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위의 인구 대국인 중국(13억 5천만 명)과 인도(12억 3천만 명)의 두 정상이 14일 천년의 고도 시안(西安)에서 만났다.
시 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날 시안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총리 고향에서 나를 환영한 것처럼, 내 고향에서 총리를 맞이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외국 정상을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 주석이 그만큼 모디 총리의 이번 방중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음을 시사한다.
이날 오전 시안에 도착한 모디 총리는 먼저 중국 당국이 '세계 8대 기적' 중 하나로 자랑하는 진시황 병마용(兵馬俑)을 둘러봤다.
모디 총리는 방명록에 "병마용은 세계의 유산이다. 이것은 중국문화의 성취에 대한 증인"이라며 "이 진귀한 유산의 정신이 이어져온 것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고 적었다.
모디 총리의 시안 방문은 지난해 9월 인도를 방문한 시 주석이 뉴델리가 아닌 모디 총리의 고향 구자라트 주 아마다바드에서 모디 총리와 정상회동을 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시안 회동 연출은 시 주석이 적극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경분쟁으로 주기적으로 험악한 관계를 이어온 두 나라가 갑자기 이처럼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의 '밀착행보'를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에 인도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중요한 파트너일 뿐 아니라 미국의 '대중포위' 전략에 맞서기 위해 최소한 적으로 돌려서는 안될 상대다.
철도, 항만, 도로, 공항 등 대형 인프라 건설에 매진하고 있는 인도 역시 장기적으로 1조 달러(1천100조원)의 자금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중국의 투자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양국이 안보갈등을 해결하고 전면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모디 총리는 방중 하루 전날 양국 국경분쟁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디 총리는 방중 이튿날인 15일 베이징으로 이동해 시 주석, 리커창 총리와 공식 회담을 하고 16일 찾게 되는 상하이에서는 중국 경제인들과 만나 인도 투자 유치 등을 당부할 예정이다.
중국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현재 양국 간에 추진되고 있는 고속철 프로젝트가 더욱 진척되고 1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경제협력 사업에 대한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