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노순천 (故 김정민씨 회사동료)
지난 4월 17일 오전, 경남 진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자동차 한 대가 타이어 이상으로 갑자기 멈춰 섰습니다. 그 순간 바로 뒤에서 운전을 하던 한 남성은 고장 난 차량을 돕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도로 위로 나오는데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 남성은 너무나 안타깝게도 뒤에서 빠르게 달려오던 화물차에 치여 숨지고 말았습니다. 이 의로운 청년은 창원에서 자동차 판매 직원으로 일하던 고 김정민 씨입니다. 그리고 김정민 씨의 직장 동료들은 추모영상을 만들고 의사자 지정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지금 이 영상 30만 건이 넘는 조회수에 많은 추모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그 영상을 제작한 고 김정민 씨의 동료인 노순천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노순천> 안녕하세요.
◇ 박재홍> 자기소개 잠깐 해 주실까요.
◆ 노순천> 저는 고 김정민 군과 같이 근무하던 노순천이라고 하고요. 동영상을 만든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렇습니다.
◇ 박재홍> 직장 동료로 함께 일하신 것이고. 그러면 추모 영상을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 노순천> 일단은 저희가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 사건 자체를 조금 공론화를 시키기 위해서 취지를 그렇게 잡았고요. 저희뿐만 아니라 사고 당사자 가족분들, 그리고 앞에 운전하시던 차주님 가족분들께서도 그렇게 많이 원하시고 계시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영상을 만들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앞에 있는 차량의 가족들도 고 김정민 씨 의사자 지정을 찬성한다는 말씀인데요.
◆ 노순천> 맞습니다.
◇ 박재홍> 지난 4월 17일 금요일에 있었던 사고라고 들었는데. 고 김정민 씨가 혼자 운전을 하던 길이었습니까?
◆ 노순천> 네, 혼자서 진주에 있는 고객분을 만나기 위해서 가는 중이었고요. 앞에서 차가 빙글 돌면서 멈춰진 위험한 상황에서 고 김정민 군께서 앞으로 가서 도움을 드리려고 하다가 사고가 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앞에 차량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차량이 빙글빙글 돌면서 고속도로에서 멈춰선 상태였고. 고 김정민 씨가 도와주기 위해서 일단 차를 세운 거죠?
◆ 노순천> 그렇죠. 차를 세워서 그 차주에게 다가가서 괜찮은지 여부를 한 번 판단을 하고요. 그다음에 김정민 군께서 마지막에 남기신 말인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라고 하고 자신의 차로 돌아가서 안전삼각대를 꺼내고 있는 와중에 그렇게 사고가 일어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그 차량이 왜 김정민 씨를 못 봤을까요?
◆ 노순천> 저희가 판단을 했을 때도 고속도로기에 당연히 속도가 일반 도로 보다는 붙은 건 맞는데요. 정확한 건 나중에 따져봐야 알겠지만, 그런 운전자의 과실에 대해서도 경찰의 수사라든지 조금 밝혀졌으면 좋겠고요, 저희도 안타까운 그런 마음이죠.
고(故) 김정민 씨 (동료 노순천 씨 제공)
◇ 박재홍> 차들이 굉장히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위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앞에 차량이 사고가 났다고 할지라도 선뜻 차량 밖으로 나와서 도와주겠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아니겠어요?
◆ 노순천> 맞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고 김정민 군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잘 도와주고, 굉장히 의로운 청년으로 저희가 많이 알고 있었거든요. 아마 그 상황에서도 자신의 눈앞에서 바로 큰 사고가 일어날 그런 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분을 좀 도와드리려고 하다가.. 운이 안 좋았다고 봐야죠.
◇ 박재홍>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던 것인데요. 그리고 회사에서 일도 굉장히 잘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땠습니까?
◆ 노순천> 그렇죠. 저희가 자동차 판매를 하는 일이다 보니까 실적 부분에서도 당연히 제일 잘했고요. 그리고 저희가 분기별로 우수사원을 뽑는데 이번에 우수사원에 선정이 되어서 상금과 상패가 나올 상황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못 받고 그렇게 떠나버렸어요. 그래서 좀 아쉽죠.
◇ 박재홍> 회사에서도 정말 뛰어난 분이었기 때문에 뭐랄까요, 사고 소식을 처음에 들으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노순천> 저는 일단 눈에 안 보이면 제가 잘 안 믿는 성격이라 처음에 저도 당황하지 않고 조금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요. 제가 나중에 눈으로 보고 나서는 너무 당황스러웠죠, 경황이 없었고요. 그날 사고 직전 오전에도 저랑 같이 일을 하고 그다음에 진주로 간다라고 제가 거의 마지막에 인사를 하고 서로 각자 길로 떠났는데 이런 연락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죠.
◇ 박재홍> 동료들이 일하는 모습, 함께했던 모습을 모아서 추모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그 영상을 만드시면서 어떤 마음이 드셨어요?
◆ 노순천> 일단은 제가 이렇게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 있는 게 아니라 사진을 하나하나씩 저희 직원들 혹은 지인들한테 모으면서 제가 밤새 작업을 했는데.. 너무 슬펐죠. 너무 힘들었죠. 제가 도움이 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좀 보고싶네요.
◇ 박재홍> 무슨 말씀이세요. 정말 큰 도움이 되고 가족들에게는 많은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너무나 아끼고 사랑했던 동료이자 동생이었던 김정민 씨를 위해 가족들과 함께 의사자 지정을 요청하고 있다는 말씀을 들었는데요.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노순천> 일단은 제가 관련된 여러 뉴스를 접해 보고 그다음에 그런 사례들도 한 번 찾아본 적이 있는데 2009년에 비슷한 사고로 목숨을 잃으신 여자분 두 분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분들도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의사자로 지정이 되어서 혜택을 받으신 걸로 확인을 했기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저희 회사측과 그리고 정민이네 가족분들께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저희도 조금 더 라디오나 뉴스 미디어에서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정민이가 의사자 지정되는 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저희와의 인터뷰가 의사자 지정에 도움이 되는 힘이 됐으면 좋겠네요.
◆ 노순천> 감사합니다.
◇ 박재홍> 마지막으로 어디선가 이 방송을 듣고 있을 고 김정민 씨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노순천> 먼저 떠났지만 영상에서 저희가 글로 썼듯이 나중에 만나면 정민이가 없었을 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다시 만난다면 얘기도 해 주고 싶습니다.
◇ 박재홍> 말씀을 들으시면 또 굉장히 기쁘실 것 같네요.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노순천>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추모영상을 제작한 고 김정민 씨의 동료 노순천 씨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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