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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들에게 묻다…'순봉씨'의 사랑법,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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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들에게 묻다…'순봉씨'의 사랑법, 어땠나요?

    • 2015-02-15 21:00

    ['가족끼리' 종영] 가족의 의미가 사라진 시대를 위하여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포스터. (KBS 제공)

     

    여기 한 아버지가 있다. 그는 아내와 사별하고 동네에서 두부가게를 하며 홀로 삼남매를 키웠다. 어머니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도록, 평생을 자식들에게 헌신하고 그들만을 위해 살아왔다.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의 주인공, 차순봉(유동근 분)의 이야기다.

    드라마의 중심에는 죽음을 3개월 앞둔 뜨거운 아버지의 부성애가 있다. 그렇다면 현실의 아버지들에게 자기희생적인 차순봉의 부성애와 '가족끼리 왜 이래'는 무엇을 의미할까. 직접 중년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40대 아버지의 경우

    초등학생 외동딸을 둔 직장인 변이철(47) 씨는 아내와 장모와 함께 시간 나는대로 '가족끼리 왜 이래'를 즐겨본다.

    아버지이기 전에, 그도 한 아버지의 아들이었다. 그에게 '가족끼리 왜 이래'는 아버지의 기억을 되살리는 존재다. 변 씨는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가 드라마 속 차순봉과 비슷해 드라마에 더 몰입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드라마를 보면서 4년 전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면서 "의사로부터 '아버님을 빨리 큰 병원으로 옮기라'는 말을 동생으로부터 전해듣고 펑펑 눈물을 흘리며 여의도에서 지하철로 병원으로 향했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아버지들에게 건네는 위로도 상당하다.

    변 씨는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가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아버지'라는 존재를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된다"며 "아버지에 대한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에 드라마가 그 부분을 따뜻하게 잘 짚었다"고 말했다.

    불효소송으로 인해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들에서는 단절된 가족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읽었다.

    그는 "가족들이 함께 식사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각자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불효소송을 통해 3개월동안 부모와 함께 살기, 자식들이 매일 전화걸기, 함께 밥먹기 등을 하는 모습도 코믹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고 설명했다.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아버지 차순봉 역을 맡은 배우 유동근. (삼화네트웍스 제공)

     

    ◇ 50대 아버지의 경우

    인테리어 사업자인 동형렬(53) 씨는 두 딸을 둔 아버지다. 매일같이 본 것은 아니지만 그에게 '가족끼리 왜 이래'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간 드라마에서 많이 조명받아온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동 씨는 "보통의 드라마와 달리 아버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 색달라서 보게 됐다"면서 "같은 부모라도 자식을 향한 애틋함이 다정한 엄마와 표현이 적은 아빠는 다른데 아빠의 관점에서 잘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인 그도 극중 차순봉의 상황을 한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동 씨는 "아프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식들의 앞날을 걱정하는 모습은 가장인 내가 없어지면, 무너지면 우리 가족은 어떻게 되나 생각해봤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식에게 약한 부분을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 자식들이 결혼을 해야 '다 키워서 내보냈다'라는 안심이 들면서도 걱정되고 안타까워하는 심정 등도 와닿았다"고 덧붙였다.

    ◇ 60대 아버지의 경우

    외아들을 장가보낸 유영호(60) 씨는 전형적인 무뚝뚝하고 엄격한 아버지다. 그는 '가족끼리 왜 이래'를 보며 차순봉의 부성애에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유 씨는 "평소에 표현을 잘 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자식과도 마찰이 많았다. 조건없는 사랑을 보여준 차순봉은 아버지인 동시에 어머니였다"면서 "그 모습을 보며 아직 제가 한참 부족하다고 느꼈다. 아들에게 표현도 더 많이 하고, 잘해주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특히 죽음을 앞둔 차순봉의 불효소송이 가슴 깊이 박혔다.

    유 씨는 "3개월의 생을 남긴 상황에서 돈이 아닌 '가족의 화목'을 유산으로 남겨두고 가려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극적인 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삼남매가 불효소송을 통해 변화하는 이야기도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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