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훈련에 나선 원주소방서 소방차량 (사진=원주소방서 제공)
원주시가 원주 혁신도시 인근 강원도 도유지의 특정 드라마제작사 매각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앞서 해당 부지로 이전이 결정된 원주소방서의 위치 변경을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드라마 단지 조성은 관광행복도시를 만들고 대규모 중국관광객 유치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부순환로에 접한 부지에 신축예정인 소방서 부지는 도유지 재산가치와 토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뒷부분으로 이전 변경하면 우려하던 잔여 도유지 활용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원주소방서는 건물이 노후되고 원주 혁신도시 등 신도시 확충에 따른 소방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주 혁신도시 인근 도유지로 이전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도가 소방서 예정지 옆 도유지를 드라마제작사에 매각하려하면서 소방차 출동 등에 따른 촬영지로서의 부적합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대로변에 소방서에 이어 드라마제작사 본사까지 이전하면 나머지 도유지의 활용도가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원 시장의 발언은 개발 가능성이 높은 도유지에 대한 특혜 매각 논란과 함께 불거진 드라마제작사 입지로서의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대안으로 풀이된다.
시 관계자는 "소방서 위치가 변경되도 10초에서 20초 정도 밖에 출동시간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소식을 접한 강원도의회 의원들은 이같은 발상은 시민들의 안전을 등한시한 조치라며 반발했다.
임남규 강원도의원은 "당초 원주소방서를 대로변에 배치한 것은 1분, 1초라도 신속하게 출동해 시민안전을 담보하라는 취지였다"며 "특혜 매각 논란까지 빚고 있는 특정 드라마제작사 유치가 시민들의 안전보다 중요할 순 없다"고 반대했다.
최성현 강원도의원도 "두 차례나 도의회에서 부결된 도유지 매각에 원주시장이 나서 매각을 운운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이미 많은 드라마세트장이 관광자원이 아닌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을 행정에서만 간과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 역시 "원주소방서 위치는 이미 도의회 승인까지 받은 사항에다 대로변에 위치해야 위급 상황에 적시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위치가 변경되면 출동 여건이 후퇴될 수 밖에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도는 원주시 반곡동 옛 종축장부지 9만 2,408제곱미터 가운데 4,863제곱미터 부지를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라 외국인투자기업인 특정 드라마제작사와 수의계약을 이달 중 체결할 예정이다. 인접한 3만 329제곱미터를 10년간 드라마 야외세트장과 부대시설용으로 임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강원도의회 안에서는 강원도가 매각하려는 부지는 혁신도시와 원주시내 사이에 위치해 개발가능성 높다며 공매나 공영개발, 전문가 평가를 받아 도유지의 이익 극대화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원들은 대신 오는 10월 계약이 만료돼 강원도로 반환되는 원주 드림랜드 부지를 대체지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