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양동근이 18일 오후 울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LG와의 1차전에서 골밑 득점을 노리고 있다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팀은 1차전을 앞두고 오랜 휴식에 따른 경기 감각 저하를 걱정한다. 그러나 2014-2015시즌 정규리그 챔피언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감각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그에 대한 걱정보다는 지금은 쉬는 게 더 큽니다"
모비스는 정규리그 우승을 위해 벤치의 활용폭을 줄이고 주전급 선수들을 중용하는 시스템으로 한 시즌을 달려왔다. 특히 양동근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유재학 감독은 정규리그 막판 "양동근이 신체적으로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지친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규리그는 지난 7일에 끝났다. 모비스는 11일 만에 다시 코트에 섰다. 어느 때보다 바빴던 작년 남자농구 대표팀 일정에 정규리그까지 쉼 없이 달려온 양동근에게는 꿀맛같은 휴식이었다.
18일 오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양동근은 마치 한 마리의 야생마 같았다.
양동근은 적극적으로 자기 공격을 시도했다. 속공 기회에서 과감하게 슛을 던졌고 주무기인 풀업 점퍼는 굉장히 위력적이었다.
양동근은 1쿼터에만 14점을 올렸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포함해 프로 데뷔 후 자신의 첫 쿼터 최다득점 신기록이다.
양동근은 1쿼터에서 야투 6개를 던져 5개를 성공시켰다. 3점슛도 1개가 있었다.
LG는 2쿼터 들어 양우섭을 투입했다. 작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양동근을 상대로 '페이스 가딩(face guarding)'을 선보였던 양우섭이다. 그래도 양동근은 2쿼터에서 슛 4개를 던져 2개를 넣으며 4점을 보탰다.
양동근의 전반전 득점은 18점. 역시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자신의 최다득점 신기록이다.
모비스 구단 역사상 플레이오프에서 양동근보다 많은 전반전 득점을 기록한 국내 선수는 없다.
모비스의 전신인 부산 기아 시절에는 있었다. 김영만 현 원주 동부 감독이 28점(1997년)으로 최다 기록을 갖고 있고 허재 전 전주 KCC 감독이 22점(1998년)으로 뒤를 이었다.
LG에서는 유병훈의 전반전 분전이 돋보였다. 매치업 문제 때문에 고양 오리온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활약이 저조했던 유병훈은 2쿼터까지 16점을 터뜨렸다. 야투성공률(6/6)과 자유투성공률(4/4) 모두 100%.
유병훈은 총 21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전반전 득점과 최종 득점 모두 자신의 플레이오프 최다 기록이지만 모비스가 86-71로 승리하면서 빛이 바랬다.
양동근은 총 28점 5어시스트 4리바운드를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28득점은 자신의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득점에 4점 모자란 수치다.
한편, 플레이오프 역사상 전반전 최다득점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2000-2001시즌 서울 삼성의 우승을 이끌었던 아티머스 맥클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