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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해외 페이퍼 컴퍼니 수사, 허탈한 수준"

    HSBC 검은돈? 지하경제 양성화 외치는 정부, 그동안 해외탈세 조사 의지 없어

    - 탐사보도협회가 밝힌 HSBC 비밀계좌, 109조원 규모.
    - 세계적 부호, 유명인들의 검은 자금 다수 포함.
    - 스위스 PB 담당 직원이 자료 유출. 실소유주 이름들도 공개.
    - 한국인 규모는 20개 계좌-230억 정도. 신원 취재중
    - 2013년 버진 아일랜드 조세회피, 명단 공개 후 추가 조사 미진해.
    - 182명 중 48명 제외한 나머지는 대면조사도 받지 않아
    - 국세청, 관세청 조사 의지 있는지 의심케 해
    - 지난해 말 나온다던 감사원 감사 결과도 아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2월 10일 (화)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용진 (뉴스파타 대표)

     

    ◇ 정관용> 국제탐사보도 언론인협회 ICIJ인데요. 여기에서 세계적인 은행이죠. HSBC은행이 ‘한국인 계좌 20개를 포함해서 전 세계적으로 부유층 10만여 계좌, 무려 109조 원 가량의 대규모 탈세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밝혀서 지금 세계적으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이 ICIJ에 소속되어 있는 뉴스타파가 지난 2013년에 ‘조세회피처로 불리는 버진아일랜드에 한국인들이 서류회사를 설립해서 조세를 회피했다’ 공개해서 논란이 있었던 바가 있는데 이번 건이 또 하나 밝혀진 셈입니다. 뉴스타파의 김용진 대표를 연결해서 이야기 나누죠. 김 대표님 안녕하세요?

    ◆ 김용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먼저 10만여 계좌 109조 원 탈세, 방조. 도대체 뭘 어떻게 했다는 이야기입니까?

    ◆ 김용진> ICIJ가 어제죠. 우리 시간으로 어제 새벽 일찍 보도한 것인데, 이것은 이제 홍콩, 상하이 은행이죠. 여기에서 내부에서 거래되어온 비밀계좌 관련정보를 전 세계 45개국 언론과 공동시장으로 내보냈는데요. 이것을 보면 이제 모두 203개국의 10만 6000명에 이르는 고객 정보가 담겨있었고요. 이 계좌에 잔액규모는 1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말씀하신 대로 약 109조 규모 되는 것인데, 여기에서 유출된 계좌정보는 크게 세 가지 종류였는데 1988년부터 2007년까지 고객과 계좌정보고 그다음에 2006년부터 2007년 사이에 이 계좌에 담겨 있던 최대 장부정보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5년도에 여기에 고객들과 HSBC 직원들 간의 대화를 메모로 남긴 그런 내용들이었는데요. 여기 보면 세계적 부호나 유명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그 다음에 이들이 이 계좌에 검은 자금을 숨겼던 그런 근황들이 굉장히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었는데 이것들이 공개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그런 세계적 부호나 유명인들이 ‘검은 자금’이라고 방금 표현하셨는데 똑같은 계좌인데 어떤 것은 검은 자금이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고 어떻게 구분하는 거죠?

    ◆ 김용진> 여기 유출된 자료의 출처를 주목하실 필요가 있는데요. 현재 HSBC 제네바에 있는 스위스지점이고요. 여기 이 지점에서도 특별히 PB라고 그러죠. 프라이빗 뱅킹 부서의 전산직원이 이 정보를 유출했는데 여기가 굉장히 좀 은밀히 관리되고 있는 계좌정보고요. 대부분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그런 페이퍼컴퍼니를 명의로 해서 개설된 것이고요. 대부분 실제 계좌의 주인들은 노출되지 않고 굉장히 은밀하게 특별한 서비스를 해 주는 그런 부서였죠. 이 부분은 대부분 재산이 실제 나온 그런 본국의 어떤 조세당국의 눈을 피해서 그쪽으로 숨겨졌던 그런 돈이라고 볼 수 있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 요약하면 페이퍼컴퍼니 이름으로 HSBC 은행 스위스지점 프라이빗 뱅킹 센터에 계좌를 개설해서 거기에 자금을 예치했는데 그 예치된 자금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실소유주를 알 수 있는, 그런 자료들이 이번에 공개가 된 것이다, 이 말인가요?

