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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민 "이순신 리더십 있었다면 세월호도"

문화 일반

    김한민 "이순신 리더십 있었다면 세월호도"

    갈등과 반목 심각, 이순신 장군 필요한 시대

    - '명량' 프리퀄 '명량:회오리 바람을 향하여' 5월 7일 개봉.
    - 수군 재건 이야기, 명량해전 의미 색다른 각도로 다뤄.
    - 감독과 배우 출연해 수군 재건로 함께 걷고.
    - 역사적 구성물도 들어간 다큐 무비.
    - 이순신 리더십은 의무감 아닌 마땅함과 의리, 사명감.
    - 명량, 세월호 참사 전 진도 앞바다에서 촬영.
    - 이순신 리더십이라면 세월호 후속처리 합리적, 신속했을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4월 13일 (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한민 (영화 감독)

    ◇ 정관용> 영화 명량, 우리 국민 두 세 명 가운데 한 분씩은 다 봤습니다. 김한민 감독이 만들었는데요. 이번에 ‘명량: 회오리바다를 향하여’라는 다큐 영화를 다시 또 들고 왔네요. 어떤 이야기를 담아냈는지 또 왜 이순신 장군에 다시금 주목하게 됐는지 김한민 감독 만나봅니다. 명량의 감독, 김한민 감독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한민>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최종 집계 몇 만명이죠?

    ◆ 김한민> 1,760만명은 넘은 것 같은데요. 정확한 집계는 저도...

    ◇ 정관용> 1,760만... 처음에 이거 만들면서 이런 숫자 머릿속에 떠올랐었습니까?

    ◆ 김한민> 아니요. 전혀 이런 숫자가 떠오르지는 않았어요. 다만 그런데 영화가 기본적으로 실패하지는 않을 거다, 이런 생각만은 있었죠.

    ◇ 정관용>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온 겁니까?

    ◆ 김한민> 이순신 장군을 다루는 영화이고 그리고 영화를 재미있게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 정관용> 이순신 장군 하면 우리 국민 모두가 영웅으로 생각하는, 우선 그 소재 자체가 좋다. 그리고 내가 재미있게 만들겠다?

    ◆ 김한민> 소재 자체가 부담스러웠습니다.

    ◇ 정관용> 부담스럽다. 함부로 도전할 수 없죠, 사실은.

    ◆ 김한민> 부담스러웠지만 이 이야기는 이 시대에 꼭 하면 좋겠다. 다만 어떻게 영화를 보는 분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 관객 분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그것은 해전이다. 그리고 해전을 잘 다루고 잘 내가 성심을 다해서 만들면 결과는 절대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있었던 거죠.

    ◇ 정관용> 이순신 장군, 이 시대에 꼭 이 이야기를 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하셔서 이순신 장군을 착목한 거예요?

    ◆ 김한민> 그 생각이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가 사실은 힘들잖아요.

    ◇ 정관용> 힘들죠.

    ◆ 김한민> 그래서 살아가는 것도 힘들고 그리고 또 힘들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 보니 서로 갈등과 반목이 굉장히 심각한 수준의 지금 어떤 세태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한민> 그런 시대와 세태에서 우리 장군님이 다시 한 번 활약을 해 주시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품어왔어요.

    ◇ 정관용> 이순신 장군은 무엇이기 때문에?

    ◆ 김한민> 우리나라 사람들 그리고 우리 민족이 다 좋아하는 그리고 굉장히 또 사모하는, 흠모하는 분이잖아요. 거기엔 또 그만한 이유가 있잖아요. 나라를 구하셨고 그 인품이나 사람됨이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그리고 또 사람들도 어려운 국난에서 이끌고 했던 지점들이 사실 이 시대에 다시 필요한 그런 분이 아닌가. 그래서 죄송하지만 다시 이 시대에 부활해 주셨으면 해서.

    ◇ 정관용> 흔히 지금 말씀하신 인품, 사람됨, 국난에서 국민들을 하나로 모아서 나라를 구하고, 이것을 리더십이라고 보통 말하는 거잖아요. 그렇죠?

    ◆ 김한민> 그렇게 볼 수 있죠.

    ◇ 정관용>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우리 김 감독은 어려운 주문인데 한 마디로 뭐라고 말해야 돼요? 어떤 리더십?

