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남성 44살 J씨가 입원해 있는 병원이 J씨 치료에 투입하는 인력을 추첨으로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는 1일 J씨가 치료받고 있는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시의 병원이 추첨 방식으로 의료인원을 선발해 중환자실(ICU)에 투입하고 있다는 누리꾼들의 얘기를 보도했다.
누리꾼들은 미혼자를 대상으로 먼저 추첨이 이뤄지고 있으며 선발된 인원 가운데 일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친척과 친구에게 이별 메시지까지 남겼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이에 대해 추첨으로 인력을 결정하고 미혼자가 우선 대상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지원자가 많아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에서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각종 유언비어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중국인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한국인 J씨가 지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나열하면서 접근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각종 루머를 퍼뜨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이저우 당국은 J씨를 운송했던 구급차 운전기사가 고열에 시달린다거나 후이저우 병원의 중환자실이 폐쇄됐다는 등의 루머에 대해 부인하며 J씨가 거쳐 간 장소에 대한 청소와 소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주중 한국 대사관 측은 중국의 여론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매체의 보도나 누리꾼들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언론들은 비교적 사실위주로 보도하고 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비난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만일 중국인 감염자가 1명이라도 생긴다면 상당히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한 베이징에 살고 있는 한 중국인은 "이 남성이 몸에 이상 증상이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중국에 왔다. 정말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다른 중국인은 "밖에 나가기가 겁난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탓에 700여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