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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생' · '카트', 이 시대의 노동자를 품다

    영화 '카트'의 포스터와 tvN 드라마 '미생'의 포스터. (각 홈페이지 캡처)

     

    "저희가 바라는 건 대단한 게 아닙니다. 저희의 얘기를 좀 들어달라는 겁니다". (영화 '카트' 中) "최선은 학교 다닐 때나 대우 받는거고, 직장은 결과만 대접받는데고". (드라마 '미생' 中)

    영화와 드라마가 이 시대 노동자에게 성큼 다가섰다. 개봉을 앞둔 영화 '카트'와 인기 드라마 '미생'의 이야기다.

    ◈ '홈에버'에서 부당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기

    '카트'는 보기 드물게 상업영화이면서도 노동문제를 다뤘다. 개봉일이 전태일 열사의 분신일인 오는 13일이다.

    '카트'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영화로 다루기 쉽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정면으로 이야기한다.

    특히 약자 중의 약자인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주소와 목소리를 담아낸 것에 그 의미가 있다. 영화 속에서 이들은 함께 일하는 정규직 직원에게도 생계가 아닌 반찬값을 위해 일하는 존재로 취급된다.

    '카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지난 2007년 이랜드 '홈에버'에서 부당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카트'의 모티브가 됐다.

    '홈에버'가 그랬던 것처럼 영화의 '더 마트'란 공간 역시 투쟁의 중심에 있다. 주인공들은 고단한 직장일지라도 삶의 터전인 그곳에서 노동할 권리를 위해 회사와 맞서 싸운다.

    회사와의 싸움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무모해 보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생존과 생계가 걸렸기 때문. 이들의 싸움이 그 어떤 고귀한 가치를 위한 투쟁보다 절실하고 절박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영화의 또 다른 한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바로 정규직 대리 동준(김강우 분)과 고등학생 태영(엑소 디오 분)이다. 이들은 정규직도, 고등학생도 억울한 '을'이 될 수 있는 사회를 대변한다.

    스크린 밖의 관객조차도 '을'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 그래서 '카트'는 우리 시대 서민 노동자들의 남일 같지 않은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 '항상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장그래는 바로 내 모습'

    tvN 드라마 '미생'은 사회 초년생들의 높은 공감을 얻고 있다.

    '미생'은 바둑용어로, 두집이 되지 못하는 미완성의 상태를 뜻한다. 드라마 속 직장인들은 각자 '완생'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분)는 바둑 프로입단에 실패하고, 무역회사의 인턴 사원이 되는 사회 초년생이다. 장그래를 처음 만난 김동식(김대명 분) 대리가 했던 말처럼 '요즘 보기 드문 청년'이 아닐 수 없다.

    '낙하산'인 장그래와 달리 회사는 유능한 인재들로 넘쳐난다. 장그래의 상사인 워커홀릭 오상식(이상민 분) 과장, 빈틈없는 신입사원 안영이(강소라 분), 초고도 스펙을 가진 신입사원 장백기(강하늘 분)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사이에서 장그래는 마치 이방인과도 같다. 항상 어딘가 부족하고 모자르다.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엉망인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장그래에겐 지금도 누군가 겪고 있을, 혹은 누구나 겪었을 사회초년생의 적나라한 고뇌와 갈등이 있기 때문이다.

    꿈을 뒤로 하고 현실로 뛰어든 장그래의 아픔은 꿈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이 시대 청년 노동자들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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