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된 SBS드라마 '미녀의 탄생' 출연배우 한예슬이 15일 오전 서울 신사동 한 호텔에서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3년이라는 공백기를 거쳤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감은 온전히 남았다. 배우 한예슬은 이에 대해 "자전거 타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어릴 때 타는 법을 처음 배운 후 시간이 흘러서 다시 페달을 밟아도 문제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빗댄 말이다.
15일 서울 신사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한예슬은 최근 종영한 SBS 주말극 '미녀의 탄생'을 떠나보낸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아직 촬영을 잠시 쉬는 기분"이라며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또 큰 부담 없이 즐기면서 보냈던 시간이었고 복귀작으로 선택한 것에 충분히 만족할만한 작품이 됐다고 평했다.
한예슬은 극중 유도인 출신 아줌마에서 전신 성형수술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되는 사라 역을 맡았다. 사라는 과거 그가 연기한 '환상의 커플' 속 나상실 못지않게 통통 튀는 캐릭터였다. "평범한 캐릭터보다 색깔 있고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훨씬 쉽다"는 그는 덕분에 큰 스트레스 없이 연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했다.
"남의 시선을 잘 신경 쓰지 않는다"는 한예슬은 먹방 연기나 엽기적인 표정을 짓는 장면들도 큰 무리가 없었단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상실을 뛰어넘지는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한예슬은 "나상실은 워낙 독특했고,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하지만 확실히 정신은 좀 나가 있었던 아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미녀'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 콘셉트도 마음에 쏙 들었다고 했다. 그는 "여배우가 드라마에서 미모를 마음껏 뽐내기가 쉽지 않다. 캐릭터의 직업이나 상황에 따라 화장, 옷, 메이크업 등에 제한이 많기 때문"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은 여배우로서 참 재미있었던 쇼 같은 기억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한예슬이 이번 작품에 이토록 만족하는 이유는 그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했던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그는 "공백기 이후 복귀하는 데 용기가 필요했다. 많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내가 잘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별로 들지 않았다"면서 "'미녀의 탄생'은 내가 잘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다소 느린 전개 탓에 극의 재미가 떨어졌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그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한예슬은 "사라가 좀 더 빨리 복수를 했으면 하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21회까지 극을 끌어가야 했기에 아무래도 그 시간이 늦게 보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시 찾은 배우라는 직업. 한예슬은 "마냥 욕심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며 고충도 밝혔다. 그는 "감정은 물론 육체적으로도 힘든 일이다. 배우로 살아가는 모든 분을 정말 존경한다"면서 "연기를 사랑하는 열정과 마음 없이는 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또 해답이나 공식이 있는 직업도 아니니까. 때로는 많은 관심과 채찍질도 받아야하고. 여러면에서 힘든 것 같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