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아팠던 사람이냐' 삼성 김준일이 24일 LG와 홈 경기에서 상대 김종규의 수비를 제치고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잠실=KBL)
'2014-2015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창원 LG의 2라운드 경기가 열린 24일 잠실실내체육관. 경기 전 모처럼 코트에 나선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띄었다.
올 시즌 2순위 신인 삼성 김준일(22 · 201cm)이었다. 김준일은 지난 14일 서울 SK전 이후 3경기 연속 결장했다. 독감을 심하게 앓았던 것. 4경기 만에 출전한 것이었다.
그 사이 삼성은 7연패 수렁에 빠졌다. 올 시즌 신인 득점 1위이자 국내 선수 4위(평균 12.79점)인 김준일의 공백이 컸다. 득점 전체 3위(18.71점)이자 1순위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와 원투 펀치가 허물어졌다.
김준일은 "어제야 훈련을 재개했는데 아직 몸이 좋지 않다"면서 "그동안 팀이 부진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몸과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16일부터 21일까지 입원해 있었다"면서 "몸 상태는 아직 40~50% 정도"라고 덧붙였다.(이상민 감독은 70%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팀의 연패를 지켜볼 수 없었다. 김준일은 "신인이 아프면 안 되는데..."라면서 "풀 타임은 아니더라도 오늘은 열심히 뛰어서 연패를 끊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김준일이 돌아온 삼성은 달랐다. 득점 루트가 다양해지면서 효과적인 공격이 이뤄졌다.
▲전반 슛 100% 적중…삼성, 4쿼터 와르르1쿼터 김준일은 6분을 뛰면서 8점을 집중시켰다. 지난 시즌 1순위 신인왕 김종규(26점 4리바운드)를 상대로 잇따라 득점을 올렸다. 4분 30초 김종규를 등지고 몸싸움과 피봇 플레이 이후 뱅크슛으로 첫 득점한 김준일은 미들슛과 훅슛에 레이업슛까지 다양한 기량을 뽐냈다.
한때 11-20으로 뒤졌던 삼성은 김준일의 분전으로 18-21, 3점 차로 1쿼터를 마쳤다. 2쿼터도 기세를 이었다. 김준일은 2쿼터 7분 29초를 뛰며 알토란 6점을 올렸다. 전반에만 6개의 슛을 모두 성공시켰다.
특히 전반 종료 30초 전 삼성의 첫 리드를 안긴 역전 점수를 올렸다. 라이온스와 2 대 2 하이 로 게임을 통해 상대 수비를 허물며 레이업슛을 얹었다. 덕분에 삼성은 41-39, 2점 차로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3쿼터도 김준일은 산뜻하게 출발했다. 12초 만에 역시 라이온스와 2 대 2 플레이로 골밑슛으로 쿼터 첫 득점을 신고했다.
하지만 김준일의 분전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삼성은 60-60으로 맞은 4쿼터에서 잇따라 최고 슈터 문태종(15점 6리바운드)에게 3점포를 얻어맞으며 타격을 입었다. 라이온스(15점 8리바운드)가 3점슛을 난사했고, 중반 이후에는 실책까지 잇따르면서 점수 차가 64-72까지 벌어졌다.
결국 삼성은 고비를 넘지 못하고 73-84로 져 8연패 수렁에 빠졌다. 김준일은 완전치 않은 몸에도 25분여를 뛰며 15점 3리바운드, 시즌 평균을 웃도는 활약이었다. 신인의 빛바랜 투혼의 복귀전이었다.
최하위 삼성은 4승14패, 9위 전주 KCC와 승차가 1경기로 벌어졌다. 반면 LG는 4연패에서 벗어났다. 7승11패로 부산 kt와 공동 6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