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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욕심 살짝 감춘' 삼성화재 출신 세 감독

농구

    '우승 욕심 살짝 감춘' 삼성화재 출신 세 감독

    "다들 잘 해봅시다." V-리그 남자부 우승팀은 어디일까. (자료사진=KOVO)

     

    V-리그 남자부는 최근 몇 년간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이 정해져 있었다. 삼성화재의 챔피언결정전 7연패 속에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이었다.

    그런데 2014~2015시즌은 확 달라졌다. 삼성화재가 변함 없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가운데 나머지 두 자리의 주인이 바뀌었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떨어지고,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덕분에 삼성화재에서 스승과 제자로 한솥밥을 먹은 사령탑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한국전력에서 코치와 선수로, 삼성화재에서 감독과 플레잉코치로 함께 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 역시 삼성화재에서 신치용 감독과 신영철 감독을 스승으로 모셨다.

    18일 열린 V-리그 미디어데이. 2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온 세 감독 사이에는 훈훈한 기류가 흘렀다. 단호하게 "우리가 우승"을 외쳤던 여자부와 달리 우승에 대한 욕심을 살짝 감췄다.

    신치용 감독은 "삼성화재 창단 멤버들로 오늘이 있기까지 삼성화재를 만든 사람들이다. 내가 잘 해서가 아니라 이들에게 얹혀서 왔다"면서 "다른 팀 감독에게 미안하지만, 이왕이면 나와 오래했던 사람에게 졌으면 좋겠다. 언젠가 지기 마련인데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더라도 기분 좋게 물러날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하다"고 두 제자를 응원했다.

    김세진 감독도 "두 감독님들은 스승이자, 배구 인생에 가장 큰 도움이 됐던 분들이다.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고, 신영철 감독 역시 "신치용 감독에게 사석에서는 선생님이라고 하면서 편하게 이야기한다. 김세진 감독 역시 세진이라고 부른다. 특히 코치를 안 하고도 성공한 것 보면 신치용 감독님 밑에서 잘 배운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그래도 서로의 장단점은 있는 법.

    신영철 감독은 "꼭 한 자리를 꼽으라면 그나마 전광인 자리에서는 송명근(OK저축은행)보다 낫다. 삼성화재보다 나은 것도 전광인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세진 감독과 신치용 감독은 여전히 말을 아꼈다. 김세진 감독은 "두 팀 보다 나은 것은 댄스 뿐"이라고 멋쩍게 웃었고, 신치용 감독도 "세터하고, 외국인 선수는 낫다기보다 별로 밀릴 게 없다. 센터는 비슷하고, 나머지는 조금 밀리지 않나 싶다. 한국전력은 간단치 않은 팀이다. 김세진 감독도 나은 게 없다고 했지만, 감독 중에서 키도 가장 크고, 잘 생겼으니 그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OK저축은행이나, 한국전력이나 서로를 넘어야 스승이 이끄는 삼성화재에 도전할 수 있다.

    김세진 감독은 "딱 잘라서 말하겠다. 신치용 감독님은 대상이 아니다. 한국전력을 넘어야 엄포라도 놓을 수 있다"고 말했고, 신영철 감독도 "일단 OK저축은행이 급선무다. 정규리그에서 우리가 밀렸다.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서로 욕심을 살짝 감췄지만, 스승 신치용 감독은 마지막 순간에 제자들에게 '양보'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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