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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MB자원외교 5인방' 왜 청문회 조차 열지 못하나?

정치 일반

    [Why뉴스] 'MB자원외교 5인방' 왜 청문회 조차 열지 못하나?

    새누리당 권성동, '이명박 지키기'는 성공 그러나 '국정조사'는 방해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MB정부 자원외교 핵심 5인방, 왼쪽부터 최경환 경제부총리,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이명박 대통령, 박영준 전 산자부 차관, 윤상직 산업자원부 장관 (자료사진)

     

    '단군이래 최대 국부유출 사건'으로 불리는 이명박 정부의 해외 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핵심 5인방에 대한 청문회조차 열리지 못한 채 사실상 종료됐다.

    자원외교 국정조사가 청문회조차 열지 못하고 막을 내린 것은 친이명박계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특위 여당 간사를 맡으면서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권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윤상직 산업자원부 장관, 박영준 전 산자부 차관 등 5명에 대한 청문회 증인 채택을 반대했고 국정조사를 무력화 시키는데 충실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MB자원외교 5인방' 왜 청문회조차 열지 못하나?>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자원외교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완전히 끝난 것이냐?

    해외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 여야 간사간 회동에서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과 증인 채택문제와 관련 설전을 벌이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아직 일정은 남아있다. 다음달 2일까지다. 그렇지만 청문회 증인 채택이 불발로 끝나면서 자원외교 국조특위는 역할이 사실상 끝났다.

    여당 국조특위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과 야당 간사인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1일 오후 청문회 출석 증인을 위한 최종 협상을 벌였지만 새누리당이 증인 채택에 끝까지 반대하면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추가협상은 없다"고 선언했다.

    청문회를 열기 위해서는 국조특위 활동 종료일(5월 2일) 일주일 전인 24일까지는 증인 채택을 합의해야 하지만 합의에 실패한 것이다.

    지난 7일 여·야는 국정조사 기일연기에 합의했지만 일정만 연기하고 단 한차례 회의도 열지 못한 채 국조특위를 끝내게 된 것이다.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은 청문회를 열지 못한 채 특위 활동이 끝난데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그렇지만 보고서를 제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자원외교에 수십조의 국민세금을 쏟아 부었는데, 국정조사가 이렇게 흐지부지 끝나도 되는 거냐?

    =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른바 MB자원외교는 민간부문까지 합쳐서 40조를 투자해 35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한 사업이 388개에 이르는데 이 중 조금이라고 이익을 본 곳은 5곳에 불과했다.

    문제는 앞으로 지금까지 투자한 돈보다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렇게 청문회조차 열지 못하고 마무리 된다는 건 국회의 기본적인 국정감시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다.

    ▶ 왜 국회 국정조사가 청문회조차 열지 못하게 된 것이냐?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제도적인 한계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핵심은 이번 국정조사를 새누리당이 처음부터 무력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권성동 의원을 여당 간사로 지목했다. 그런데 권성동 의원은 친이명박계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초기인 2008년 7월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된 뒤 2009년 강릉지역 재선거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을 공천했다며 지금도 고마움을 나타낸다고 한다. 지난해 연말 이명박 대통령이 주최한 친이계 송년모임에 참석할 정도로 MB계로 분류된다.

    새누리당은 또 이명박 대선 캠프의 안국포럼 출신인 조해진 의원(현 원내수석 부대표)을 특위위원으로 차출했다. 조해진 의원 역시 지난해 연말 친이계 송년모임에 참석했다.

    권 의원은 자원외교 국조특위 간사도 자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권성동 의원이 국정조사 경험이 많은데다 스스로 여당간사를 자원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당시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데 어떻게 간사 직을 맡기겠느냐?"라고 권 의원이 희망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 권성동 의원이 국정조사를 방해했다는 얘기냐?