    ◆ 김한민> 장군님의 리더십은 어떤 의무감에서 나온 것 같지는 않아요. 내가 이렇게 이끌어야 한다라든지 이런 게 아니라 장군님이 가지는 마땅함 내지는 백성들에 대한 의리, 영화 속에도 나오는 표현이지만 본인이 느끼는 어떤 마땅함과 의리로서 표현되는 사명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에 장군은 본인의 목숨 그리고 또 전쟁에서 본인이 심지어는 어떤 나라의 임금에게서도 굉장히 시기와 버림받는 입장에서도 그 어떤 사명감이 본인을 그렇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런 전투로 이끌지 않았나. 그래서 승리까지 얻어내는 이러한 부분들이 지도층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 모든 사람들에게 지금 통용되는 그리고 또 본받고 싶어 하는 그런 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권력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난 국민을 위해, 국민과의 의리를 위해 내야 해야 할 일은 한다, 그런 거 말이죠. 위의 눈치 안 보고.

    ◆ 김한민>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우리 국민들과 소통시켜야 되겠다. 그러자면 해전이다. 그건 또 왜 그렇습니까?

    ◆ 김한민> 왜냐하면 요즘에 사실은 괴리가 심해요. 세대 간의 괴리도 굉장히 심하고 세대 간의 반목과 갈등도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럼요.

    ◆ 김한민> 그런 지점에서 이순신 장군님을 그냥 장군님의 어떤 인품으로만 불러내면 요즘 특히 젊은 세대들하고 소통이 안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감화, 감복이 쉽게 안 오죠.

    ◆ 김한민> 그렇죠. 뭔가 이렇게 흔히 말하는 재미있게 또는 뭔가 울림을 가지고.

    ◇ 정관용> 심쿵 해야 되는데.

    ◆ 김한민> 맞습니다.

    ◇ 정관용> 저도 요즘 말 많이 압니다.

    ◆ 김한민> 그러다 보니 해전을 재미있고 박진감 있게 긴장감과 박진감을 가지고 좀 재미있게 만들어주면, 영화를 그렇게 보고 나면 그다음에 관객들이 ‘아, 저런 이순신 장군이 우리나라에 정말 계셨단 말이야? 저런 분이 계셨어?’ 하고 찾아보기도 하고 생각하고 또 서로 간에 토론하기도 하고 이렇게 되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좀 가졌던 거죠.

    ◇ 정관용> 억지로 뭐 좋은 이야기를 주입하기보다 재미있게 보고 나면 몰입해서 남기고 느끼는 게 있다.

    ◆ 김한민> 네.

    ◇ 정관용> 그런데 그야말로 대박을 친 거네요.

    ◆ 김한민> 네, 감사하면서도 또 굉장히...

    ◇ 정관용> 놀라운 숫자예요, 사실.

    ◆ 김한민> 부담스럽기도 하고 어떤 계시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어떤 계시요?

    ◆ 김한민> 이순신 장군의 어떤 지점을 국민들이 굉장히 염원하고 있구나. 그리고 이런 염원과 장군을 찾는 이런 느낌들이 좀 지속적으로 계속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그다음에 굉장히 강하게 들었어요. 그러면서 그 일환으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이순신 장군의 정신 이어받기, 그런 어떤 모임이나 그런 활동들, 이런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싶어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 직전에 수군재건하던 이야기거든요. 12척이지만.

    ◇ 정관용> 이순신 장군한테 완전히 홀딱 빠지셨군요?

    ◆ 김한민> 예전부터 빠졌고요. 계속 빠져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러면 본격적으로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가 프리퀄?

    ◆ 김한민> 그렇죠.

    ◇ 정관용> 프리퀄이라는 게 뭐예요?

    ◆ 김한민> 프리퀄은 어떤 영화의 전사. 그러니까 전 이야기.

    ◇ 정관용> 명량의 전 이야기?

    ◆ 김한민> 그렇죠. 이순신 장군이 12척을 가지고 300척이 넘는 적선을 격파한 해전으로 우리가 명량해전을 기억하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김한민> 그런데 그 12척도 얼마나 구하기 힘들었고 단 한 번 전투를 치를 수 있는 그 12척도 참 재건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명량해전에 대해서 약간의 좀 과장 아니냐. 심지어는 이웃 나라에서는 그 해전은 우리가 승리한 해전이다라는 이야기까지.

    ◇ 정관용> 왜곡까지 했죠.

    ◆ 김한민> 역사 왜곡에서는 그런 지점들이 있어서 아, 이거를 프리퀄 영화로써 수군재건하던 이야기를 하면서 전체적인 전황을 또 살펴보면서 명량해전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를 다른 각도로 한번 짚어주면 또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 정관용> 그런데 그걸 극영화 방식으로 할 수도 있는데, 보통 흥행대작들도 보면 예를 들면 슈퍼맨, X맨 이런 영화들도 2편, 3편 막 나오다가 갑자기 그 옛날이야기, 다시 영화 나오고 그러더라고요. 이것도 그렇게 극영화로 할 수 있는데 이번엔 다큐영화라는 형식을 빌리셨어요. 그 이유는 뭡니까?

