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의뢰하면 무조건 돈내고 폰바꿔야
-애플, "소비자 만족도 높다" 오히려 배짱
-수리계약서, 애플에 일방적 유리
-외국은 전용센터에서 고급 서비스 제공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지호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간사)
"우리나라 고객이 유독 애프터 서비스에서 불이익을 받는 제품이 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걸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바로 애플사의 아이폰 얘기입니다. 우리나라 소비자에 대한 아이폰의 애프터서비스가 계속 논란을 빚고 있는데요. 대체 뭐가 문제고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지, 이 문제를 계속 모니터하고 지적해 왔던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의 박지호 간사와 짚어보겠습니다. 간사님, 안녕하세요.
◆ 박지호>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최근 애플의 아이폰 A/S 수리정책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우리 법원의 판결이 나왔는데요. 어떤 내용이었나요?
◆ 박지호> 작년에 가장 문제가 됐었는데요. 작년에 일반 소비자가 아이폰 5를 구매해서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수리를 맡겼는데, 애플이 일방적으로 "수리가 어려우니 34만원을 내고 리퍼폰으로 받아가라"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이를 거부해서 "불편하더라도 나는 내 기존 아이폰을 사용하겠다"라고 말을 했는데 애플이 자사정책상 돌려주지 않아서 소송까지 가게 됐던 것이죠. 그런데 우리나라 법원에서 애플의 정책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재산권 역시 침해했다라고 판단해서 소비자 편을 들어줬고요. 애플은 이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소비자들에게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 박재홍> 리퍼폰, 그러니까 사용하던 아이폰이 문제가 생기면 애플이 유상교체하는 폰이죠, 그걸 리퍼폰이라고 하는데, 그 후에는 애플이 이런 문제점을 개선했습니까?
◆ 박지호> 아닙니다. 오히려 그때보다 국내 소비자들이 조금 더 불편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아니라고요?
◆ 박지호> 지금까지 개선된 게 전혀 없습니다.
◇ 박재홍> 안 하고 있다면 자기들도 논리가 있을 거 아니에요?
◆ 박지호> 우선 자기들의 A/S 정책에 대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훨씬 더 높다고 보고 있고요. 자기들은 "자신 있다. A/S해서 수리된 폰을 주는 게 아니라, 완전 새 것에 가까운 폰을 바꿔서 주는 것이라서 만족도가 높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견이 갈리기는 하지만 애플은 이런 상황을 더 믿고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새 폰으로 바꾸게 하면서 그만큼 또 큰 비용을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2013년 사례도 34만원을 내야 리퍼폰으로 바꿔준다라고 해서 문제가 되었던 건데요.
◆ 박지호> 맞습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보면 고가를 주고 중고 폰을 받아가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불만이 상당히 많은 상황입니다.
◇ 박재홍> 그래서 우리 법원에서 잘못됐다라고 판단을 한 것인데요. 그러면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뭐라고 답변하고 있습니까?
◆ 박지호> 공정위도 이러한 문제들에 있어서 일부 조금씩 수정을 해나가고 있는 건 사실인데요. 사실 수리에 있어서는 소비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업체의 입장을 훨씬 더 고려하는, 그러니까 "업체가 그렇다면 그런 거다"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좀 공감하기가 힘들고 피해를 방치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까지 들 정도로 불만이 쌓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수리정책을 소비자편에서 생각해야지 왜 공급자 측면에서 생각하나요?
◆ 박지호> 맞습니다. 여러 번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조금 전에 우리 소비자들이 법원 판결 후에 오히려 더 불편해졌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그러면 어떤 면에서 더 불편해진 건가요?
◆ 박지호> 실제로 우리나라 소비자와 분쟁이 있었기 때문에 애플 입장에서 이러한 분쟁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 정책을 약간 수정했습니다. 하지만 수리와 관련해서 소비자와 계약을 할 때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모든 것들은 애플 진단 수리센터가 판단도 하고 결정도 하고 수리도 하겠다" 이런 식의 계약 내용을 소비자에게 강요를 하고 있어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조금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요. 실제 피해가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수리를 하기 위한 계약서를 쓸 때 그 내용이 애플 입장에서 써져 있다는 말씀인가요?
