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정치의 가장 큰 기득권은 양당 독점 체제.
- 득표율보다 훨씬 많은 의석수를 갖는 것은 옳지 않아.
- 독일 정당명부식 비례 대표제, 중대선거구나 도농복합형 선거구 논의 필요
- 국회의원은 자신의 생존도 중요하지만 나라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 보수도 복지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야당과 대화하는 자세 필요해.
- 정부 여당, 야당과 증세에 대해 논의해야
-자원외교란 말 자체가 잘못, 과실 있다면 처벌받아야
- 박대통령, 단기 성과주의 벗어나 근원적 처방내고 야당과 소통하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1월 19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태근 전 의원
◇ 정관용> 오늘 2부에는요. 정태근 전 의원 초대했습니다. 정태근 전 의원,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쇄신파 의원으로 활동했었고 또 더 많은 쇄신과 혁신을 요구하면서 탈당한 바가 있었죠. 지금은 일단 복당 신청을 한 상태라고 그러는데요. 최근에 한 토론회에서 선거구제 개편 논의 또 증세논란 등등해서 지금 정부·여당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네요. '보수혁신을 위해 새누리당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런 주장인데, 뭘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정태근 전 의원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태근> 네, 안녕하세요? 정태근입니다
◇ 정관용> 오래간만입니다. 탈당한 게 언제였었죠?
◆ 정태근> 3년 전입니다. 2011년 12월이었으니까 아마 탈당 직후에 이 자리에 나왔던 기억이 있는데 꼭 3년 만에 이 자리에 다시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때 탈당이 제가 아까 소개한 것처럼 그 당시 '한나라당, 이 정도 개혁·쇄신 갖고는 안 된다, 더 해라' 이러면서 탈당했던 것 아니겠어요?
◆ 정태근>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후에 비대위 같은 게 만들어지고 이러면서 당명도 바꾸고 막 그렇게 됐었죠?
◆ 정태근> 네.
◇ 정관용> 그리고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죠?
◆ 정태근> 네,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를 해서 낙선을 했죠. 낙선을 해서 그 이후에는 좀 개인적인 반성도 하고 또 가까운 지인들하고 연구소를 만들어서 공부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 왔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복당 신청을 하셨어요?
◆ 정태근> 네. 지난 5월에 남경필 후보 선거가 있었어요, 도지사 선거가요. 그래서 그때 남경필 후보의 요청이 있어서 무소속인 신분으로 사실 선거지원을 한다는 것도 애매하고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탈당을 할 때에 대립과 갈등의 구조를 바꿔낼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된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지금은 그것이 상당히 지금 어려워진 시점 내에서 제가 과거에 몸담았던 새누리당에 참여해서 특히 또 새누리당이 이제 김무성 대표가 보수혁신의 기치를 들고 이번에 당 대표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런 분들과 함께 하는 것도 우리 정치 발전에 조금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 생각해서 복당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정관용> 함께 탈당하셨던 분이 김성식 전 의원인데.
◆ 정태근>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분은 안철수 의원과 손을 잡고 새정치연합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 정태근> 아, 새정치연합에 가지는 않았죠.
◇ 정관용> 지금 새정치민주연합 이전에.
◆ 정태근> 그렇죠.
◇ 정관용> 이전 새정치연합, 그 활동을 하다가 민주당과 합당하는 과정에서 이건 또 아니다 해서 또 빠져 나오지 않았습니까?
◆ 정태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혹시 그런 고민 같은 것은 안 했어요? '아, 차제에 나도 한나라당이 아닌 야권 쪽으로 옮겨볼까' 이런 고민은 안 하셨어요?
◆ 정태근> 사실 안철수 의원도 두어 번 만난 게 사실이죠. 사실이고 '6인 모임'이라고 해서 각 당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된다고 하는 분들과 꾸준히 교류도 하고 또 연구도 하고. 그런데 실제로 준비가 좀 부족했던 점이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은 사람이 준비되어야 하는데 그런 고민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확보하지 못하는 과정 속에서… 일부에서는 예를 들면 김성식 의원이나 윤여준 장관 같은 분이 안철수 후보하고 같이 추진을 했습니다만 저는 사실은 좀 어려울 것이라고 봤기 때문에 저는 지난 대선 전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정치적 활동들은 거의 안 했지요.
