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진 감독이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한 OK저축은행의 센터 라인 한상길(왼쪽)과 김규민. (자료사진=KOVO)
잘 나가던 OK저축은행이 주춤하다. 1라운드에서 5승1패로 돌풍을 일으키더니 최근 4경기에서는 1승3패다.
3일 한국전력전을 치르기 전까지도 김세진 감독은 느긋했다. 김세진 감독은 "언제부터 우리가 정상이었냐. 아직 3패 밖에 안 했다"면서 "우리는 꼴찌했던 팀이다. 차근차근 겸손하게 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를 2-3으로 내준 뒤 김세진 감독의 표정은 달라졌다.
지난달 20일 삼성화재에 0-3으로 지고도 "잘 졌다"고 웃었던 그 여유는 싹 사라지고, 붉게 상기된 표정만 남았다. 기본기 싸움에서 졌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OK저축은행의 문제가 확연히 드러난 경기였다.
바로 센터 라인의 약한 블로킹과 리베로의 리시브 문제였다. 물론 시몬의 컨디션이 확실히 떨어졌지만, 결국 최근 OK저축은행이 주춤한 이유는 바로 이 두 가지였다.
김세진 감독은 경기 후 "가운데가 큰 일"이라면서 "서브 리시브에서 졌다. 확실히 기복이 있었다. 이런 경기는 답이 없다. 기본기에서 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OK저축은행은 한상길(194cm), 김규민(198cm)이 센터 라인을 책임지고, 박원빈(198cm)이 종종 교체로 들어온다. 높이가 다른 팀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 실제로 세트당 블로킹 2.208개로 7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러 있다.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지 않으면 블로킹을 잡기가 쉽지 않다. 한국전력전에서도 한상길, 김규민은 단 하나의 블로킹도 잡아내지 못했다. 그나마 박원빈이 하나를 잡아냈다.
OK저축은행에는 시몬이라는 걸출한 센터가 있다. 하지만 이미 라이트로 포지션을 바꿔 시즌을 치르고 있는 상태다. 센터로 전환하는 것은 지금까지 해온 배구를 부정하는 셈이다. 김세진 감독도 "고육지책일 뿐"이라고 잘라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바로 리베로다. OK저축은행은 정성현과 조국기가 리베로 역할을 맡고 있다.
리베로의 역할은 중요하다. 상대 공격을 받는 것도 있지만, 일단 서브를 제대로 받아야 세터가 확실하게 공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기록만 보면 OK저축은행은 세트당 리시브 10.625개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그럼에도 김세진 감독은 리베로에 대해 불만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