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당선, 與가 靑에 등 돌린 것
-與 차기 인물 없어 국정 중심 서기 어려울 것
-최경환 문책 아니면 당청충돌 불가피
-朴리더십 와해, 레임덕 심화되는 중
-李회고록, 사정에 대한 일종의 경고
-野도 실망, 與 실패 못 살리고 있어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변화와 혁신. 과감한 인적쇄신'. 친박계 이주영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의 일성입니다. “당이 중심에 서고 대통령이 과감한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여당 신임 원내대표를 보면서 다시금 눈을 돌리게 되는 곳, 바로 야당입니다. 그런데 정작 당 대표 선거를 닷새 앞둔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들 사이에는 쇄신과 변화는 없고 경선룰로 촉발된 정면충돌만 있을 뿐이라는 비판도 있죠. 그렇다면 비박계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구성이 과연 지금까지의 당청과 여야 관계를 변화시킬 도화선이 될 수 있을 것인지, 또 야권의 자극제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데요. 이분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새누리당 전 비대 위원이시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이상돈>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유승민 의원이 이주영 의원을 84 대 65로 비교적 쉽게 이겼습니다. 이 시점에 새누리당은 왜 유승민 의원을 선택했을까요?
◆ 이상돈> 청와대와 몇몇 친박 의원들의 행태에 대해서 다수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등을 돌렸다고 봅니다. 청와대 문제는 다 아시다시피 구시대적 인물이 비서실장으로 있고, 또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십상시, 이런 사람들이 청와대를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게 아니냐 그런 인식을 줬죠. 그런 거에 대한 거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친박과 청와대에 등을 돌린 결과다, 이런 말씀인데.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 일성은 국정운영 중심에 서겠다는 것인데요. 과연 당청관계 변화가 올 수 있을까요?
◆ 이상돈> 유승민 원내대표가 그런 말을 했는데요. 저는 그렇게 과연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조금 조심스러운 관측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당이 중심이 될 수 있을까.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 같은 확실한 차기 대권 인물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는 것도 쉽지 않다고 봅니다.
◇ 박재홍> 강력한 차기대선 주자가 없기 때문에 당청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전망을 하시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무성 대표의 경우에는 또 강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고, 또 유승민 의원 투톱 체제가 당을 장악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결국 유승민 원내대표가 대다수 의원들의 지지를 받은 거 아니겠습니까?
◆ 이상돈> 물론 변화가 없다, 그런 뜻은 아닙니다. 확실한 변화는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른바 비박이라는 집단이 어떤 정체성으로서 뭉쳐진 집단이냐, 우리가 지금 그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봐요. 비박, 이럴 때는 구 정권의 세력, 이른바 친이 의원들도 많이 있고. 또 김무성 대표처럼 상당히 보수 성향의 영남 의원들도 많이 있고 이런 세력을 융합해서 한 목소리로 끌고 갈 수 있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 박재홍> 정책 이슈 관련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유승민 원내대표는 부자감세를 정상화하고 건강보험료 개편 백지화도 잘못됐다면서 개편을 당장 논의하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법인세 인상 문제도 논란 아니겠습니까? 이들 문제들을 과연 당청관계에서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 관심거리인데요.
◆ 이상돈> 과연 청와대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순수하게 협력할 것인가. 만약에 그렇게 할 것 같으면 제가 보기에는 지금까지 세금 문제를 주도해온 최경환 부총리나 안종범 경제수석은 그만둬야 하잖아요. 문책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문제가 있는데 그것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 박재홍> 경제정책 추진 과정에서 가장 갈등이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말씀하신 대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발언이 계속 각이 서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두 사람간의 충돌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 보십니까?
◆ 이상돈> 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상당히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같이 갈 수 있는가 이런 문제가 있죠. 그래서 청와대의 입장에서, 만일에 최경환 부총리 카드를 접게 되면 청와대가 완전히 백기를 드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될지, 아니면 지리한 논의만 있고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할지, 이런 것이 앞으로 전개될 상황이 아니겠습니까?
◇ 박재홍> 그렇다면, 인적쇄신 방안 관련해서도 경제팀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이상돈> 네, 사실상 증세임에도 불구하고 증세가 아니라고 거짓말하지 않았습니까? 또 하나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첫날에 비해서 어제는 톤을 좀 줄였던데요. 이른바 청와대 인적쇄신 문제도 거론을 했죠.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나 십상시, 이런 사람들을 쇄신 차원에서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왜 그럴까요? 그동안 문고리 3인방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 이상돈> 글쎄요, 그것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죠. 인사에서 운신의 폭을 줄인다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인데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 박재홍> 향후 비박지도부 체제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 어떻게 될 것인가도 지켜볼 부분 아니겠습니까?