    ◆ 김용진> 그렇죠. 그 내부에 고객 관리하는 정보들이 나왔기 때문에 실소유주의 이름들이 이번에 공개가 된 거죠.

    ◇ 정관용> 그 ICIJ에 뉴스타파도 지금 소속되어 있고 정보를 같이 공유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 김용진> 네.

    ◇ 정관용> 그러면 이번에 이것을 공개할 때 뉴스타파도 한국 관련된 취재를 해서 같이 보도를 하시게 된 것입니까? 어떤 것입니까?

    ◆ 김용진> 아니요, 이번에는 저희들은 초기에는 참여하지 않았고요. 왜냐하면 한국인 관련정보가 굉장히 사실은 적었습니다, 금액도 적었고요. 아까 말씀하신대로 이제 한국인이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계좌가 있는데 20개가 발견됐는데 전체 금액은 한 213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30억 원 되는 규모죠. 그런데 이것을 금액으로 따지면 이번에 총 203개국의 정보가 나와 있는데 140위 정도 수준에 그쳤고요. 여기에 이제 여기 이웃 나라들을 보면 중국이 한 5억 달러, 일본이 한 4억 달러 나왔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한 20분의 1, 30분의 1 정도 규모였죠. 규모로는 상당히 적었고요. 그래서 초기에 참여는 안했고요. 다만 20명 중에 한 25%인 5명이 한국 여권이나 한국 국적으로 개설한 것으로 집계가 됐습니다. 저희들이 아직 인적사항은 확인 중인데, 한국 이름이 나와도 유럽 현지인, 교민일 가능성도 있고 해서 인적사항을 좀 더 정밀하게 확인을 해야 되고요. 그 관계는 ICIJ와 연락은 계속 주고받고 있습니다.

    ◇ 정관용> 혹시 확인된 한국인들 가운데 예를 들어서 재벌, 이름 있는 명망가 이런 사람들이 혹시 밝혀진 것이 있습니까?

    ◆ 김용진> 아니요, 아직 확인된 건 전혀 없고요. 저희들이 아직 확인 중입니다.

    ◇ 정관용> 추가 취재를 더 하셔야 되는 그런 상황이로군요.

    ◆ 김용진>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것은 그렇고 지난 2013년 뉴스타파가 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 법인하고 개인, 182명 명단 발표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재벌가도 있었고 대학 총장도 여럿이었는데 그래서 그 후에 지금 수사나 조사가 어떻게 어디까지 진행되어 있습니까?

    ◆ 김용진> 그때 저희들이 그때는 PTN과 CTL이라는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설립 대행업체 내부 자료가 나온 거죠. 거기에서 한국인 명단이 245명이 총 확인됐는데 저희가 182명을 발표했는데 재벌 그다음에 또 여러 유명인들이 나왔는데 초기에는 국세청이나 관세청, 금융감독원 또 검찰까지 저희들이 공개한 명단을 토대로 세무조사, 수사에 나서기는 했는데 지금 현재까지 결과를 보면 굉장히 허탈한 수준이죠.

    ◇ 정관용> 어떻게 됐는데요?

    ◆ 김용진> 2000년도에서 2003년 말에 국세청이 저희들 명단을 토대로 조세피난처 유명회사를 만들고 탈세를 한 11명을 적발을 해서 714억 원을 추징했다, 그런 내용이 하나 나왔고요. 그 다음에 관세청에서 해외 유출된 자금 규모가 약 1조원이다. 그 정도 발표가 나왔는데 지금 보면 굉장히 미미한... 그런 기관들이 제대로 수사나 조사를 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케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아니 구체적으로 명단하고 계좌하고 액수까지가 다 공개가 됐는데 추가 조사나 수사가 왜 이렇게 안 됩니까? 그만큼 어려운 겁니까?

