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렸을까, 안 흔들렸을까." 기업은행 채선아(왼쪽)와 현대건설 폴리에 대한 양 팀 사령탑의 생각이 다소 엇갈렸다. (자료사진=KOVO)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를 앞둔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키 플레이어는 채선아(기업은행)와 폴리(현대건설)였다. 물론 둘의 역할은 180도 다르지만, 둘이 흔들리냐, 흔들리지 않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오가기 때문에 양 팀 감독이 '흔들어야 할 선수'로 지목했다.
일단 20일 열린 1차전은 기업은행의 승리로 끝났다.
그렇다면 채선아는 흔들리지 않았고, 폴리는 흔들렸을까? 물론 정답은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양 팀 감독의 생각이 완벽하게 엇갈렸다.
먼저 패장 양철호 감독은 졌지만, 경기 내용에는 만족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시작 전부터 강조했던 채선아 공략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양철호 감독은 "채선아 공략은 잘 됐다. 서브 폭탄을 맞으면서 리듬도 잃고, 힘들어했다. 우리가 생각한 만큼 흔들렸다. 이런 말을 하기는 그렇지만 고마웠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정철 감독의 생각은 반대였다. 물론 4세트 막판 서브 리시브 실수를 했지만, 큰 무리는 없었다는 판단이다. 이정철 감독은 "채선아는 잘 했다. 물론 마지막에 양효진에게 서브 에이스 하나를 내준 것은 빼고"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록은 어땠을까. 채선아는 이날 무려 54개의 리시브를 받았다. 그 중 24개가 세터에게 정확히 전달됐다. 성공률은 44.44%. 시즌 성공률 46.61%와 큰 차이는 없었다.
반대로 폴리에 대해서 이정철 감독은 "정규시즌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철 감독은 "폴리가 전반기와 많이 차이가 났다. 무게감이 있는 공격은 해주지만, 공이 나쁘면 범실을 한다. 서브 안정감도 많이 떨어졌다. 폴리가 전반기처럼 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철호 감독의 생각은 또 달랐다. 양철호 감독은 "폴리가 결정적일 때 때려줬다. 오히려 데스티니가 결정적일 때 미스가 많았다. 폴리는 결정적일 때 미스가 없었다. 두 외국인 선수를 따지면 폴리가 더 낫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폴리는 1차전에서 양 팀 최다인 35점을 올렸다. 하지만 공격성공률은 36.9%에 그쳤고, 범실을 17개나 범했다. 데스티니는 34점과 공격성공률 38.5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