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국무총리 (박종민 기자)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이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첫 소환 조사를 마무리하면서 이완구 전 국무총리측 사건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두 사람의 금품수수 혐의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던 수사팀은 홍 지사의 기소가 임박함에 따라 이 총리에 대한 혐의 입증에 보다 주력하는 모습이다.
수사팀은 주말인 9일 이 전 총리의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활동했던 자원봉사자 H씨를 비롯해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인 금모씨와 운전기사 여모씨 등을 다시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완구 전 총리는 지난 2013년 4월 충남 부여, 청양 재선거에 출마할 당시 선거 사무실을 찾아온 성 전 회장측으로부터 현금 3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 수행비서 금씨와 여씨가 부여 선거사무실로 이동할 때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는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이 전 총리를 직접 수행하던 전직 운전기사와 캠프 관계자들이 증언이 나오면서 말을 바꿨다. "친분이 없다"는 해명과는 달리 1년에 2백여차례 이상 통화한 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잇따른 말바꾸기와 거짓말 논란으로 결국 총리직을 물러났지만 도의적인 책임과는 별도로 형사적인 절차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지난 6일 성 전 회장 측 비서진 금씨와 여씨, 그리고 이 전 총리 측 전직 운전기사와 캠프 자원봉사자 H씨를 같은날 함께 소환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인데 이어 이날도 H씨 등 일부 핵심 참고인들을 다시 불렀다.
특히 H씨는 당시 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의 얼굴을 직접 보고 인사를 나눈 것으로 뚜렷히 기억하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이 전 총리측이 운전기사 등을 상대로 말맞추기와 회유를 시도한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 전 총리의 국회의원실 소속 5급 김모 비서관이 운전기사와 전직 직원들에게 유리한 동선을 대며 말맞추기를 시도하고 몰래 녹취를 한 사실이 CBS 보도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 비서관은 불리한 증언을 한 전직 운전기사와 H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회유 및 협박을 하기도 했다.
김 비서관은 당시 캠프 자금을 관리한데다 성 전 회장과의 독대 직후 따라들어갔다는 목격담이 나와 공범일 가능성도 있는 상황.
검찰은 운전기사와 H씨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아 증인 협박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정밀 분석을 벌이고 있다.
{RELNEWS:right}검찰은 이 전 총리 측 핵심 인물이자 여러가지 증거인멸의 우려를 빚은 김 비서관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를 벌인 뒤 이 전 총리도 빠르면 이번주 내로 소환한다는 계획이다.
수사팀이 '양 기둥'으로 언급한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에 대한 소환 조사가 마무리되면 홍문종 의원이 연루된 대선자금 수사나 참여정부 시절 성 전 회장에 대한 사면 의혹으로 초점이 옮겨질 수도 있다.
한편, 17시간가량 홍준표 지사를 소환조사한 검찰은 곧 홍 지사의 측근인 전 비서관 신모씨를 불러 조사한 뒤에 1억원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기소할 방침이다.
홍 지사가 핵심 증인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게 회유와 말맞추기를 시도했다는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되거나 건넨 돈에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