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현석이 루즈볼을 잡기 위해 몸을 날리고 있다 (사진 제공/KBL)
"잘해서 더 아쉽습니다"
프로농구 서울 SK가 신인드래프트 전체 8순위로 지명한 상명대 출신의 가드 이현석(23·190cm)을 언급하며 문경은 감독이 남긴 말이다.
잘하는데 무엇이 아쉬울까.
문경은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했는데 만약 더 일찍 들어와 비시즌 기간에 함께 운동을 했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이현석의 재능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대학농구에서 고려대와 연세대, 경희대 등 전통 강호들에게 가려있는 상명대에서 1라운드 지명자를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의 지명을 두고 일각에서는 SK 스카우트 팀이 진흙 속의 진주를 캤다며 호평을 하기도 했다.
SK가 이현석을 선택한 이유는 군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나있는 변기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변기훈은 SK의 간판 슈터다. 그의 가치가 공격에서만 빛난 것은 아니다. 백코트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수비수이기도 했다. 그 공백을 메우기가 만만치 않다.
문경은 감독은 일단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이현석의 공격력은 같은 포지션인 김지후나 허웅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신장과 수비는 더 낫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SK가 창원 LG의 가드 박형철(27·190cm)을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달 27일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형철은 이적 후 2경기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18분동안 3점슛 3개를 터뜨리며 13점 2리바운드를 기록, SK의 79-67 승리에 기여했다.
SK가 박형철을 영입한 것은 변기훈이 빠져있는 슈팅가드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즉시 효과를 보고 있다.
문경은 감독은 박형철에 대해 "수비가 좋은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열심히 하겠다는 자세가 보여 선발 기회를 줬다. 초반에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해준 것이 주효했다"고 박형철을 칭찬했다.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돌파를 하고 있는 SK 박형철 (사진 제공/KBL)
군 복무를 마치고 LG로 돌아온 박형철은 올 시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3경기 출전에 그쳤다. 트레이드가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박형철은 "매일 벤치에 앉아있기만 하면서 지금보다 밑바닥은 없겠다고 생각했다"며 "수비를 해야 경기에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LG에서는 수비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잘하고 있으니까 더 해보라고 말씀해주셔서 자신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SK는 변기훈의 수비 공백을 메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하나의 소득도 있었다. 박형철의 공격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