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중단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였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같은 날 오후 서울로 오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무상급식에 대해 상반된 의사를 보였던 문 대표와 홍 지사는 비행기 좌석도 공교롭게 문 대표는 '이코노미석', 홍 지사는 '비즈니스석'으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18일 문 대표는 홍 지사와 면담 뒤 급식 자원 봉사 등 일정을 마치고 6시에 예정된 한·몽 수교 25주년 기념 사진전 행사 참석을 위해, 홍 지사는 이날 오후 9시 30분 시사프로 생방송 출연을 위해 부산에서 김포로 향하는 5시 30분 비행기에 올라탔다.
비즈니스 석을 예약한 홍 지사는 비행기 앞 쪽에 자리를 잡았고, 이코노미 석을 예약한 문 대표는 홍 지사보다는 자리가 뒤 쪽이었다.
이 때문에 문 대표가 예약된 좌석에 앉기 위해서는 홍 지사의 자리를 지나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벽에다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다시 만날 일이 없다"고 소감을 밝힌 두 사람은 5시간만에 비행기 안에서 마주했다.
문 대표는 홍 지사에게 "또 뵙게 됐다"는 인사를 건넸고 홍 지사는 문 대표에 "이제 올라가시느냐"고 답하는 선에서 이들의 두 번째 만남은 끝이 났다.
앞서 가진 회동에서 홍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 근거로 재정 부족을 들었고, 문 대표는 재정문제 보다는 지도자의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문 대표가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데 대해 당의 한 관계자는 "당 내 규정에는 비행기 이용 등급에 대해서는 따로 규정이 없지만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의 비즈니스석 이용과 관련해 경남도청 관계자는 "늘 비즈니스석을 이용하지 않는다. 지사님이 피곤하시다고 할 때 비즈니스석을 예매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공무원여비규정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은 차관급 예우를 받기 때문에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이날 저녁 홍 지사는 TV조선의 시사프로인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당 대표가 현지에 찾아갈 경우에는 문제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간다"라며 "문 대표는 문제해결의 의지보다 자신의 지지층을 모으기 위한 '무상급식쇼'를 하러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홍 지사는 19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 날 오후 2시 40분쯤에 경남도의회에서는 무상급식 중단 결정에 쐐기를 박는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가 통과됐다.
같은 시각 도의회 앞에서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학부모 등 500여 명이 조례 제정 반대 집회를 여는 등 갈등이 증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