◇ 정관용> 일정 거리를 좀 두고 있다가 이제는 때가 왔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시는?
◆ 정태근> 때가 왔다기보다는 '저의 미력한 힘이나마 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노력해 보자' 이런 생각이죠.
◇ 정관용> 복당 신청이라고 제가 아까 표현 했는데, 그건 신청하는 무슨 절차가 있습니까?
◆ 정태근> 아무래도 탈당을 해서 선거에 출마를 하게 되면요. 물론 그 당시에 새누리당에서 제가 탈당을 해서 출마하시는 것 때문에 후보를 내지 않았습니다마는.
◇ 정관용> 사실상 자기네 후보식으로 대접해 준 것 아닙니까?
◆ 정태근> 당규상 복당 심사 절차가 있습니다. 그게 뭐 조직정비 과정에서 좀 늦다 보니까 지난 5월에 입당원서를 냈는데 아마 최근에 처리가 돼 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거보다는 지금 성북지구당을 비롯해서 한 12개 사고지구당의 조직책 공모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태근> 그래서 저도 조직책 그러니까 옛날로 따지면 지구당 위원장이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당협위원장 지금은.
◆ 정태근> 그렇죠. 거기에 공모를 한 상태입니다.
◇ 정관용> 그 결과는 아직 모르고?
◆ 정태근> 네.
◇ 정관용> 그런데 제가 처음 소개한 것처럼 지금 정부나 새누리당 지도부들과는 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벌써부터?
◆ 정태근> 아, 네. (웃음)
◇ 정관용> 당협위원장 안 되면 어떻게 하려고 이런 얘기를 합니까?
◆ 정태근> 저는 그런 일로 불이익을 당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현당인 새누리당이요.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지금 우리 사회가 굉장히 위기라고 얘기를 하고 있고 그런데 위기를 풀어야 될 가장 핵심주체는 정부와 사실은 다수당이면서 집권당인 새누리당에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새누리당이 어떤 방향으로 혁신을 해 나가고 정책들을 펴나가는 가가 우리 국민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고 그래서 저는 비록 제가 듣는 분한테는 좀 거슬릴지는 몰라도 그것이 이제 나라에도 도움이 되고 우리 국민들한테도 도움이 되고, 저는 더 나아가서 새누리당을 비롯해서 보수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믿음을 갖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지난 11일 '보수대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토론회에 '새누리당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라고 하면서 '선거구제 바꿔야 한다'라는 것을 전면에 내걸었습니다.
◆ 정태근> 네.
◇ 정관용> 새누리당이 선거구제에서 어떤 기득권을 가지고 있고 그걸 내려놓으면 어떤 선거구제로 가야 되는 겁니까?
◆ 정태근> 우리 정치가 여러 가지 기득권을 많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특권.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가장 큰 기득권은요, 이 소선거구제에 근거해서 양당이 자기 득표율보다도 훨씬 많은 의석 비율을 갖는 소위 '양당 독점체제', 이것이야말로 저는 기득권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호남하고 제주도에서 민주당이 실제로 득표한 비율은 52.4%뿐이 안 됩니다. 그런데 의석을 점한 비율은 84.9%나 되고요. 부산 경남에서 새누리당이 50.2%뿐이 득표를 못하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의석은 88%를 갖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이게 또 지역감정하고 결합되니까…
◆ 정태근> 그렇죠. 지역구를 독점으로 한 소선거구제 승자독식 구조를 갖고 있으니까요. 대구, 경북 같은 경우에도 새누리당이 엄청나게 득표하는 것 같습니다만 실제로 득표한 건 60.4% 입니다. 그런데 의석 100%를 가졌고요. 서울 같은 경우는 특히 지난번 19대 총선이 굉장히 황당한데요.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많은 42.3%를 득표를 했는데 의석비율은 33%만 갖고 반대로 민주통합당은 38.6%만 득표를 했는데 의석비율은 62.5%를 갖습니다.
