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이병기 국정원장 (자료사진)
새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이병기(67) 국가정보원장은 국정 쇄신을 기대할 만큼의 참신한 카드는 아니지만 능력 면에서는 검증된 인사다.
이 비서실장 내정자는 경복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외무고시 8회로 공직에 입문한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노태우 정부에서 청와대 의전수석비서관을, 김영삼 정부 때는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을 역임했고 2002년에는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정치특보로 활동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선 공직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와 인연을 맺고 현 정부 들어 주일본대사와 국정원장이란 중책을 잇따라 맡았다.
여러 정권을 넘나들며 외교와 정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신중하고 치밀한 성격이며 전략적 사고와 정무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국제관계와 남북관계에 밝고 정무적인 능력과 리더십을 갖춰 대통령 비서실 조직을 잘 통솔해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해 대통령을 원활히 보좌하고 국민과 청와대 사이에 소통의 길을 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국정원장 재직시에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 논란 개입설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전임자를 의식해 철저한 '정치 중립'을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 내정자의 남북관계에 대한 시각이 온건파에 가깝다는 점에서 다소나마 외교안보정책의 변화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다만 이 내정자는 '정치 공작'의 음습한 기억이 남아있는 안기부 시절 2차장까지 역임했던 경력 등으로 인해 신선한 인사를 기대했던 국민의 눈높이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신 유신시대 선포" "국민 소통과 거리가 먼 회전문 인사"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력 비판했다.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경제 전문가가 새 비서실장을 맡게 될 것이란 일반의 예상과 달리 외교·안보통이 내정된 것도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RELNEWS:right}
이와 함께 최고 정보기관의 수장을 불과 9개월만에 교체한 것도 적절치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다.
김대중 정부 때 천용택 국정원장이 대선자금 발언 파문으로 7개월만에 중도하차 한 것을 제외하면, 군사정권 이후의 국정원장으로선 최단명 기록을 남기게 됐다.
서울(67) ▲서울대 외교학과 ▲주 제네바대표부, 주 케냐대사관 근무 ▲민정당 총재보좌역 ▲대통령 의전수석비서관 ▲안기부 2차장 ▲이회창 대선후보 정치특보 ▲여의도연구소 고문 ▲주일대사 ▲국정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