◆ 이상돈> 장악력은 이미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새로운 국정 아젠다를 내세워서 추진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무엇보다도 국정 장악력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리더십이 사실상 와해된 게 아니냐, 이렇게 보이죠. 기자회견 때부터 그런 모습을 국민들한테 보였고.
◇ 박재홍> 신년 기자회견이요.
◆ 이상돈>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김무성 대표의 수첩파동으로 청와대가 과연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 움직여지고, 대통령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가를 잘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또한 대통령은 거기에 대해서 변화를 거부해 버렸죠. 그래서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을 주도하기는 이제는 좀 상당히 어렵다고 보죠.
◇ 박재홍> 리더십이 와해됐다, 이런 말씀인데요. 일각에서는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레임덕이 시작됐다, 이런 전망도 있습니다마는.
◆ 이상돈> 제가 보기에 레임덕은 진작에 시작된 것 같습니다. 레임덕이 심화되고 있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레임덕은 이미 작년에 국무총리를 못 구해서 정홍원 총리를 다시 재활용하지 않았습니까? 이때부터 대통령의 한계는 노출이 돼버렸죠. 그래서 레임덕은 이미 시작되었고 상당히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최악의 정부로 평가가 될 지경입니다. 재정적자는 전 정부에서 있었던 것이 더 확대될 것이고, 정치, 사회적 갈등은 더 크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지지율 하락이 문제가 아니라 국정이 실종돼 버렸다, 저는 그게 더 문제라고 봅니다.
◇ 박재홍> 지금 이완구 총리가 지명이 돼서 지금 청문회를 앞두고 있습니다마는, 이완구 총리 카드. 국정 장악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 이상돈>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이완구 총리지명자가 특정한 상징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개혁성이랄까 내공이 과연 있겠느냐에 대해서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현재 같은 상황에서 총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봅니다.
◇ 박재홍>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만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내지 않았습니까? 정치권에 또 큰 파장을 주고 있는데. 지금까지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득보다는 실을 더 많이 주고 있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 이상돈> 이명박 전 대통령한테 크게 득이 될게 있고 실이 될게 있겠습니까? 득과 실을 따질 게 있나요? 제가 보기에는 이 회고록은 여권 전체에 대해서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북한에 대한 부분 뿐 아니라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문제 등등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도 많이 있을 것 같고. 특히 대외협상에 있었던, 구체적으로 밝혀서는 안 될 부분, 아직은 공개해서는 안 될 부분도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과연 우리나라가 대외협상을 할 때 상대방 국가에서 우리에 신뢰를 보내겠는가, 이런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상식에 어긋난다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대통령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측면. 그리고 정치개입을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마는.
◆ 이상돈> 그런 부분은 아무래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어떤 경고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혹시나 박근혜 대통령이 전 정권에 대한 수사랄까 사정이랄까, 이런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 존재감을 보였다, 저는 그렇게 보고 싶습니다. 그런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 박재홍> 전 정권에 대한 일종의 경고메시지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시고. 지금 야당 상황을 좀 보겠습니다. 지금 당 대표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마는 경선 룰 때문에 보기 민망할 정도로 충돌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와 현 야권 상황,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 이상돈> 사실은 저도 TV 토론을 봤습니다. 야당의 현재 상황이 그렇게밖에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실망감이 있는데. 여당의 실패 때문에 현재 야권에 대한 지지도가 좀 올라갔죠. 이런 부분을 야권의 지도자들이 살리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이런 상황을 야권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토론회 내용을 보면 교수님 이야기도 꽤 많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공동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됐다가 결국 박영선 전 위원장이 물러나면서 교수님도 역할을 못하셨던 건데. 지금 상황 보시면 당시 비대위원장을 했어야 했다, 혹은 안 하는 게 나았다, 어떤 판단이 드세요?
◆ 이상돈> 글쎄요.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는 거북한 얘기고요. 사실 박영선 그 당시 원내대표의 의견대로 제가 그걸 했다고 해도, 문희상 비대위원장 같은 위원장보다는 아마도 새누리당의 김무성 혁신 위원장 같은 역할을 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당의 기본적인 골격을 다시 마련하고, 의사결정 절차, 정치쇄신 같은 제도개혁, 당의 진로. 이런 큰 그림을 그리는데 힘을 쏟았을 겁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당권경쟁 같은게 들어가게 되면 그런 노력이 과연 효력이 있었을까...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박재홍> 말씀하신 걸 보면, 참여 못 하신 게 아쉬운 부분도 있으신 것 같은데요.
◆ 이상돈> 글쎄요. 아쉬운 부분이 아예 없다고 하면 그것도 자기모순이죠. 저는 민심이 이미 여권으로부터 떠나고 있다고 당시에도 확신을 했고. 따라서 야권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면 오히려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