    ◆ 김한민> 이거는 좀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명량해전을 다른 시각으로 다루어야 되는 지점이 있었기 때문에 수군재건의 프리퀄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명량해전을 우리가 새롭게 보자. 다시 말해서 명량 드라마에서는, 그러니까 우리가 봤던 명량에서는 전투로서의 명량의 승리를 봤다고 한다면 이제 이 명량 프리퀄인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에서는 명량을 전체적인 전황 속에서 이 해전이 어떤 중대한 의미와 그리고 우리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지점에서 이 해전이 정말 아, 이렇게 아름다운 전투였구나라는 것을 볼 수 있게끔 가는 그런 의미를 갖고 있죠. 그래서 프리퀄 앞에 어떤 이야기만을 다루는 게 아니기 때문에.

    ◇ 정관용> 명량해전도 다루고 다 포함된다?

    ◆ 김한민> 그렇죠. 그래서 이렇게 다큐 영화라는 형식을 빌리게 됐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안 돼요? 다큐 영화라고 꼭 불러야 합니까?

    ◆ 김한민> 왜냐하면 여기에는 역사적인 구성물이 굉장히 재미있게 그리고 흥미진진하게 배치되어 있어요.

    ◇ 정관용> 어떻게 들어가요, 그게?

    ◆ 김한민> 지금 현재 감독과 3명의 배우가 같이 걷거든요. 제가 직접 출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군재건의 길을 걸으면서 과거를 계속 교차적으로 보여주죠.

    ◇ 정관용> 여기가 옛날 뭐 하던 곳이야.

    ◆ 김한민> 하면서 전체적인 전황을, 당시 일본군들은 이때 이순신 장군을 이렇게 긴박하게 쫓고 있었어, 이런 부분에서 구성물들이 들어가는 거죠.

    ◇ 정관용> 그 당시 전투장면 같은 게?

    ◆ 김한민> 전투장면도 들어가고.

    ◇ 정관용> 그러면 실제로 배우들이 나와 연기하는 극영화 형식으로 들어갑니까?

    ◆ 김한민> 구성물로서 컴퓨터 그래픽.

    ◇ 정관용> CG로?

    ◆ 김한민> 네. 그리고 여러 가지 정황들에 대한 인터뷰도 있고 그리고 더 큰 것은 이거를 컴퓨터 그래픽의 구성물로서 보여주는 아주 스케일감도 있어요. 재미도 있고요.

    ◇ 정관용> 그냥 다큐멘터리가 아니네요, 그러니까. 흔히 재연 장면, 이런 것 있잖아요. 역사적인 옛날이야기를 배우들이 나와서 재연하고 그렇잖아요. 그런 것 우리 많이 봤거든요, TV에서도. 그런데 재연배우들이 나와서 하는 그게 아니라 CG 같은 걸로 웅장한 해전도 보여주고 그런 게 간간이 들어가면서 내레이션도 들어가고.

    ◆ 김한민> 육전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정관용> 육전도 또 보여주고.

    ◆ 김한민> 그래서 그런 다큐멘터리하고는 완전히 다르다라는 지점에서 그러면 다큐 영화, 다큐 무비라고 하자. 이렇게 개념정리를 세웠겠죠.

    ◇ 정관용> 감독님하고 세 명의 배우가 같이 걷는다. 누구누구가 걸었어요?

    ◆ 김한민> 이순신 장군이 탔던 대장선의 세 배우인데요. 거기에 준사 역할로 나왔던 일본인 배우, 오타니 료헤이라는 친구가 이번에 참여했고요. 그리고 송희립, 나대용, 이런 유명한 장수들. 송희립에 이해영 그다음에 나대용에 장준녕이라는 배우가 같이...

    ◇ 정관용> 이순신 장군은 왜 같이 안 걸으시겠대요? 최민식 씨는?

    ◆ 김한민> 그거는 감독이 직접 설명하면서 걷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 정관용> 아, 이순신 역할을 하셨구나.

    ◆ 김한민> 뭐 일종의 그런 셈이죠. 그러면서 같이 걸었죠.

    ◇ 정관용> 그냥 걷기만 하면서 내레이션만 한 거예요? 연기도 합니까?