    ◆ 김용진> 액수까지는 나오지는 않았고요. 어쨌든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시기, 이름 그 다음에 그걸 명의로 비밀계좌를 설립한 그런 정보들이 일부 나왔고 또 극히 일부지만 그런 계좌를 통해서 자금들이 오고 간 흔적들이 좀 발견되기를 했는데 대표적인 게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인 전재국 씨.

    ◇ 정관용> 맞아요.

    ◆ 김용진> 그런 게 정보인데. 그래서 이게 왜 이렇게 미진하느냐, 제대로 수사와 조사가 되느냐 이래서 작년 하반기 국감에서도 크게 문제가 됐었죠. 여야 의원들이 굉장히 질타도 하고 국세청장을 불러서 하기는 했는데 어쨌든 그 당시 국감에서 나온 내용을 보면 저희들이 공개한 182명 가운데 48명만 조사를 했다, 그런 답변이 나왔고요. 그다음에 나머지 134명에서는 대면조사도 하지 않았고 추후 조사계획도 별도로 세우지 않았다, 이런 내용들이 나왔고 48명 역외탈세 확인됐다고 했는데 실제 국세청이 검찰에 고발한 사람은 전재국 씨 포함해서 3명뿐이었죠. 그래서 굉장히 지금 미진한 수준이다,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오죽하면 감사원도 국세청이 제대로 조사했는지 감사하고 있다, 이런 보도도 있었는데 그 감사는 지금도 진행 중인 겁니까? 어떻습니까?

    ◆ 김용진> 지난해에 감사원 관계자, 실질감사를 하는 관계자와 저희 뉴스타파 취재진이 통화를 한 적이 있는데 특별감사를 했습니다. 국세청에 대한 정기감사가 있는데요. 감사의 목적은 국세청이 이의 제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가 그래서 왜 48명만 선별해 조사했는가, 이 부분에 주목해서 감사를 했다고 그러는데 실제 그 당시까지 감사 상황이 순탄하지 않고 자료만 보관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그다음에 뭐 내부에 보니까 추후 조사계획도 뚜렷하게 세워놓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감사원이 이 특별감사결과를 빠르면 지난해 11월 말쯤에 발표하기로 했는데 그것도 해를 넘기고 지금까지 상황이 아직 공식발표가 나오지는 않고 있죠.

    ◇ 정관용> 그러면 우리 김용진 대표께서는 사실 밝혀지기도 어려운 그런 자료를 노력,노력해서 탐사보도 언론인 회원들이 고생해서 한두 건 그래도 발표를 했는데 추후 조치가 지금 제대로 안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용진> 네, 그런 상태죠.

    ◇ 정관용> 그 핵심 이유,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 김용진> 기본적으로 의지가 없다고 보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왜 의지가 없을까요?

    ◆ 김용진> 글쎄요, 저희들로서는 의문이죠.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도 지하경제 양성화, 이런 얘기를 많이 했지 않습니까? 뭐 부족한 세수를 메꾸겠다. 증세 없는 복지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했는데 실제 국가적인 어젠다, 방침들 이런 것들이 실무당국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런 이유를 내세워도 잘 이해하기 힘들고요. 실제 굉장히 명확하게 일부 재벌 가입자, 오너들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서 유령회사를 만들고 그다음에 어떤 비밀계좌를 어디에 설립했다, 개설했다 이런 정보까지 나왔는데 어떤 데에는 일부하고 어떤 데는 전혀 손을 안 대고 이런 부분은 저희들은 굉장히 이해하기가 힘든 것이죠.

    ◇ 정관용> 김 대표까지도 이해하기 힘드니 우리 모두 참 이해하기 힘드네요. 한 마디로 돈 가진 사람들을 돈 빼돌리고 감추고 탈세하려고 하는 것,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만 이것을 얼마큼 차단해내느냐 하는 게 국가의 실력일 텐데, 우리 실력 아직 형편없군요. 답답합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용진>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뉴스타파의 김용진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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