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공습 작전 중 시리아 북부 락까에 추락해 IS에 생포된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억류하고 있는 두 명의 인질 중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47)를 먼저 살해한 이유는 뭘까?
지난달 29일 오전 IS는, "이날 일몰 때(한국시간 지난달 29일 밤 11시 30분쯤)까지 터키의 국경에서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45)와 고토 겐지를 교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요르단 조종사인 마즈 알카사스베(27) 중위를 즉시 살해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하지만 IS의 최후통첩을 요르단 정부가 거부하자, IS는 요르단 조종사가 아닌 일본인 인질 고토를 먼저 살해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관측이 나온다. 우선, IS가 조종사를 먼저 살해하지 않은 이유는 알리샤위의 석방 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IS는 알리샤위를 '감옥에 갇힌 자매'라고 부르며 석방을 요구한 바 있다.
요르단 정부는 IS의 요구에 불응하면서도 일몰 시한 직전에 "알카사스베 중위와 알리샤위의 교환에는 응할 생각"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관건은 IS가 알리샤위를 어느 정도나 중요한 존재로 보느냐 하는 점이다. 정말 맞교환할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IS가 추가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
알리샤위는 지난 2005년 11월 암만의 호텔 3곳에서 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자살폭탄테러로 사형을 선고받고 요르단에서 10년째 복역 중이다.
그런데 당시 암만 테러를 배후조종한 것은 IS의 전신인 '이라크 알카에다'였다.
요르단 당국은 당시 테러를 배후조종한 세력으로 요르단 출신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이끌던 '이라크 알카에다'를 지목했으며, '이라크 알카에다'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알리샤위는 알자르카위의 핵심측근으로 이라크 팔루자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숨진 '무바라크 알리샤위'의 여동생이다.
알자르카위도 2006년 6월 이라크에서 미국이 벌인 공격으로 숨졌으며, 현재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알자르카위의 부관(lieutenant)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면에서 알리샤위는 IS에 상징성을 갖는 인물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