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1비서가 북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사출실험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의 최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놓고 북한의 SLBM 능력에 대한 한미 양국의 평가가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SLBM 개발 전망에 대해 향후 2~3년내에 완료할 수 있을 만큼 임박한 것으로 분석했다.
군 당국은 지난 11일 국회 비공개 보고에서 "2017년 말 2000톤급 잠수함에 2000㎞를 날아갈 수 있는 9m 길이 탄도미사일 1발을 탑재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북한의 SLBM 개발 동향을 이전부터 추적해왔고 시험 발사 사실도 사전에 파악했으며 실시간 감시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북한의 SLBM 능력에 대한 정부 당국의 평가는 신빙성이 크게 높아진다.
하지만 미국 측의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11일 AF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미국 군사당국자들은 "북한이 SLBM 개발과 관련해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불과 수백m 비행한 것에 주목하며 "즉각적 위협은 없는 상태"라는 당국자들의 분석을 전했다.
이처럼 양측의 평가가 다른 이유는, 일단 실질적 위협의 정도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과 미사일 능력, 잠수함 능력을 종합할 때 적어도 당분간은 미국 본토가 사정거리에 들어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최소 3000톤급은 돼야 제대로 된 수직발사관 장착이 가능하고 미국 근해까지 원거리 잠항을 위해서는 디젤 잠수함으로는 무리라고 지적한다.
SLBM 기술의 완성은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의도적으로 평가절하 하는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제대로 된 SLBM으로 평가하기 시작하면 미국의 방위공약과 한미연합군의 대북억지력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가 될 수 있는 것도 미국 입장에선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SLBM 발사가 국내 정치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여지도 객관적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국내 집권세력 입장에선 북한의 SLBM 능력을 부풀림으로써 안보 이슈화를 통해 복잡한 국내 문제를 덮고자 하는 유혹에 상시 노출돼있다.
물론 미국도 북한의 이번 움직임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비판했지만 SLBM 능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