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우측)이 2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유승민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하며 유 의원과 함께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28일 확정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경선 대진표에서 특징적인 점은 유승민·원유철조의 국회의원 선수(당선 횟수)가 뒤바뀌어 있다는 점이다. 원내대표 후보인 유 의원은 3선이지만, 정책위의장 후보인 원 의원은 이보다 높은 4선 의원이다.
새누리당(한나라당)에서 당대표 아래 직책이던 '원내총무'가 당대표와 사실상 동급인 '원내대표'로 격상된 2004년 이래, 원내대표보다 정책위의장의 선수가 높았던 적은 없었다.
초대 김덕룡·2대 강재섭 원내대표는 각각 5선이었고, 각각의 정책위의장은 초선 박세일·3선 맹형규 의원이었다. 3대 이재오 원내대표는 3선, 당시 정책위의장인 이방호 의원은 재선이었다.
다만 줄곧 원내대표의 선수가 높다가, 2013년 이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선수가 같아졌다. 2013년 최경환·김기현조, 지난해 이완구·주호영조는 모두 3선의원들이다.
(자료=CBS노컷뉴스 정당팀 제작)
역대 원내대표들의 선수는 3선~5선, 정책위의장의 선수는 초선~3선으로 분포돼 있다.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보다 선수가 높았던 전력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 유승민·원유철조가 당선된다면 새 역사가 쓰이게 된다.
당 관계자는 "당선자들 중 정책위의장 선수가 높았던 적이 없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낙선한 경선후보들 중에서도 정책위의장 후보의 선수가 높았던 경우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원유철 의원은 자신의 '선수 역전' 현상과 관련해 "유승민(57) 의원이 나(52)보다 연배가 위다. 지금은 한가하게 선수나 계파를 따질 때가 아니고,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것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이 정책위의장 역할을 할 수도, 내가 원내대표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 정신으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