    해외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그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야당 간사로 권성동 의원과 카운터 파트였던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문회 성사를 위해 권성동 의원을 어떻게든 설득하려고 노력했지만 안됐다"면서 "애초에 새누리당에서는 국정조사에 뜻이 없었다. MB정부 법무비서관 출신 권성동 의원을 간사로 임명하는 순간 국조가 제대로 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홍 의원은 "(권 의원이) 이명박 지키기에만 올인 해서 국정조사 활동을 하는데 말이 안 통했다"면서 "솔직히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라도 2단계 청문회라도 해보자고 했는데 5인방 중 단 한 명도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권성동 의원은 정말 너무하다. 국정조사인데 여당간사로서 아직도 자신이 검사인줄 안다"면서 "처음 기관보고 때 전직 사장들을 부르지 못하게 하면서부터 국조특위를 깨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성동 의원은 "해외자원개발 정책을 수립하는데 관여 했던 사람들만 불러서 묻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며 "핵심 5인방을 부르는 것은 야당의 정치적 공세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여당간사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국조특위의 조사범위를 "특정 정부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이끌어내 김대중 정부까지 국정조사 대상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물 타기 작전에 성공한 것이다. 또 국정조사 기간도 국회가 국정조사 요구서를 의결한 지난해 12월 29일 부터로 계산하도록 해 100일 중 한 달을 허비(?)하도록 했다. 그리고 청문회는 무산시켰다. 권성동 의원은 '이명박 지키기'에는 성공했는지 모르겠지만 혈세낭비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자로서 각종 법령을 제정, 비준, 개정 또는 폐지하고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확정하며 국정 운영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새누리당이 여당이지만 국부유출에 대해서는 제대로 따져야 하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 해외자원개발 특위위원, 왼쪽 상단부터 간사인 권성동 의원을 비롯해, 조해진, 김상훈, 김태흠, 이채익, 정용기, 홍지만, 전하진, 이현재 의원(자료사진)

     

    = 사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도 자원외교의 실패에 대해 야당 못지않게 따졌다. 그런데 국정조사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 위원은 재선인 권성동 의원과 조해진 의원과 초선인 김상훈 의원과 김태흠, 이채익, 이현재, 전하진, 정용기, 홍지만 의원(초선)이다.

    이들을 특위 위원으로 선임하면서 당시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위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자원외교 전반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하고,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들은 철저하게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외면했다고 한다.

    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새누리당 국조특위위원들 너무 나쁜 사람들"이라면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새누리당 국회의원들도 문제점을 많이 지적했다. 그런데 국조 위원들은 정말 아무런 역할도 안했다. 기가 막힌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홍 의원은 "이건(자원외교 국부유출) 범죄다. 이런걸 덮어두고 단 한 명도 고발도 않고 처벌도 안하고 넘어가자는 건 범죄행위"라면서 "이건 앞으로도 이렇게 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홍 의원은 심지어 "자원외교 3사의 기관보고가 끝난 뒤 권성동 의원이 '앞으로 청문회 없다'는 말을 했는데 이 말을 들은 공기업관계자들이 술을 마시고 만세를 부르며 좋아서 난리가 났다"면서 "대한민국이 이래도 되나? 정말 기가 막힙니다"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왜 청문회에 세우지 못한 것이냐?

    지난 2009년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시절 최경환 부총리 (자료사진)

     

    = 청문회가 불발된 이유 중 두 번째 핵심은 '이명박근혜' 정권이 한 몸통이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애물단지였던 정유회사 '하베스트 날'의 인수로 5년 만에 1조 7,000억 원 손해를 보고 매각했다. 감사원은 지난 1월 강영원 전 사장이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했다며 부실인수의 책임을 강 전 사장에게 돌리고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지난 2012년 감사에서는 게약서에 서명한 석유공사 부사장에게만 책임을 물었다.

    문제는 강 전 사장이 당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지금의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시로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공사의 한 중견간부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강 전 사장은 계약을 할 수 없다며 현장에서 귀국했고 부사장이 대신 서명을 했다"면서 "당시 강 사장이 최경환 장관에게 불려 들어갔다"고 말했다. 당시 최경환 지경부 장관의 지시로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최경환 부총리는 "하베스트 인수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베스트가 뭔지 날(NARL)이 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또 강 사장을 별도로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지경부가 강 사장을 호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또 계약 체결 직후 석유공사가 아닌 지식경제부가 보도자료를 내고 브리핑도 지식경제부 차관이 직접 했다. 석유공사가 다 알아서 했다는 최경환 장관의 말대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문제는 국회 청문회에서 따져야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의 청문회 출석도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다.