◇ 정관용> 네.
◆ 정태근> 이렇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느냐면요. 양당이 소선거구제에 기초해서 확실히 자기 텃밭이라고 하는 호남, 자기 지지기반을 중심으로 해서 그 득표율보다도 훨씬 많은 비율을 갖고 거대 양당체제를 독점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 정관용> 그걸 바탕에 두고 수도권에서 어쨌든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누가 1당, 누가 2당 정하는 것 아니에요? 간단히 말해서.
◆ 정태근> 그렇게 되면 문제가 되는 게 양당 간에 상시적인 대립갈등이 이루어지는 거고. 그리고 거기에 따라서 또 유권자들도 양극화되고 그러니까 대선을 치르고 나면 선거불복종이 벌어지잖아요.
◇ 정관용> 네.
◆ 정태근> 그리고 대통령은 실제로 의회에서 의회가 진행이 안 되니까 한 2년 지나면 거의 이제 레임덕이 벌써 온다고 얘기를 하는 거고. 그러니까 저희가 봤을 때에는 지역 독점에 근거한 단순 소선거구제라는 것이 정말로 '한국 정치의 악의 축이다'
◇ 정관용> 그렇죠.
◆ 정태근> 그러면서 양당의 최대 기득권이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태근> 그러니까 그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된다는 거예요.
◇ 정관용> 호남 지역 내지는 부산·경남 이렇게 지역별로 득표한 것과 의석비율을 말씀해 주셨는데 전국 단위로 득표한 것을 다 합쳐보면 새누리당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자기들이 득표한 것보다 의석비율이 더 높잖아요.
◆ 정태근> 그렇죠, 훨씬 높죠.
◇ 정관용> 대신에 예를 들면 정의당이라든지 이런 소수정당들은 득표한 것보다 의석이 훨씬 줄어드는 것 아닙니까?
◆ 정태근>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게 기득권 가진 두 거대 정당의 기득권이다, 이 말이군요?
◆ 정태근> 그렇죠. 그러니까 사실은 자기 텃밭을 중심으로 해서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조건 속에서는 어떻든 정치를 잘하든 못하든,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든 안 받든지 간에 항상 다수당이 될 수 있는 기득권을 갖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최소한 2등?
◆ 정태근> 그렇죠. 그거를 바꿔주지 않는 이상.
◇ 정관용> 어떻게 바꾸어야 됩니까?
◆ 정태근> 저는 가장 바람직한 제도는 우선 독일식 선거제도라고 생각하는데.
◇ 정관용>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
◆ 정태근> 그러니까 독일 선거제는 간단히만 말씀을 드리면 만약에 전체 의석수가 100석이고 지역구 의석이 50석이고 비례대표 의석이 50석이다라고 가정을 하면 만약에 기민당이 30%를 득표했다, 지역구에서 25석을 득표했다 그러면 비례대표를 30%를 얻어도 우리처럼 비례대표를 따로 30%를 다 가져가는 게 단 5석만 가지고 갑니다. 그래서 전체 득표율에 비례해서 그 득표율에 근거한 의석수를 갖는 거죠.
◇ 정관용> 조금 내용이 복잡합니다마는 청취자 분들 이해 쉽게 제가 도움 말씀을 드리면, 정당 득표율하고 그 정당의 의석은 무조건 일치해야 한다?
◆ 정태근> 약간 차이는 있지만 거의 비슷하게 됩니다.
◇ 정관용> 거의 비슷해야 한다? 그게 독일 정신이죠.
◆ 정태근> 그렇죠.
◇ 정관용> 독일도 소선거구제죠? 지역구.
◆ 정태근> 그렇습니다, 네
◇ 정관용> 지역구에서는 각자 좋아하는 후보 뽑아요. 그러나 정당 투표를 하는 거, 이게 중요한 거 아닙니까?
◆ 정태근> 그렇죠.
