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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프먼 나와!" 당찬 자신감 속에 숨은 강정호의 부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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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프먼 나와!" 당찬 자신감 속에 숨은 강정호의 부담감

    넥센 강정호가 21일 메이저리그(MLB) 포스팅 수용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MLB 공인구와 배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목동=황진환 기자)

     

    '한국의 A-로드' 강정호(27 · 넥센)의 메이저리그(MLB) 포스팅 수용 기자회견이 열린 21일 서울 목동구장. 이날 회견장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한국 프로야구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MLB 진출을 눈앞에 뒀기 때문이다.

    전날 넥센은 500만 2015 달러(약 55억 원)의 포스팅 응찰 결과를 받아들여 강정호의 MLB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이제 한 달 동안 최고 응찰액을 써낸 팀과 독점 입단 협상을 벌이게 된다.

    이날 회견에 정장 차림으로 나선 강정호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담감과 긴장의 낯빛도 감추지는 못했다. 그야말로 전인미답의 길을 걷게 됐기 때문이다.

    첫 소감으로 강정호는 "포스팅 결과가 나왔을 때는 '이제 MLB에 가는구나' 느꼈고, 몸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응찰액에 대해서는 "금액보다 도전하는 데 있어서 적당한 거 같다"면서 "금액보다 가서 잘 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어느 팀이 최고 응찰액을 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강정호는 "나도 궁금하다. 모르겠다"면서도 "나를 제일 필요로 하는 팀에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이어 "에이전트를 통해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에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고 강속구 투수와 붙어보고 싶다" 기염

    강정호는 MLB 무대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지난달 정규리그 MVP 시상식에서 강정호는 "내년 MVP를 미국에서 타겠다"며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농담이 다분히 섞인 말이었지만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강정호는 "아시아 내야수들이 성공하지 못했는데 그런 편견을 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MLB는 타구의 질이 다르다고 하는데 한국 야구도 빠르다"면서 "꾸준히 기회를 준다면 적응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하다는 정신적인 측면, 이른바 멘탈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자세다. 강정호는 "(포스팅 결과가 나온) 어제 잠 잘 잤다"면서 "설레고 들뜨고 그런 게 없었다"고 밝혔다. "(시속 170km를 던지는) 아롤디스 채프먼(신시내티)과 붙어보고 싶다"고도 했다.

    부진할 때 극성을 부릴 현지 언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강정호는 "악성 댓글을 즐기는 스타일이라 현지 언론 공격도 괜찮다"면서 "한국에서도 욕 많이 먹었는데요 뭐"라며 웃었다.

    멘탈이 강하기로 소문난 류현진(27 · LA 다저스)에 대한 비교도 했다. 강정호는 "현진이는 생각이 없어선지 정말 강하고 잘 적응했다"고 폭소를 자아내면서도 "나도 생각이 많은 편이지만 강하다"고 자신했다.

    ▲"내가 잘 해야 향후 韓 선수들 이미지 좋아져"

    하지만 부담감이 없지 않다. 한번도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기량을 검증받지 못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추신수(텍사스)와 최희섭(KIA) 등 이전 야수들은 고교과 대학 시절 곧바로 미국으로 진출한 경우다.

    강정호는 "아시아 내야수는 대부분 안 좋게 끝났고 한국 선수로는 처음 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솔직히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처음이기 때문에 잘 해야 앞으로 진출할 한국 선수들의 이미지가 좋아진다"면서 "그래서 책임감과 부담감 같이 있고, 그런 면에서 내가 한국 야구의 미래에 있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강정호는 향후 몸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계획이다. 강정호는 "12월에 휴가를 가고 싶었는데 (각종 시상식 등) 시간이 없었다"면서 "운동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운동을 빼먹은 것 같아 불안하다"면서 "노력형이라 훈련을 안 하면 불안한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목표를 일단 소박하게 잡았다. 강정호는 "빅리그에 계속 있으면 좋겠다"면서 "일단 유격수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타율 2할6~7푼에 15홈런 정도로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새 역사에 도전하는 강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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