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쟁점이 됐던 전관예우 논란이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뇌관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과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1, 2심에서 유죄가 나온 사건을 황 후보자가 수임해 대법원에 무죄취지의 파기환송을 이끌어 냈다"며 "그런데 공교롭게 당시 주심 재판관이 고교 3학년 같은 반이었던 김모 당시 재판관이었다"고 주장했다.
법조윤리협의회가 우 의원실과 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지난 2012년 모 정수기 회사의 정 모 회장의 횡령사건을 수임했다.
당시 대법원의 주심 재판관이 황 후보자의 고교 동창이었는데 우 의원과 박 의원은 이 사실을 근거로 전관예우와 사적 관계를 이용해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어 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1년 모 정수기 회사의 정 모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하고, 무등록 대부업체를 차려 3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법원은 정 회장에 대해 1심에서 벌금 1억 원을 선고 하고, 2심에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이어진 상고심에서 황 후보자가 정 회장의 사건을 수임하는데,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취지로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다.
박 의원은 "재판부인 대법원 2부의 주심 대법관은 황 후보자와 경기고등학교 동창으로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황 후보자와 같은 반이기도 했다"며 "황 후보자가 '전관예우'와 '사적관계'를 통해 재판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합리적 의심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황 후보자의 전관으로서의 영향력을 활용했을 것이라는 근거 중 하나는 주심 대법관이 확정됐을 것으로 추정된 이후, 정 회장이 이 사건을 다시 황교안 후보자에게 사건을 맡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황 후보자가 지난 2012년 새누리당 부산시당의 공천헌금 사건을 수임해 불구속 기소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도 전관예우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 의원이 법조윤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공천헌금 파문이 한창이던 2012년 9월 19일 윤 새누리당 의원의 변호를 수임한다.
2012년 9월 14일에 부산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윤 의원은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인 황 후보자가 속한 법무법인 태평양에 사건을 의뢰했다.
이후 9월 24일 부산지방검찰청은 윤 의원에 대한 불구속 기소결정을 내렸다. 우 의원은 이 과정에서 검사장 출신인 황 후보자의 전관이 적극 활용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사건을 황 변호사가 수임한 건 맞지만, 전관을 이용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앞서 우 의원실 측은 현영희 전 의원의 공천헌금 사건을 황 후보자가 수임했다고 주장했으나 다시 자료를 내고 현 전 의원이 아닌 윤 의원의 사건을 황 후보자가 수임했다고 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