내 10대 재벌 기업이 상장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고, 늘어난 이익으로 배당 잔치를 벌이는 동안 서민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신규 고용이 정체돼 청년 실업자가 속출했고, 상시적인 해고 속에 정규직 근로자는 비정규직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베이미부머들이 은퇴를 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영세 자영업과 질 나쁜 직업에 뛰어든다. 실질 소득이 줄어들면서 하우스푸어·워킹푸어·허니문푸어·베이비푸어·실버푸어 등 다양한 빈곤이 등장했고, 빈부의 격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 협동조합을 주목하라

    일찍이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자본주의 시장 체제의 모순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협동조합을 통해 대안을 모색했다. 협동조합(協同組合, cooperative, co-op)이란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사회·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 조직'이다. 자본금을 댄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들이 통제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자본이 통제되는 것이다.

    협동조합이 낯설 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FC 바르셀로나·썬키스트·웰치스·AP통신사 등이 협동조합이라고 한다면 오히려 친숙하게 들릴 것이다.

    스페인 프로축구 리그인 프리메라리그에 속한 명문 축구팀 'FC 바르셀로나'. 정치적으로 소외되고 차별받는 바르셀로나 지역의 자존감을 높이고자 지역 주민이 세운 협동조합이다. 모든 것이 주민(조합원)에 의해 통제된다. 구단 대표도 투표로 뽑는다. 영리가 목적이 아니기에 바르셀로나 유니폼에는 기업 광고가 없다. 현재 유니폼에 있는 유니세프(Unicef) 광고는 에이즈에 노출된 전 세계 어린이를 돕기 위해 2006년부터 새기기 시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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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슈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오렌지 음료 브랜드 '선키스트(Sunkist)'도 협동조합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감귤 재배농가들이 땀 흘려 농사를 지어도 중간 도매상들만 이익을 챙길 뿐 자신들은 불이익만 당하자 직접 생산·판매·유통에 나서고자 조합을 만들었다. 지금은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주의 감귤 재배농가 6,000여 곳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포도 주스로 유명한 '웰치스'는 주식회사지만 그 주식은 전미포도협동조합연합회라는 협동조합이 모두 소유하고 있다. 포도 재배농가들이 협동조합의 지배권을 유지하면서도 주식회사의 장점을 취하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이러한 형태를 띤 것이다. 또 세계적인 뉴스통신사 'AP통신'도 미국 내 언론사들이 2중·3중으로 드는 취재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만든 언론사들의 협동조합이다.

    우리나라의 '서울우유'도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생산하는 유제품 브랜드이다. 수도권과 충남·강원 일부 지역에서 젖소 5마리 이상 키우는 축산농가가 조합원이다. 일반적인 축산농가가 생산한 원유를 기업 형태의 유업에 판매한다면, 판매 시 가격에 대해서만 흥정하지 이후 제품의 판매나 수익 등에는 전혀 관여할 수 없다. 하지만 서울우유 조합원인 축산농가들은 서울우유협동조합 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 임원을 선출·해임할 수 있으며, 잉여에 대해 배당받을 권리를 갖는다.

    ◈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협동조합"

    이처럼 우리가 알게 모르게 다양한 기업에 협동조합 모델이 적용돼 성공을 거두고 있다. 역사가 150년이 된 협동조합이 보편적 복지사회로 가기 위해 가장 적합하고 실현 가능한 성장 페러다임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UN은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했다. 주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협동조합(Cooperative Enterprises Build a Better World)". 국제협동조합연맹(ICA)도 '우리 세대에 다시없을 기회'라는 생각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협동조합의 가치를 재평가받는 한 해로 만들자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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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도 올해부터 다양한 협동조합이 탄생하리라 보인다. 협동조합 기본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여 올해 12월부터 시행된다. 이전과는 달리 이제 5명 이상이 모이면 자유롭게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자본금 제한 규정도 없으며 신용·보험 사업을 빼면 어떤 사업이든 할 수 있다.[BestNocut_R]

    CBS 노컷뉴스는 지난 두 달간 5개 국가에서 성공을 거둔 협동조합을 취재했다. 이 사례를 개별적이고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무차별 정리해고·청년 실업·노인 복지·주택난·사회적 안전망 미구축 등)에 대비하여 대안으로 제시해 볼 것이다. 앞으로 연재 글이 국내의 절망적인 경제 환경에 낙심한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는 굿뉴스(good news)가 되기를 바란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취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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