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좋았는데...' 삼성 에이스 릭 밴덴헐크가 4일 넥센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힘찬 투구를 펼치고 있다.(대구=삼성 라이온즈)
삼성 에이스 릭 밴덴헐크(29)의 첫 한국시리즈(KS) 선발승이 또 다시 무산됐다. 호투를 펼쳤지만 하마터면 헨리 소사(넥센)의 전철을 밟을 뻔한 위기도 있었다.
밴덴헐크는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KS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7탈삼진 5피안타 2볼넷 2실점 호투를 펼쳤다. 2-2로 맞선 7회 마운드를 내려가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출발이 좋았다. 1회부터 시속 156km의 불같은 강속구로 넥센 타선을 윽박질렀다. 사상 첫 한 시즌 200안타(201개)를 달성한 서건창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로티노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다. 6구까지가 모두 150km가 넘는 강속구였다.
유한준에게 안타를 맞고 박병호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정규리그 피안타율 4할6푼7리(15타수 7안타)로 약했던 강정호를 삼진으로 처리해 이닝을 넘겼다. 2회도 밴덴헐크는 안타 1개를 맞긴 했지만 실점 없이 막아냈다.
하지만 3회 들어 구속이 떨어졌다. 2회까지 투구수 31개를 기록한 밴덴헐크는 선두 서건창과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중간 3루타를 맞았다. 이어 로티노에게 던진 초구가 중월 2루타로 연결돼 선실점했다. 구속이 140km대로 떨어진 공들이었다.
유한준까지 볼넷으로 내보내 밴덴헐크는 무사 1, 2루에 몰렸다. 후속 박병호, 강정호 등 가장 무서운 타자들을 외야 뜬공으로 잡았지만 그 사이 2루 주자 로티노가 한 베이스씩 뛰어 홈으로 들어오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다.
▲소사, PO 1차전 오버 페이스로 승리 무산3회까지 밴덴헐크의 투구는 넥센 소사의 플레이오프(PO) 1차전 때와 비슷했다. 밴덴헐크 못지 않은 파이어볼러인 소사도 그랬다. .
당시 소사는 1회부터 시속 150km 후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는 등 전력투구했다. 2회까지는 무실점했지만 역시 3회를 넘지 못했다. 볼넷 2개, 안타 3개로 2점을 내줬다.
결국 4⅓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후 "소사가 너무 잘 던지려 하다가 오버 페이스를 했다"고 지적했다. 밴덴헐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기 초반 절정의 컨디션을 보였지만 구위가 3회 들어 떨어졌다.
다만 밴덴헐크는 3회 이후는 안정을 다시 찾았다. 팀 동료의 도움 속에 선발 역할을 해냈다. 3회말 곧바로 나바로가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어줬고, 5회초 1사 1, 2루 위기에서는 3루수 박석민이 강정호의 강습 타구를 잡아 병살타로 만들었다.
하지만 올해 평균자책점(3.18)과 탈삼진(180개) 1위, 다승 4위(13승4패)의 밴덴헐크임을 감안하면 살짝 아쉬운 성적. 지난해 KS에서 밴덴헐크는 8⅔이닝 1자책, 1승의 성적을 냈다. 다만 선발승이 아닌 구원승이었다.
밴덴헐크는 2013년 두산과 KS 2차전 선발로 나와 5⅔이닝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승패없이 물러나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올해 다시 KS에 나섰지만 역시 일단 선발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남은 경기에서 밴덴헐크가 선발승을 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