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시 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14일 수도 베이징이 아닌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맞이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베이징을 벗어나 외국 지도자를 맞이한 건 극히 이례적이다.
외국 정상을 맞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딱딱한 공식 환영식을 펼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파격이다.
특히 장소를 옮긴 것 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라는 키워드가 영접 행사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모습은 돋보이기까지 했다.
과거 당나라의 수도였던 시안은 현재 중국이 부활을 추진 중인 실크로드의 기점이다.
모디 총리 시안 영접은 시 주석의 최대 발명품으로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적극 홍보하려는 의도가 담겨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역사와 문화를 내세운 환대 속에 시 주석의 의도는 무리없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시 진핑의 중국 외교가 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의전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문 때는 중국 권력의 핵심부인 중난하이(中南海)의 달빛 아래 두 정상이 장시간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했다.
한 밤중 세계 양대 강국 지도자가 자연호수와 인공호수가 어우러진 명(明)·청(淸)시대 황궁정원을 거니는 모습은 다른 나라에 강한 인상을 심기에 충분했다.
막강한 경제력과 이에 힘입은 군사력을 바탕으로 세계 질서 재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중국이 소프트 파워까지 장착하고 있다.
중국의 소프트 파워 향상은 원칙은 지키되 이에 얽매이지 않는 중국 외교의 실용정신이 그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
시 진핑 주석은 지난해 7월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방문에 앞서 한국을 방문했다.{RELNEWS:right}
중국은 또 역사 분쟁과 영토 갈등 속에서도 지난해부터 일본과 두 차례나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북한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이 일본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반성없는 일본을 용납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일본이 신동맹 압박 속에 약한 고리인 한국을 공략하고 일본과의 상황 관리에 나선 것 뿐이다.
그 바탕에는 자국의 이익이 자리하고 있을 따름이다.
중국 외교는 최근들어 유연함과 임기응변으로 특유의 실용을 더하고 있다. 무엇인지도 모를 원칙과 신뢰만 내세우는 경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