◇ 정관용> 그리고 전체 의석에서 비례대표가 차지하는 비율도 우리보다는 조금 높지 않나요, 어떻습니까?
◆ 정태근> 거의 반반이라고 봐야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태근> 네.
◇ 정관용> 우리는 비례대표가 지금 전체 의석의 한 10분의 1 조금 넘잖아요.
◆ 정태근> 10분의 1은 더 되고요. 지금 한 40석이 조금 넘어가니까요.
◇ 정관용> 그러니까 10분의 1 조금 넘잖아요? (웃음)
◆ 정태근> (웃음) 네.
◇ 정관용> 5분의 1도 안 되는 것 아닙니까?
◆ 정태근> 그렇죠, 네.
◇ 정관용> 그러면 방향은 비례대표 의석 숫자를 좀 늘리고 지역구는 좀 줄이든지 아니면 국회의원 정수를 좀 늘리든지.
◆ 정태근> 그렇죠.
◇ 정관용> 대신에 정당이 득표한 득표율만큼 의석을 가져라?
◆ 정태근> 네.
◇ 정관용> 지금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국회가 식물국회가 됐다고 얘기하잖아요. 참 문제인데요. 그러니까 이게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서 선진화법을 만들었더니만 식물국회가 됐는데, 당시에 선진화법을 추진했던 주요한 인사들, 저들을 포함해서요. 기본적으로 사실은 연합의 정치, 연정의 정치를 고민했던 겁니다. 그래서 양당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면 중간지대의 정당 내지는 정당 내부에 좀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교차투표 이런 것을 한다고 하면 그러면 사실은 훨씬 합의의 정도가 올라가는 것이죠. 한 가지 독일 정치에서 재미있는 얘기가요. 그 유명한 외무부 장관하셨던 겐셔라는 분이 계신데요. 이분이 자민당의 당수예요. 그런데 지역구 선거에서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어요.
◇ 정관용> 맞아요, 네.
◆ 정태근> 그러면서 양당이 돌아가면서 연정을 하면서 외무부장관을 꽤 오랫동안 했고 독일 외교를 반석에 올려놓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사실은 자민당이라는 정당은 지역구에서 거의 의석을 얻어 본 적이 없습니다.
◇ 정관용> 네.
◆ 정태근>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의 생각들이 일정 국민들의 뜻을 분명히 대변하고 있고 거기에 따라서 의석수를 얻어서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고 있고 또 그 세력이 또 실제로 독일 정치가 안정되는데 그런 연합의 정치, 연정을 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거죠.
◇ 정관용> 네.
◆ 정태근> 그러면 만약에 연정을 한다고 그러면 5분의 3이 아니라 3분 2 정치는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 정관용> 가능하죠, 두 당, 세 당 합치면 가능하죠.
◆ 정태근> 그런 정신을 가지고 사실은 우리 정치를 바꿔나가야 이 만성적인 대립과 갈등의 정치, 국민들이 정치혁신하려는 가장 큰 이유가 정치를 좀 제대로 하자, 그래서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고통들을 좀 빨리 해결하자.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구조를 바꾸어야 된다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려면 선거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거고.
◆ 정태근> 그렇습니다.
◇ 정관용> 선거제도가 이렇게 바뀌지 않으니까 지금 새누리당 안에도 또 새정치민주연합 안에도 사실 정책적 색깔을 좀 달리하는 분들이 그냥 모여 있잖아요.
◆ 정태근> 네.
◇ 정관용> 모여 있는 이유가 그 당을 떠나서는 도저히 당선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니까, 그냥 묶여 있는 것 아닙니까? 어떤 의미에서는. 그런데 이렇게 선거제도가 바뀌게 되면 정말 정책과 뜻을 같이 하는 분들끼리 '야, 우리도 좀 새로운 당을 만들어 보자' 이런 움직임도 좀 더 힘을 받지 않을까요?
