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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역시 가족 뿐"…가족드라마가 뜬다

문화 일반

    "힘들 땐 역시 가족 뿐"…가족드라마가 뜬다

    [변이철의 검색어 트렌드 12] 가족드라마

     

    [CBS 라디오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

    ■ 방 송 : FM 98.1 (06:00~07:00)
    ■ 방송일 : 2015년 1월 29일 (목) 오전 6:38-47(9분간)
    ■ 진 행 : 김덕기 앵커
    ■ 출 연 : 변이철 (CBS 노컷뉴스 문화연예팀장)

    ▶ 오늘은 어떤 검색어 키워드를 가지고 오셨나요?

    =. 예 '힘들 때 믿을 건 역시 가족밖에 없다' 뭐 이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최근 ‘가족’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이 뜨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검색어 트렌드는 ‘가족’으로 정했습니다.

    ▶ 요즘 ‘가족끼리 왜 이래’... 이 드라마 인기가 대단하던데요?

    =. 그렇습니다. KBS 2TV에서 방영 중인 주말드라마죠. ‘가족끼리 왜 이래’가 ‘국민드라마’라는 칭송까지 받으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25일) 시청률이 닐슨 코리아 기준으로 42.2%를 기록해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같은 날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인 ‘떴다 패밀리’와 ‘내 마음 반짝반짝’의 시청률이 각각 2.9%와 2.3%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이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의 한 장면

     

    ▶ 물론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네요.

    =. 예 탤런트 유동근 씨가 30년 두부 장사를 한 아버지 차순봉 역을 맡았습니다. 차순봉에게는 2남 1녀 이렇게 세 명의 자식이 있는데요. 자식들을 ‘불효’를 이유로 법정에 세우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차순봉은 아내와 사별한 뒤에 평생을 바쳐 삼 남매를 키워왔는데 돌아온 건 자식들의 무관심과 홀대였습니다.

    또 이기적인 자식들이 집과 땅마저 탐내며 불화를 일으키자 결국 자식들을 상대로 ‘불효소송’을 건다는 줄거리입니다.

    ▶ ‘불효소송’이라 …. 재밌는 소재군요?

    =. 법률적 용어를 찾아봤더니 실제 ‘불효소송’이라는 용어는 없더군요. 엄밀히 말하면 ‘조건부 증여’에서 조건을 성취하지 못해 부모가 반환청구소송을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불효소송이 최근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노부모가 부양을 조건으로 미리 유산을 물려줬는데 자식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유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 ‘가족끼리 왜 이래’... 이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끄는 데는 이유가 있겠죠?

    =. 그렇습니다. 특히 아버지 차순봉이 위암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면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차순봉은 각혈을 하면서까지도 자식들이 걱정할까 봐 ‘암 투병’ 사실을 숨깁니다. 또 자식들도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고도 애써 모르는 척합니다. 하지만 과거 잘못했던 일들을 하나둘씩 후회하게 되죠.

    그런데 이 무거운 이야기를 신파로 풀지 않고 덤덤하면서도 때론 재밌고 익살스럽게 그린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 덕분에 여러 세대가 자연스럽게 함께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거든요.

    먼저 자식들에게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아버지의 노고와 사랑을 생각하게 합니다. 또 부모들에게는 죽음을 앞둔 아버지 차순봉의 입장에 한번 서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면서 인기를 더 끄는 겁니다.

    이미지비트 제공

     

    ▶ 자식들은 부모가 큰 병이 걸려야 그때서야 철이 드는 것 같아요?

    =.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정말 평소에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잘 해드리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드라마에는 차순봉이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나오는데... 잠시 소개하면...

    첫째는 3개월 동안 아침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기입니다. 둘째는 자식이 하루에 한 번씩 자신에게 전화해 안부 묻기. 다음은 노처녀 큰 딸을 시집보내기. 넷째는 직장 못 잡고 떠도는 막내로부터 용돈 받기. 그리고 마지막은 아들 내외랑 3개월 동안 함께 사는 겁니다.

    보통사람인 우리 부모님들의 소박한 소망이 아닌가 합니다.

    ▶ 그러고 보니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는 것도 요즘엔 쉽지 않아요.

    =. 그렇습니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가족동반식사율’을 보니까 밥 한 끼 같이 먹기가 힘든 식구들이 많더군요. 가족동반식사율은 가족과 함께 식사한 사람들의 비율입니다.

    지난 2005년 가족동반식사율은 아침이 63%, 저녁이 76%였거든요. 그런데 2013년에는 아침은 46%로 17%P가 줄었고요, 저녁은 65%로 11%P가 감소했습니다.

    해마다 계속 줄어드는 추세인데요. 정말 가족과 도란도란 함께 식사하는 것도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는 세상입니다.

    ▶ ‘식구’라는 말이 한 집에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잖아요... 그런데 요즘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도 인기더군요.

    =. 예 삼시세끼... 강원도 정선편에 이어 요즘은 대한민국에서 뱃길로 가장 먼 섬, ‘만재도’를 무대로 한 어촌편이 방송되고 있습니다.

    뭐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출연자들이 낯설고 한적한 어촌에서 식재료를 직접 구해 끼니를 해결하는 과정을 그냥 담백하게 보여줍니다. 그런데 시청자들이 여기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어촌편은 지난 금요일에 첫 전파를 탔는데 최고 시청룰이 11.9%가 나왔습니다. 이 정도면 케이블 프로그램인데도 지상파 부럽지 않은 수치입니다.

    이미지비트 제공

     

    ▶ 단순화하면 시골에 가서 그냥 밥 해 먹는 건데요... 왜 인기를 끄는 걸가요?

    =. 흔히 말하는 ‘시골 판타지’를 제대로 구현한 것이 인기 비결입니다.

    한적하고도 정겨운 시골풍경. 식구들과 손님들로 북적이는 시골집. 서로 도와가며 함께 식사를 준비하는 푸근함, 도란도란 오고가는 대화, 강아지와 염소와 같은 친근한 동물들 …. 이런 것들이 프로그램에 잘 녹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도 각박한 도심을 떠나 가족들과 시골로 가서 맘 편하게 살고 싶다” 한두 번쯤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삼시세끼’가 이런 욕망을 대리만족 시켜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프로그램 속에도 ‘가족’이라는 코드가 숨어 있는 거죠.

    ▶ 가족이나 아버지의 의미가 부상하는 건 경제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겠죠?

    =. 그렇습니다. 요즘에는 부부 맞벌이도 많이 늘었지만 그래도 가정 경제의 1차적인 책임은 아무래도 가장인 아버지에게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더 주목을 받는 것 같습니다.

    과거 IMF 경제위기 때도 이런 현상이 있었습니다. 아마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40대 가장의 애틋한 가족 사랑을 담은 소설이죠. 김정현의 ‘아버지’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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