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철이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가수 이승철이 최근 논란이 일었던 일본 입국 거부사태와 독도 문제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승철은 24일 오후 3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르신들은 걱정을, 젊은 친구들은 응원을 많이 해줬다"라고 말문을 열며 그동안의 소회를 털어놨다.
앞서 이승철은 지난 9일 일본 지인의 초대로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출국사무소에 4시간가량 억류됐다 풀려났었다. 이에 소속사 측은 일본 정부가 지난 8월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독도에 입도해 통일송 '그날에'를 발표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냐며 유감을 표한 바 있다.
이승철은 "나도 방송을 통해 접했지만 (입국 거부에 대해) 이유를 밝힐 수 없다고 했다더라"면서 "내가 일본을 방문했던 것만 15번이 넘는다. 또 콘서트도 했었고, 2년 전에도 방문도 했다. '지금까지 아무런 제재가 없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때는 인터넷이 없었고 이제 알게 됐다'는 핑계를 대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독도에 관련된 퍼포먼스나 일을 했던 사람들에 대해 일본 정부가 '관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직업도 가수가 아닌 CEO라고 썼는데 이미 내가 가수인 걸 알더라"면서 "내년 월드 투어에 도쿄와 오사카도 포함돼 있는데 그때 공연에 대한 비자신청을 다시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독도에 입도해 통일송 '그날에'를 발표했던 이승철(사진=이승철 블로그 영상 캡처)
이승철은 입국 거부에 대한 항의와 불복의 의미로 '그날에' 음원을 무료 배포하기도 했다. 이후 그의 블로그에는 15만 여명의 방문객이 찾았고, 45만명 가량이 곡을 다운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약 5만개의 응원 댓글이 달릴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었다.
그는 "탈북청년합창단에게 북한에서도 우리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독도'와 '위안부 문제'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독도로 가게됐다"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터닝 포인트인 것 같다. 가수로서 노래도 중요하지만, 조금이나마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가 됐다면 함께 해야하지 않겠나 싶다. 책임이 주어진 것 같고,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승철은 무엇보다 '음악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마치 '독도 열사'처럼 강한 운동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음악으로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날에'도 다큐멘터리에 삽입될 음악이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발표하게 됐다. 덕분에 외교문제로 번져나갈 수 있었던 문제가 봉합됐고, 국민들도 독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