◆ 정태근> 저는 뭐 충분히 생길 거라고 봅니다. 사실은 이제 요즘 새정치연합에서 원혜영 혁신위원장이 중대선거구제 말씀을 하시는데 중대선거구제만하더라도 제가 보기에는 지금 새정치연합, 남의 정당의 이야기를 해서 그렇습니다마는 지금 계파 간에 생각들이 상당한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조직도 차이가 있고요. 그래서 그런 변화가 올 가능성도 있고요. 당장은 아니더라도 당장은 이제 사실은 새로운 선거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바로 정당으로 가지는 않더라도 '아, 앞으로 우리 정치가 그렇게 연합과 연정의 정치로 가야된다'라고 생각하면 사실은 소수당의 가치, 그리고 이제 중간지대의 가치, 이런 것이 굉장히 높은 높아지겠죠.
◇ 정관용> 그렇죠. 사실 저희 방송은 최근에 자주 이런 내용을 했습니다. 어제도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와 이와 같은 주장을 한 바가 있고 또 얼마 전에는 이재오 의원이 나와서 개헌 얘기를 하면서 개헌의 또 배경에는 이런 선거구제 개편과 정치문화의 혁신 이런 것이 깔려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자면 오래전부터 정치학을 연구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 좀 제대로 하는 나라의 모범적 나라들은 대다수가 다당제에, 연정에, 내각제 형태를 기본으로 한다. 이런 것을 우리가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안 되는 것은 거대 두 정당이 반대해서거든요.
◆ 정태근> 네.
◇ 정관용> 그 반대를 어떻게 뚫을 수 있을까요?
◆ 정태근> 사실 지금 일부에서는 분당을 각오하기 전에는 이게 되겠느냐. 이렇게 말씀들을 하시는데 지금 사실은 미국 정치도요. 이번에 공화당이 상하원 양쪽에서 다수당이 되면서 지금 벌써 내년 예산 문제, 특히 오바마케어에 대한 예산 문제가 심하게 붙지 않습니까? 작년과 같이 셧다운이 발생될 가능성도 있는 거고. 그래서 저는 국회의원이, 정당이 자신의 생존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우리 사회를 살고 있는 국민들과 나라 전체를 위해서 정치를 어떻게 바꿔야 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혁신을 해야 된다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정태근> 그래서 이게 국민들이 만약에 스스로가 어렵다고 하면 국민들이 '당신들이 계속 당신들 자리만, 당신 정당의 지위만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는 당신들을 외면할 거다' 이런 압력을 넣어주어야 됩니다. 그래서 사실은 정당 내부가 그런 부분들 저 같이 정당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고 그것의 힘이 약하다고 한다면 우리 정치와 우리 사회의 변화를 고민하시는 국민들이 그리고 언론, 학계 이런 데에서 이러한 여론들을 같이 만들어주시는 게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음… 새누리당 안으로 좀 들어가서 세밀하게 따져보면 지금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서 제 느낌상 가장 강하게 반대할 분들은 영남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분들.
◆ 정태근> 네.
◇ 정관용> 그것도 지금 또 헌법재판소에서 표의 등가성 때문에 이거 어차피 바꿔야 되지 않습니까? 영남 중에서도 농촌 지역을 지역구로 하시는 분들 이런 분들이 가장 좀 강하게 저항 내지 반발하실 것 같고 영남 지역에서도 부산이나 이런 대도시에 있는 분들은 조금 생각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고.
◆ 정태근> 네.
◇ 정관용> 대신에 수도권을 지역으로 하는 분들은 또 조금 정태근 의원하고 생각이 같은 분들이 있을 것도 같고, 혹시 당내에 의견 분포 같은 것을 조사해보신 바는 없나요?
◆ 정태근> 그건 조사해본 바는 없고요. 제 감으로밖에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데 현역 의원들 입장에서는 보면 사실은 수도권에 계신 분들이나 충청권에 계신 분들 입장에서 보면 선거구제가 바뀌어도 손해 볼 일이 별로 없죠, 기본적으로. 왜냐하면 인지도는 없고 현재 지역 조직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게 지금 의석을 독점하고 있는 게 강원도, 영남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제 사실은 만약에 독일식 제도가 안 된다고 했을 때 중대선거구제를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인데 그러면 도농복합형선거구라고 해서 농촌 지역이 굉장히 넓지 않습니까? 인구는 적고. 그래서 예를 들면 농촌 지역 같은 경우에는 일정 정도 소선구제 틀을 유지하는 거죠.
