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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유서를 대필하지 않았습니다"

    (사진=SBS 제공)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이번에는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의 전모를 밝힌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이미 두 차례 강기훈 씨의 유서대필사건을 방영했다. 제작진은 24년에 걸친 치열한 추적 끝에 사건 관계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필적감정을 확보했고,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파헤쳤다.

    ◇ 스물다섯 청년의 분신자살, 진실은 무엇인가?

    1991년 5월 8일, 거리는 한 남자의 분신자살 소식으로 연일 소란스러웠다. 당시 모 대학교 캠퍼스에서 한 청년이 불에 탄 주검으로 발견된 것이다. 가족과 친구들은 그의 분신자살을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그는 여자 친구와 가족들에게 결혼을 이야기하는, 미래를 꿈꾸던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사망한 김기설 씨의 여자친구 홍 씨는 "춘천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저에게 '우리 결혼합시다'라고 했다. 그 날 (마지막) 통화에서는 사랑한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가족들은 김 씨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두 장의 필적이 숨진 아들의 글씨가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가족이 제출한 김 씨의 필적은 한 눈에 보기에도 유서의 필적과는 달라보였다.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검찰은 김 씨의 죽음을 밝히기 위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하였고, 주변인들의 필적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문서를 입수했다.

    ◇ 대한민국을 뒤흔든 유서대필사건의 탄생

    김 씨의 사망 후 6일 째 되던 날, 검찰은 김 씨의 유서와 비슷해 보이는 필적을 발견했다. 그것은 김 씨의 지인 강기훈 씨가 과거 경찰에 연행되었을 때 작성했던 진술서의 필적이었다.

    검찰은 즉각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두 문서의 필적감정을 의뢰했고 결과는 놀랍게도 두 사람의 필적이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강 씨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였고, 이 사건은 5월 18일 언론에 '강기훈의 유서대필사건'으로 대서특필되며 당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강 씨는 당시 법정에서 "저는 유서를 대필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은 얘기를 못해도 저는 그렇게 이야기 할 수 있다. 검찰이 조작했다"고 진술했다.

    (사진=SBS 제공)

     

    숨진 김 씨와 강 씨는 재야단체인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의 사회부장과 총무부장이었다. 강 씨의 유서대필사건이 보도되면서 그들의 지인과 전국 각지의 재야단체 관계자들은 보관하고 있던 그들의 필적을 공개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 5일 후, 과거 김 씨가 근무했던 군부대까지 방문하여 그의 필적을 수집해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검찰이 입수한 필적자료들의 행방은 점점 묘연해졌다는 것이다.

    ◇ 검찰의 완벽한 수사인가, 조작된 진실인가?

    당시 김 씨를 포함한 젊은 청년들의 연이은 분신자살에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분신정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강대 박홍 총장은 김 씨의 분신자살 직후 "지금 우리 사회에는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를 계기로 김 씨의 분신자살은 배후 세력이 선동한 죽음으로 탈바꿈, 연일 뉴스 1면을 장식했다.

    그러나 김 씨의 분신자살을 종용하고 방조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강 씨는 끝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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