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시험, 내부 어려움 극복 방안
-북한, 쿠바와 같은 선택해야
-일 자위대, 우리 허락없이 한반도 못 들어와
-일 유네스코 유산 등재 시도, 절차 남용
-사드 배치, 적절한 시기에 입장 밝힐 것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윤병세 (외교부 장관)
요즘 한국 외교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갈수록 밀착을 하고 중국과 일본도 손을 잡는 상황에서 한국 외교가 고립위기라는 것인데요. 오는 6월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그래서 더 각별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지금의 국제정세 어떻게 인식하고 또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까요? 외교부 윤병세 장관을 연결하겠습니다.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 윤병세> 네, 안녕하십니까? 외교부 장관입니다.
◇ 박재홍> 어제 있었던 긴급 외교안보 장관회의부터 간단히 여쭤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 대통령이 이 회의를 주재한 것이 1년여 만이었는데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때문이었다구요?
◆ 윤병세> 네. 그게 주된 의제였고요. 또 거기 추가해서 어제 개성공단 문제도 논의를 했습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정부는 심상치 않다, 이런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인데요. 어떻게 해석하고 계십니까?
◆ 윤병세> 그렇습니다. 최근에 북한이 서해에서 도발위협을 한데 이어서 이번에 탄도미사일 사출시험을 했다고 발표를 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굉장히 긴장을 갖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요소가 될 텐데요. 북한의 노림수는 뭐라고 판단하십니까?
◆ 윤병세> 아무래도 북한이 내부적으로 많이 어렵기 때문에, 그런 어려움을 밖으로 분출시키려는 전략일 수도 있고요. 또 지금 현재 북한이 병진정책을 통해서 결국은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또 미사일을 개발하고요. 평화, 대화 전략보다는 이런 위협적인 전략으로 나가겠다는 것을 과시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이런 과시에 대해서 주변국들은 예의주시하고 있고 우려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6자회담을 재개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 이런 필요성도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윤병세> 최근에도 저희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근본적으로 대화를 통해서 풀 수 있는 방법도 저희가 배제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논의하기 위해서 방문했습니다. 최소한 북한을 제외한 5자간에 북한의 핵능력, 미사일 능력 고도화 상태에 대해서 5자가 좀 더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 되겠다는 점에 대해서는 점점 많은 의견의 일치가 볼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관련해서 김장수 주중 대사도 어제 입장을 밝힌 게 있네요.‘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가 6자회담 재개의 원칙이다’ 라는 겁니다. 말씀 들어보면 모든 게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 이렇게 이해가 되는데요. 그러면 우리 정부가 북한을 회담 테이블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그런 전략은 없을까요?
◆ 윤병세> 쿠바처럼 하루빨리 그런 전략적인 선택을 해서 북한도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행동할 수 있도록, 저희가 한편으로는 압력을 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설득을 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북한 스스로 변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네요.
◆ 윤병세> 기본적으로 그런 측면이 강하고요. 또 국제사회도 그럴 수 있도록 많은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화제를 미국과 일본으로 돌려보죠. 최근 일본의 아베 총리,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했고 숙원이었던 미일방위협력지침도 18년 만에 개정하는 성과를 내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 어떻게 보십니까?
◆ 윤병세> 기본적으로 미국의 동맹정책은 크게는 한미 동맹 정책과 또 미일 동맹정책으로 구성이 됩니다. 물론 호주도 있습니다마는. 저희 한미 동맹의 경우에는 이미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합의가 이루어졌고 그동안 동맹 현대화 과정을 정상간의 합의 또 정부간의 합의를 통해서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이번에 아시는 것처럼 18년 만에 방위협력지침이 개정된 것이죠. 다만 이전에 두 개의 지침과 비교한다면, 한반도와 주변 세력을 넘어서 글로벌한 차원까지 협력을 확대했다 하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죠. 그런데 흔히 우리 국내 일각에서 걱정하시는 것처럼 이것이 혹시 한반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우려가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그 동안에 미국,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 저희가 열심히 교섭을 해서 우리 입장이 대부분 반영이 됐다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평화헌법 준수조항이라든가 일본의 전수방위 원칙 견지라든가, 또 미일동맹의 틀 내에서 이행을 한다든가.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제3국 주권에 대해서는 완전히 존중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제3국이라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를 지칭하는 것이고. 이러한 해석에 대해서는 미측에서 우리한테 여러 번 직접적으로 공개적으로, 비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요청이나 동의가 없는 한 자위대가 유사시에 우리 영역으로 진입한다는 것은 지침상으로도 그렇고 국제법적으로도 되지 않는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협력지침 내용을 보면 각국의 주권을 존종해야 한다, 이렇게만 규정을 하고 있고 우리의 사전동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이 명시돼 있지 않다, 이런 것이 문제되고 있지 않습니까?
◆ 윤병세> 바로 그런 점을 제가 공개, 비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미측에 얘기를 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 바로 그러한 사전동의는 당연히 이 주권의 완전한 동의에 들어가 있다는 설명도 저희한테 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립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 박재홍> 그런데 일각에서는 미국과 일본 양국이 신밀월시대를 갖고 있다, 이런 시각도 갖고 있는데 장관님은 동의하십니까?
