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이 왼손 약지 부상을 당했다.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스)
1승1패로 균형은 맞췄다. 하지만 주전 중견수의 갑작스러운 부상에 울상인 삼성이다.
삼성은 5일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넥센을 7-1로 제압했다. 야마이코 나바로, 이승엽의 홈런포가 터지면서 타격감도 회복했고, 선발 윤성환도 호투를 펼쳤다. 경기가 술술 풀렸다. 1차전 패배를 만회하면서 1승1패로 홈 1~2차전을 마쳤다.
그런데 3회말 박해민이 다쳤다. 2사 후 볼넷을 얻어낸 박해민은 2루 도루 과정에서 왼손 약지가 베이스에 부딪혔다. 일단 교체되지 않고 이지영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지만,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했다. 결국 4회초 김헌곤으로 교체됐다.
곧바로 병원으로 향해 MRI 검사를 받은 박해민은 왼손 약지 인대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남은 경기 출전도 불투명하다. 왼손 타자라 타격 시 왼손에는 힘이 덜 실리기는 하지만, 사실상 방망이를 드는 것은 어렵다. 류중일 감독도 "약지 인대가 50% 정도 손상됐다고 하는데,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타격은 안될 것 같고 수비나 대주자로 사용할 수 있다면 쓰려 한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올해 배영섭(경찰청) 공백으로 고민하던 류중일 감독을 활짝 웃게 만는 장본인이다.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7리를 쳤다. 도루도 36개를 기록하며 배영섭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웠다. 덕분에 박민우(NC), 조상우(넥센)와 함께 신인왕 후보이기도 하다.
이처럼 박해민의 공백은 삼성에게 뼈 아프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대체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삼성은 27명 엔트리를 짜면서 투수를 12명, 포수를 3명 포함시켰다. 대신 내야수가 7명, 외야수가 5명이 됐다. 박한이, 최형우를 빼면 외야 자원은 김헌곤, 우동균이 전부다.
올해 김헌곤은 76경기에서 타율 2할6푼, 우동균은 30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를 기록했다. 둘 모두 대타 혹은 대주자, 대수비로 주로 출전했다.
일단 김헌곤이 박해민의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이 크다. 우동균이 투입되면 박한이가 중견수로 이동하는 등 연쇄 이동이 발생한다. 우동균은 대타로 대기할 예정. 미친 선수가 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박해민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