    국회가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이런 문제를 청문회에서 제대로 따져야 한다.

    ▶ 나머지 5인방에 대해서도 청문회가 열려야 하는 것 아닌가?

    새정치민주연합 해외자원개발 국조특위 위원들이 지난 4월 2일 오전 서울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 촉구’ 기자회견을 갖었다. (사진=황진환 기자)

     

    = 그렇다. 이른바 '자원외교 5인방'으로 불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 최경환 경제부총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당시 상황을 파악해서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정쟁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자원외교에 수십조원의 혈세가 낭비됐으면 이를 제대로 파악해서 그걸 밝혀야지 정치공세다 이전 정부의 문제도 따져야 한다고 나서는 건 전형적인 물 타기 수법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인수위 당선자 시절부터 쿠르드 정부와 MOU를 맺고 대통령에 취임한 지 보름 내에 범정부적으로 조직과 사람들을 임명하는 조치를 취했다. 특히 대통령 자신이 28개의 자원외교 MOU를 맺었지만 이게 모두 실패로 끝났다. 그렇다면 이런 사안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지만 직접 증언을 해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은 해외자원개발 관련 남미 투자의 선봉장으로 6차례 볼리비아를 방문해 추진한 우유니 사업이 결국 실패로 판명됐고, 금전 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윤상직 현 산업통상부 장관은 MB 시절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정책관,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을 지낸 자원외교 핵심 실무 책임자로서 MB 회고록에 나오는 자원개발 총 회수율 114%라는 용어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자원회수율 비교표를 만들어 MB자원외교 물타기에 선봉에 선 관료이고 서류조작 의혹도 제기된다.

    이런 인물들에 대해 청문회도 열지 못하는 건 국회가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광물자원공사는 자본금이 2조원인데 올해 안에 1조원의 자본금을 증자하지 않으면 부도가 난다고 한다.

    홍영표 의원은 "민간기업이라면 광물자원공사의 경우 파산하고 차라리 1조원으로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서 파산하는 회사 우량자산 모아서 사업하면 된다"라면서 "우리나라 공기업은 국민세금이 있으니 무제한의 지급보증을 해주니까 도덕성 해이 생긴다"라고 비판했다.

    ▶ 국회 국정조사의 제도적인 문제도 있는 거냐?

    = 사실 국회 국정조사는 정쟁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성과를 거두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여당으로서는 정부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국회 국정조사에서 청문회를 열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졌다.

    과거 노태우 정부시절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국회 5공특위 청문회가 열렸고 청문회 스타가 등장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국회 5공 특위 청문회 스타 출신이었다.

    그렇지만 여대야소 국면에서는 그동안 여러차례 국정조사 특위를 가동했지만 청문회까지 성사된 적이 없다.

    하지만 역대 국정조사는 대부분 '용두사미'로 끝난 경우가 많았다. 1987년 국회 국정조사권이 부활된 이후 모두 22건의 국정조사가 실시됐지만, 결과보고서를 채택한 조사는 8건뿐이다.

    특히 지난해 세월호 국정 조사가 빈손으로 90일간의 활동을 마친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위 구성 당시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큰 소리쳤지만, 청문회 한 번 열지 못한 채 끝냈다.

    이처럼 국회 국조특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건 특위가 여야 동수로 구성되다보니 찬반 동수는 모두 부결이니까 합의된 것만 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자원외교 국조특위 노영민 위원장은 "새누리당에서는 절대 안 된다는 성역을 정해놨기 때문에 한 발도 나갈 수 없었다"면서 "19대 국회에서 특위가 구성될 때마다 청문회가 한 번도 열리지 못한 것은 여야 동수로 구성되다보니 한쪽이 반대하면 안 되니까 새누리당이 협조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답답함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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