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충북 단양에 계속된 때이른 더위와 봄 가뭄에 수확을 앞둔 마늘들이 말라가고 있다.
충북에서도 연일 30도를 넘는 때이른 무더위 속에 봄 가뭄까지 이어지면서 농작물 피해 우려 등 농민들의 속까지 타들어 가고 있다.
단양군 매포읍 어의곡리에서 1만 3,000여 ㎡ 규모의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조장희(63)씨.
40년차의 베테랑 농부인 조 씨이지만 최근 이어진 무더위와 가뭄 앞에서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마늘은 28도를 넘지 않는 기온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돼야 제대로 자랄 수 있어 이대로라면 수확량이 예년 50~60% 수준에 불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씨는 "비가 안오지 45일째인데다 더위까지 보름 정도 빨리 와서 역대 최고의 가뭄이라고 할 수 있다"며 "마늘쫑이 올라올 시기지만 멈춰 버린 것도 모자라 일부는 말라 죽어가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다음 달이 수확철인 보리나 감자, 담배와 옥수수 등의 농작물들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달 도내 강수량은 29일 현재 기준으로 25.9mm에 그쳐 평년의 30% 수준에 불과했다.
낮 기온이 연일 30도를 웃돌며 올 들어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기온도 평년보다 무려 4~7도 가량 높았다.
도내 저수율도 평년보다 5.6% 포인트가 내려간 67.4%에 불과해 이 같은 날씨가 계속될 경우 농업용수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5월 기준으로 지난해 단 한 건에 불과했던 산불이 올해는 벌써 4건이나 발생하는 등 화약고가 된 산불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그나마 주말인 30일 반짝 비소식이 있기는 하지만 5mm 정도로 적을 것으로 예상돼 그간의 더위를 식히고, 가뭄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청주기상대 이은영 예보관은 "고온 현상이 일시적으로 누그러지겠다"며 "다만 6월 역시 평년보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데다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때이른 더위와 심각한 봄 가뭄에 농민들의 걱정과 한숨만 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