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에 해외 순방 일정을 강행한 데 대해 "적절치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문 대표는 16일 오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안산합동분향소를 찾은 자리에서 "오늘(16일) 세월호 1주기다. (대통령이)국민들과 함께 아픔을 나눠야하고, 유족의 아픔을 보듬어줘야 하는 때 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시기에 해외로 나간다는 게 시기상으로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또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는 이완구 총리에게 권한 대행을 맡기고 해외 순방을 나서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성완종 리스트로 국정이 마비상태에 있다. 지금 총리는 '식물총리'가 돼 버렸다"며 "식물총리에게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기고 해외로 나간다는 게 역시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 계획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겠냐" 반문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나가 계신 동안에라도 '성완종 리스트'로 인한 청와대 고위 내부 관계자들의 부정부패를 어떻게 척결하고 나라를 바로 세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좀 제대로 하고 답을 갖고 돌아오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산 합동 분향소를 찾아 남긴 방명록.
분향소를 찾은 문 대표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참사가 일어나는 것을 눈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단 한사람도 구해내지 못했다"며 "그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국민들의 생명이나 안전보다 돈이나 이윤 욕망을 앞세워왔던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참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참사에 대한 진실규명마저도 정쟁처럼 왜곡됐다"며 "아직도 세월호 인양에 대한 원칙이 천명되지 않았고 특별법의 취지에 위반돼서 오히려 진실규명을 가로막으려는 시행령도 아직 철회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유가족들은 아직 아이들을 떠나보내지 못했다. 국민들도 아직 아이들을 떠나보낼 준비가 돼있지 않다. 세월호 희생자들 그 소중한 생명들이 지니고 있던 꿈과 희망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는 "저희(새정치연합)도 세월호 참사 때 우리아이들을 지키지 못했고, 무능했다. 무책임했다"라며 반성의 말을 남기고 "이제는 함께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문 대표는 분향소 방명록에도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말도 함께 남겼다.
한편 비슷한 시간 분향소를 찾은 이완구 총리는 유가족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유가족들은 이 총리에게 세월호 시행령 철회와 세월호를 원형 그대로 인양할 것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고, 이 총리는 이에 대해 "법과 절차 속에서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다음에 답변드리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