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자료사진)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를 또다시 내리면서 1%대 기준금리 시대를 열었다.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 부양정책 효과가 미진한 상황에서 경제활성화가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다.
환율전쟁이란 말이 나올만큼 전세계적인 금리 인하 추세속에 우리만 동결기조를 유지하기도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전격적인 이번 금리 인하에 대해 기대만큼 우려도 있다.
우선 돈을 풀어도 돈이 돌지 않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가 설득력있게 제기된다.
또 소비와 투자가 부진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것이 금리가 높아서 그런 것인가는 반문도 나온다.
가시권에 들어온 미국의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건 당연히 제기되는 우려이다.
가장 큰 것은 그러쟎아도 위험 수위까지 올라온 가계부채문제다.
최경환경제팀의 부양정책이 본격화된 지난해 중순이후부터 급증해온 가계대출 규모가 1,100조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이번 금리 인하가 들끓고 있는 가계부채에 기름을 끼얹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금리 인하문제로 고민하던 한국은행은 마침내 정부정책 기조에 맞춰 인하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은이 정부를 비롯해 여권, 일부 언론의 강력한 압박 속에 금리 동결을 고수하기 쉽지 않았았을 것이란 점을 이해한다.
일단 한은의 금리인하가 수출기업의 대외 경쟁력을 강화시켜 수출 증대로 이어지고 시중에 돈이 돌아 움츠러던 우리 경제에 선순환구조를 회복시켜 주길 기대한다.
그렇지만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이 있다.
손바닥 뒤짚듯 하는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되살아나는 미국경기와 유가 하락을 근거로 들면서 올해 우리경제가 분기별로 1%대 내외의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불과 두달전에 한은이 내놓은 전망인데 이번에 이를 스스로 뒤집었다.
또 정부에 이어 정치권 일부마저 대놓고 한국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현실에서 한은의 독립성은 훼손을 당하고 말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