◆ 박지호> 맞습니다. 철저하게 업체 중심으로 써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어떤 내용인가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 박지호> 우선은 '수리를 의뢰한 제품에 대해서는 애플 진단수리센터를 통해 수리가 진행되며…'라는 문구가 있는데 진단작업도 약 3~4일 정도 소요가 되고요. 그리고 '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경우 수리가 거부될 수도 있고, 수리를 진행되는 중에 취소가 불가함을 안내받고 확인하였습니다.' 이런 문구가 정확하게 쓰여 있습니다. 이 말인 즉슨 모든 유무상 수리 대상 판정 결과를 무조건 업체가 결정을 할 거고 소비자는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장났다, 안 났다는 여부도 무조건 애플이 판단을 할 거고요. 동의 없이 무조건 수리를 들어가 버리면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더 고가의 돈을 내고 리퍼폰으로 바꿔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수리비를 낼 수도 있는 그런 피해가 예상이 됩니다.
◇ 박재홍> 이를테면 "수리비가 40만원 나와서 나는 수리 안 받을 겁니다"라고 수리를 거부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이네요?
◆ 박지호> 맞습니다. 무조건 수리를 들어가게 되고 소비자들은 그 돈을 지불을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 박재홍> 그리고 또 이런 사례도 있네요. 불량품을 뻔히 보면서도 "자신들은 완벽하기 때문에 불량이 나올 수 없다" 이러면서 애프터서비스를 거부했다는 내용도 있네요? 사실입니까, 이게?
◆ 박지호> 어처구니없지만 사실이고요. 어떻게 보면 업체가 자기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 상당히 자신감이 있는 걸로 좋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고려할 대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애플의 서비스센터 직원까지도 "현재 배터리가 불량이다"라고 판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애당초 배터리든 뭐든 다 완벽하게 만들기 때문에 불량이 나올 수가 없다. 오히려 귀책사유가 소비자에게 있다, 고의 파손한 것이 아니냐"라며 의혹을 제기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건 자신감을 넘어서 소비자들의 피해를 방치하고 무시까지 하는 상황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결국 100만원짜리 고가의 스마트폰을 샀지만 결국 또 돈을 내고 교체해야 하는 상황인 건가요?
◆ 박지호> 맞습니다. 현재 애플의 정책은 기존의 우리나라의 A/S 정책과 다르게 무조건 리퍼거든요. 수리를 바로 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분명히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부분 수리를 최소화하고 대부분 다 리퍼폰을 주고 있거든요. 이러한 부분은 너무나 많은 돈을 부담을 해야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피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부분 수리가 안 된다. 이를테면 액정에 금이 가서 액정만 고치려고 해도 폰 자체를 아예 유상으로 바꾸게 한다는 말씀인가요?
◆ 박지호> 네, 맞습니다.
◇ 박재홍> 부분 수리가 없다는 건데요. 예를 들면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 박지호> 미국이나 일본처럼 애플의 점유율이 높은 국가들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소비자들이 워낙 많은 선택을 하고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불만들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절차나 장치들을 마련해 놓은 상태고요. 일례로 '지니어스바'라는 걸 운영을 하면서 그냥 고장난 폰을 가져가서 "이게 이렇게 고장났다"고 말하면 그 자리에서 수리를 해 주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 소비자들이 받고 있는 A/S보다 훨씬 더 고퀄리티의 A/S를 받고 있는 국가들이 존재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우리나라에는 말씀하신 '지니어스바'라는 것이 없습니까?
◆ 박지호> 네, 우리나라에는 들어와 있지 않습니다.
◇ 박재홍> 시장규모에 따라서 A/S 정책이 다르다. 이건 좀 다소 당황스럽네요.
◆ 박지호> 지금 계속해서 소비자들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고요. 좀 더 심하게 말한다면 국내 소비자들을 봉으로 보고 있는 거죠. 1300만 소비자들을 무시하고 있는 행태입니다. 이걸 업체에서 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을 위해서 공정위나 정부가 이런 문제들을 명확하게 규정을 하고 계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애플 측 입장은 그대로 변함이 없는 거고요.
◆ 박지호> 맞습니다. 애플은 이에 대해 전혀 반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지호>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의 박지호 간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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