◆ 윤병세> 이번에 아베 총리가 방미한 것이 여러 가지로 주목을 받다 보니까 그런 시각이 있습니다마는, 기본적으로 이번 방미를 통해서 미일동맹 관계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 이런 점에서는 다들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내 일각에서 보듯이, 미일동맹이 업그레이드되는 것과 한미동맹이 약화되거나 이런 것이 서로 제로섬 관계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 여전히 이번 지침 개정이 된 후에도 미국에서는 흔히 미일동맹을 cornerstone 주춧돌이라 얘기하구요. 한미 동맹은 핵심축 linchpin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있어서는 아태재균형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도 한국과 일본을 취사선택하는 그런 관계로 보고있지는 않습니다. 또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독특한 위상과 전략적인 지위를 갖고 있거든요. 이렇게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단순 비교하고 제로섬적으로 보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피동적인, 패배적인 시각이 아니냐,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 박재홍> 그런 시각에서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이 역사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어떻게 변할 것이냐, 그런 우려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미일 관계가 너무 가까워지게 된다면 위안부 문제라든지, 그런 문제에서 미국의 입장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런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아닙니까?
◆ 윤병세> 아무래도 이번에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일련의 과거사 발언을 했습니다마는, 여전히 국내에서 보시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많습니다. 정부도 그렇게 보고 있고요. 그러나 사실 이러한 과정에 있어서 미국 정부의 최고위층들이 총동원돼서 사실 많은 노력을 펼친 바가 있습니다. 또 방미 전에도 그랬고 방미 후에도 미 행정부에서는 미측의 역사 문제에 관한 입장이 전혀 변함이 없다 이런 걸 확인해 줬고요. 특히 특이할 만한 것은 미 의회 하원의 여야 최고지도자들이 이례적으로 아베 총리의 방미 중에서 역사와 관련된 부분이 미흡하다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것을 보게 되면, 역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미 행정부든 의회든 미국의 지도층들이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다만 미국 입장에서는 역시 가장 중요한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관계개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꾸 독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조금 전에 역사문제도 말씀하셨는데. 최근에 일본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조선인 강제노동 피해가 발생한 7곳을 문화유산 등재로 신청하고 있는 그런 상황 아닙니까? 우리 정부의 대응도 중요할 텐데 어떤 조치를 하고 계십니까?
◆ 윤병세> 이러한 것을 일방적으로 등재하려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유네스코 유산위원회의 절차를 남용하는 측면이 있고요. 또 정치화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아마 이러한 측면을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을 포함해서 국제사회의 모든 양심세력들과 같이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6월 말 7월초에 있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이러한 저희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저희의 정당한 우려가 적절한 형식으로 반영이 되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역사문제를 지적하실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이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 한반도 배치문제로 넘어가 보죠. 그동안 우리 정부의 입장, 그러니까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것에는 변화가 없는 겁니까?
◆ 윤병세> 때로는 약간 저희가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있겠습니다마는, 정책으로서 어떤 전략적 모호성, 이런건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아니고요. 다만 저희가 필요한 시점에는 우리 국민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저희 입장을 분명하게 당당하게 밝힌다,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정치권 특히 유승민 원내대표 등은 외교에 전략이 없는 것이 아니냐,전략적 모호성에도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 윤병세> 그런 시각도 있는 것으로 저희가 인식을 하고 있고요. 다만 어떤 측면에서, 특히 남북 관계가 진전이 필요한 측면이 있고. 그래서 기대한 것만큼 결과가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그런 측면에서 저희가 사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떻게 보게 되면 고차방정식처럼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단순한 시각에서 보시기보다는 이것을 많은 고뇌를 하면서 우리가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해 주시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 박재홍>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중순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을 하는데 일각에서는 아베 일본 총리가 굉장히 미국에서 환영을 많이 받았고 또 성과가 많았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비교될 수 있다, 이런 부담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윤병세> 비교한다는 것 자체는 그렇게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저는 봅니다. 오히려 미국의 입장에서는 아태재균형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도 일본 총리의 방미 또 우리 대통령의 방미, 또 더 나아가서 시진핑 중국 지도자의 방미. 이 모든 것을 다 성공으로 만들고 싶어합니다. 또 그런 것이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에 도움이 되고요. 그런 시각에서 본다면, 저희가 좀 큰 틀에서 이러한 한반도에서 전개되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해법을 모색하는, 아주 시기적절한 계기가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한 질문만 더 드리죠. 대일관계에 있어서 말이죠. 일본의 역사적인 도발 문제에 우리 외교력이 한발씩 느리다, 이런 지적도 사실 있는데요. 장관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윤병세> 그것은 한일 양국간의 역사적인 문제의 구조 때문에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측은 계속적으로 도발을 하는 입장이 되고, 저희는 거기에 대해서 저지하거나 설득하거나 또 대응하는 그런 상황이 되는데 특히 지난 2, 3년 동안에 일본측에서 여러 가지 도전과 도발을 보게 되면, 과거 어느 때보다 그 도가 큰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더 우리 외교가 한 발짝 대응이 느린 것이 아니냐 이런 인상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근에 187명의 전 세계 역사학자들이 일본 정부에 대해서 강력한 비판을 했던 것처럼, 진실과 정의를 중시하는 세력은 계속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러한 측면을 특히 중시하고 있는 것이고. 반발짝 늦었다, 한발 늦었다 하는 것은 오히려 핵심적인 고려사항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저희도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계속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할 것입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앞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외교문제 잘 풀어주시면 좋겠네요. 장관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병세> 감사합니다.
◇ 박재홍> 외교부 윤병세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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