◇ 정관용> 그냥 놔두고?
◆ 정태근> 네.
◇ 정관용> 도시 지역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하거나 권역별 비례대표를 하거나 이런 부분들을 하면 아마 영남권에 계시는 분들도 상당히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좀 많이 생기지 않겠는가 생각을 하고요. 또 한 가지는 지금 올해는 어차피 국회에서 논의가 안 됩니다만 내년에 개헌 논의가 될 텐데요. 지금 제가 듣기로는 충청권을 비롯해서 부산, 경남 이런 데서 새누리당 현역 의원님들 중에서도 개헌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적극적인 분들이 많이 있다라고 들었거든요.
◇ 정관용> 그럼요.
◆ 정태근>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선거구제 개편하고 연동이 될 수 있다고 보여지죠.
◇ 정관용> 아무쪼록 이미 얘기는 터져 나왔어요. 개헌도 과거보다는 국회 내에서 찬성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은 비율로 조사가 되고 있고, 선거구제도 어차피 손을 대야 됩니다, 지금 헌재 때문이라도 손을 댄다면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을 해서 정치문화 바꿀 수 있는 식으로 해보자. 그런 제안의 말씀을 일단 듣고. 각종 현안 또 한두 가지 엮어볼게요. 지금 가장 큰 문제가 무상복지냐 아니면 선별복지냐 무상보육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새누리당에서도 이제는 혹시 무상보육까지 포함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소득 상위층은 좀 빼는 선별복지로 바꿔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가 그런 말도 한 것 같고. 그 이유는 사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야당에서는 그러면 세금 더 걷자, 증세하자. 이게 논란인데요. 여기에 대해서 정태근 전 의원은 어떤 답을 가지고 있습니까?
◆ 정태근> 얼마 전에 청와대 경제수석이 무상급식 문제를 가지고 언급을 하시던데요. 저는 별로 적절치가 않다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뭐냐 하면요. 지금 문제는 세입이 늘어나지 않는데 사실은 세출, 복지와 관련된 사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럼요.
◆ 정태근> 그러면 방법은 딱 두 가지입니다. 세입을 늘리는 방안이 있고 세입을 늘리지 않는다고 하면 소위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방법이 있고 이게 문제의 핵심입니다.
◇ 정관용> 물론이죠.
◆ 정태근> 그런데 예를 되면 '내가 하는 복지는 맞고, 네가 하는 복지는 맞지 않다' 이것은 곤란한 문제고요. 따라서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지금 OECD 대부분의 국가들처럼 고부담 고복지로 갈 것인지 중부담 중복지로 갈 건지 아니면 우리가 이전에 했던 방식으로 저부담 저복지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 일단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야 됩니다. 저는 여기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뭐냐 하면 보수가 복지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되는데요. 저는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는 사다리고요. 하나는 그물망이고, 하나는 울타리인데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요. 어떻든 균등한 기회를 가지고 상승할 수 있는 사다리가 있어야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거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태근> 그런데 상승하지 못하고 계속 어렵게 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을 이 촘촘한 그물망 소위 이 보편복지라는 것을 가지고 보호해 주어야 되는 거죠. 동시에 울타리라는 개념은 뭐냐 하면 특히 보수의 입장에서는 또는 사회적으로 힘이 있는 세력이나 기업이나 계층들이 어려운 사람들도 함께 끌고 가겠다라고 하는 사회대통합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해서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본질적인 문제, 소위 현 상태에서 세입을 어떻게 할 것이고 세출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이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보기에는 사실은 민주당에서 증세 얘기를 하면 안 된다고 얘기할 게 아니라 그것도 한 번 얘기를 해보자.
◇ 정관용>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