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수 없네요' 오리온스 트로이 길렌워터가 30일 삼성과 원정에서 승리를 이끈 뒤 코트를 빠져나오고 있다.(잠실=KBL)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가 서울 삼성에 당한 대역전패를 설욕하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오리온스는 3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삼성과 원정에서 70-65 승리를 거뒀다. 2연패에서 벗어나며 13승8패로 이날 서울 SK에 대승을 거둔 3위 원주 동부(13승7패)에 0.5경기 차를 유지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트로이 길렌워터(26 · 199cm)였다. 이날 길렌워터는 18점 7리바운드를 올렸다. 시즌 평균 23.10점, 7.29리바운드에는 다소 못 미쳤다.
하지만 4쿼터 활약이 발군이었다. 50-49, 1점 차 앞선 가운데 맞은 4쿼터 시소 게임에서 길렌워터는 12점을 집중했다. 팀의 20점 중 절반이 넘었다. 덕분에 오리온스는 살얼음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길렌워터는 그러나 경기 후 인터뷰에서 표정이 밝지 못했다. 승리를 거뒀지만 얼굴에 웃음기는 없었다. 취재진의 질문에도 짧게 답했다. 길렌워터는 "최근 체력적으로 힘든 것 같다"는 말에 "괜찮다"고 했고, "이겼는데 기분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말에도 웃음기 없이 건조한 표정으로 "괜찮다"고 했다.
함께 회견장에 나온 가드 이현민(9점 4도움)이 대신 "최근 포지션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고 귀띔했다. 당초 3, 4번을 맡는 포워드지만 한국 무대에서 센터 포지션을 맡기 때문이다.
이현민은 "길렌워터가 '자신은 매번 골밑에서만 플레이 할 수 없다'면서 '외곽에서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팀 사정 상 (추일승) 감독님이 골밑을 보라고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최근 길렌워터의 파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추 감독은 "최근 경기력이 들쭉날쭉한데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다"면서도 "1번(가드)와 5번(센터)가 역할을 명확히 해주지 못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트 오펜스에서 우왕좌왕하니까 다른 위치에서 살 수 있는 선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어 "빠른 시간 안에 정비해서 다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1라운드에서 8승1패 가파른 상승세를 달렸던 오리온스는 이후 5승7패로 주춤했다. 오리온스가 시즌 초반의 경기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추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이 머리를 맞대고 길렌워터의 고민을 해결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