    ◆ 김한민> 걷다 보니까 참 할 말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장군에 대해서 할 말도 많고 당시 어떤 전황에 대해서 할 말도 많고 또 그 지역에 가면 이순신 장군의 이때 이런 에피소드 있었지 하면서 또 할 말도 많고 참 할 말이 많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원래 처음에 너무 할 말이 없어서 무슨 구성작가 분이 써줘야 되는 게 아니냐 싶을 정도로 걱정을 했는데 정말 할 말이 많더라고요. 오히려 추스르기에 바빴습니다.

    ◇ 정관용> 대본은 없었습니까?

    ◆ 김한민> 네, 구체적인 대본은 없었습니다.

    ◇ 정관용> 수군재건로를 걸으셨다. 이게 보니까 1234km나 된다고 그래요. 이건 무슨 길이에요?

    ◆ 김한민>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 직전에 사실은 권율장군의 도원수부가 있던 합천 초계라는 곳에 계셨어요. 왜냐하면 거기에서 백의종군 하던 시기였으니까 위수 지역이라고 하죠. 그 지역을 벗어날 수 없는 거죠. 거기에서 원균이 칠천량에서 대패한 소식을 듣게 돼요. 그러면서 권율장군이 와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라고 상의를 하죠. 이순신 장군이라고 대책이 있겠습니까?

    ◇ 정관용> 혼자 있는데.

    ◆ 김한민> 지금 가슴은 찢어지고 그 아껴왔던 6년 동안 알뜰히 모았던 수군과 물자들이 다 없어진 판국에.

    ◇ 정관용> 한방에 패퇴했는데? 원균 때문에.

    ◆ 김한민> 그러다 보니까 내가 좀 둘러보고 방책을 말씀드리겠다라고 권율장군에게 이야기를 하죠. 그러면서 걷기 시작한 그 길입니다. 그래서 이제 처음에 노량으로 가시죠. 지금은 남해도가 있는 거기에서 패퇴한 장수들을 만나요. 살아남은 장수들이 있을 것 아니에요?

    ◇ 정관용> 그렇죠.

    ◆ 김한민> 그 사람들에게 그 상황을 듣고 그리고 더 할 말이 없어지시죠. 그러면서 삼도수군통제사에 임명됩니다. 그리고 바로 강행군을 하시면서 전라도 지역으로 어떻게 사람도 만나고 물자를 모을 것인가 상의도 하면서 저기 진도 벽파진까지 걷게 되시죠. 그런 과정이 바로 그 수군재건의 길입니다.

    ◇ 정관용> 그게 1234km나 돼요?

    ◆ 김한민> 네.

    ◇ 정관용> 한마디로 완전히 패퇴한 당시의 수군의 현황을 파악하고 새롭게 군사를 모을 수 있는지 또 물자를 동원해서 배를 지을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일일이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사람들 모으고 물자 모으고 이러느라고 다니셨던?

    ◆ 김한민> 맞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모으지를 못하세요. 왜냐하면...

    ◇ 정관용> 12척밖에 안 됐잖아요.

    ◆ 김한민> 전황이 너무 긴박했거든요. 왜군들하고 뒤섞여 있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 정관용> 그렇겠죠.

    ◆ 김한민> 왜냐하면 남서해안을 철저하게 막고 있었던 한산도가 뚫려버렸으니까 그다음부터는 왜군들이 그래서 곡창지대인 전라도 지역에 침범하기 시작하죠, 6년 만에. 왜군들이 그렇게 갈망하던 그 땅을 침범하기 시작하고.

    ◇ 정관용> 사실 그 당시에 그 남해 바다는 거의 왜군들의 점령 하에 있었다고 봐도 되는 것 아닌가요?

    ◆ 김한민> 아니죠.

    ◇ 정관용> 거기까지는 아니에요?

    ◆ 김한민> 네.

    ◇ 정관용> 점령은 아니지만 왔다 갔다는 할 수 있는?

    ◆ 김한민> 그런 한산도 남서쪽 해안은 아예 그 친구들이 접근을 못 했어요. 왜냐하면 이순신 장군의 수군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 정관용> 여전히?

    ◆ 김한민> 6년 동안은 봉쇄를 하고 있었죠.

    ◇ 정관용> 제가 말씀드린 건 원균이 패퇴한 후?

    ◆ 김한민> 그때는 이제 무주공산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거의 왜군이 장악하고 있던,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죠?

    ◆ 김한민>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 상황에서 물자를 동원하고 군사를 모으러 다니셨다는 거죠.

    ◆ 김한민> 얼마나 힘드셨겠습니까?

    ◇ 정관용> 어떤 의미에서는 피해 다니고 숨어 다녀야 됐을 수도 있겠네요.

