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시절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해명과 달리, 정부가 직접 특정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투자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야당의원들의 해외 현지 시찰 결과 드러났다.
해외시찰은 마치고 새정치민주연합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18일 브리핑을 통해 "최경환 부총리와 산업부는 구체적 투자 결정에 정부가 개입한 일이 없다고 반복해 주장했지만, 이라크 사업에서 구체적인 사업 투자를 정부가 직접 개입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야당 특위 위원들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이라크 유망 광구 2곳에 대한 7000억원 규모의 투자 제안을 받고 사업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이라크 현지 법인 담당자는 이 광구들에 대해 '매우 탐나는 광구'라고 밝혔다. 이에 석유공사 의사회 의결을 거쳐 사업투자를 적극 추진했지만 지경부에서 반대에 막혔다.
애초 석유공사는 5개 광구에 SOC(사회간접자본) 패키지 형태로 참여했지만 유전이 발견된 곳은 2곳뿐이어서, 투자 금액을 낮추고 두 곳만 참여할 방침이었다.
당시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에 동의하고 대신 SOC 패키지 형태가 아닌 현금을 요구했다. SOC 패키지는 현금을 주는 대신 도로 등 인프라 시설을 지어주는 형태다.
하지만 지경부는 "현금을 주는 것은 안된다"는 취지로 사업을 승인해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특위 위원들은 "이는 구체적인 사업의 진행에 대해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최 부총리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라며 "매우 구체적인 사안까지 정부가 개입했으며 이로 인해 현장 전문가들의 판단과 다른 의사결정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조사에 나선 특위 위원들은 이라크·마다가스카르·캐나다·멕시코 등 현지 광구에서 모두 추가손실이 불기피한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구 사업에 대해선 현지 경영진도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올해 정상생산에 돌입하면 "더 이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었다. 하지만 니켈 판매가격이 생산가격(톤당 24000달러)보다 낮은 14000달러에 형성돼 있어 2020년까지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이 사업은 증자를 통해 사업비가 3조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급증했지만, 현지 법인에 대한 재무·회계 전문가 파견은 지난해 7월에서야 이뤄져 관리·감독도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위 관계자는 "전문가를 보냈지만 이미 재무건전성은 악화됐고 수천억원의 묻지마식 보증과 채무연장이 이뤄진 뒤였다"고 말했다.
멕시코 볼레오 동광 사업도 올 1월에 처음으로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지만, 정상생산이 가능한 올 7월까지 매달 200억원의 운용비 조달 계획이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