    ◆ 김한민> 그렇죠. 그래서 어떤 기록에는 거의 하루 차이로 왜군들과 이렇게 접촉할 수도 있었지만...

    ◇ 정관용> 알겠습니다. 긴박했던 그 순간.

    ◆ 김한민> 아주 긴박했죠.

    ◇ 정관용> 바삐 돌아다니며 사람과 물자를 모은 그 기록을 담았다. 그래서 그렇게 모은 것으로 명량에 대승을 거두는데 그것이 전체 전쟁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걸 말하고 싶었다?

    ◆ 김한민> 그렇죠. 역시...

    ◇ 정관용>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그래서? 명량이?

    ◆ 김한민> 그건 영화 속에서 확인해보시면 됩니다. 굉장히 눈물이 날 정도의 아름다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 김한민> 네.

    ◇ 정관용> 진도 앞바다, 세월호 참사 난 그 바다 앞에도 가셨죠?

    ◆ 김한민> 네.

    ◇ 정관용> 이번에도 가셨어요? 이 다큐 영화 찍으면서도?

    ◆ 김한민> 이번에는 못 갔습니다.

    ◇ 정관용> 명량 찍으실 때?

    ◆ 김한민> 네.

    ◇ 정관용> 그건 세월호 있기 전이죠?

    ◆ 김한민> 네, 촬영 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가 있고 그다음에 7월에 개봉을 했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참사 후에 그 바다는 아직 못 가보신 거네요?

    ◆ 김한민> 네.

    ◇ 정관용> 그래도 그때 그 바다가 생각나시겠어요? 해전 찍고 그러실 때의.

    ◆ 김한민> 찍고 나서 후반 작업할 때 그런 참사가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놀랬죠. 그리고 그 바다를 또 가봐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고 이번에 가서도 그 해역까지는 나가지는 못했지만 거기 가서 진도에서 명량해전비 앞에서도 묵념도 드리고 또 여러 가지 상황들을 국민들 그리고 관청 분들한테 많이 들었죠. 그리고 이렇게 같이 행동하자, 이런 것들 하자,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눴어요. 그런 어떤 지점에서도 이번 다큐 영화가 또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이순신 장군 같은 리더십이 오늘날 있다면 세월호 같은 것 안 났었겠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한민> 안 났어야죠. 안 났고 그다음에 그런 세월호의 후속처리도 좀 더 뭔가 합리적이고 좀더 신속하게 그렇게 또 이루어졌을 것이고, 지금 뭐 그렇게 하려고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잖아요.

    ◇ 정관용> 앞으로 한산대첩, 노량대첩도 영화로 만드실 거라고요?

    ◆ 김한민> 네.

    ◇ 정관용> 이순신 몇 부작이 나오는 겁니까?

    ◆ 김한민> 바로 한산이 프리퀄 영화가 될 겁니다. 그 해전을 들여다보면 우리 선조들이 그리고 우리의 조선술이 그리고 우리의 수군이 얼마나 참 자랑스럽다는 느낌을 굉장히 강하게 받을 수 있는 그런 해전이 바로 한산해전이죠. 물론 거북선도 나오고요.

    ◇ 정관용> 이건 언제 만드시나요? 지금 작업하고 계세요?

    ◆ 김한민> 너무 늦게 않게, 지금 시나리오는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 정관용> 그다음에 노량?

    ◆ 김한민>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이순신 몇 부작까지 갑니까?

    ◆ 김한민> 3부작으로 끝내려고요.

    ◇ 정관용> 거기까지가 목표예요?

    ◆ 김한민> 이순신 장군님의 붐이 계속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그 사이에 이 다큐영화가 나온 것이고요. 5월 7일에 우리 부모님들 또 우리 학생들이...

    ◇ 정관용> 어버이날?

    ◆ 김한민> 네, 같이 또 의미를 되새기면서 보면... 그냥 의미만 되새기는 게 아니라 명량보다 훨씬 재미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같이 보시면 더욱 뜻이 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네, 장군님의 그 정신과 얼, 그 리더십이라고 하는 것은 영웅 한 분만의 리더십은 아닐 겁니다. 그걸 그렇게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국민들, 국민들이 함께 호응할 수 있어야 또 그게 빛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한민> 그럼요.

    ◇ 정관용> 우리 이순신의 영화들을 보면서 아, 우리는 이 시대에 뭘 해야 하는지, 비록 이순신 장군 같은 분은 지금 안 계시지만, 눈에 안 보이지만 우리가 어떻게 하면 그런 분들을 또 만들어낼 수 있는지 이런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한민>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지금 시대에 살아가야 하는지.

    ◇ 정관용> 그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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